이것 3

밤마다 부처를 안고 자고 아침마다 부처와 함께 일어나네

밤마다 부처를 안고 자고  아침마다 부처와 함께 일어나네 중국 양나라 때 선승 부대사의 시 한 편을 보시죠. "밤마다 부처를 안고 자고, 아침마다 부처와 함께 일어나네. 앉으나 서나 늘 따라다니고 말할 때나 안 할 때나 함께 머물고 함께 움직이네. 털끝만큼도 서로 떨어져 있지 않으니 마치 몸 그림자가 몸을 따르듯 하는구나. 부처가 계신 곳을 알고 싶은가?  단지 이 말소리가 나는 곳이 부처일세."   선승 부대사는 불이법(不二法), 부처를 위 시처럼 표현했습니다. '곧바로 이것'이라는 자성, 불성, 본래면목을 부대사는 이처럼 밤마다 부처를 안고 자고 아침마다 부처와 함께 일어난다고 표현했습니다. 방편의 표현이지요. 함께 머물고 함께 움직인다고 이해하면 가까이 있는 것인가보다 하고 헤아릴까봐 다시 털끝만큼..

모양이 없는 눈 하나가 열린다.

모양이 없는 눈 하나가 열린다. - - 몽지와 릴라 지금 이 순간 온갖 것들이 여기 이 자리에 눈앞에 드러나 있다. 눈앞에 탁자가 보이고 이런 저런 옷가지들이 보인다. 뒷 베란다에서 들려오는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건넌방에서 울리는 음악소리, 음식물 냄새, 새로 산 가구에서 풍기는 냄새, 그것들에 반응(反應)하는 나도 더불어 의식(意識)이 된다. 눈길이 가서 닿는 사물(事物) 따라 그 사물에 대한 추억 이야기가 떠오른다. 지나간 날 그 사물을 샀을 때의 풍경, 그 사물에 얽힌 해프닝이나 에피소드, 그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옷가지들이나 물건들을 정리할 방법까지 떠오른다. 사람들이 사는 일상(日常)은 이런 식의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매일매일 순간순간 사람들은 생각하고, 말하고, 침묵하고, 느끼고, 분별하..

어떤 이야기도 없다

어떤 이야기도 없다 - - 몽지&릴라 사람들은 누구나 모두가 작가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온갖 경험을 하며 그런 경험들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 경험들에 관한 이야기는 길 수도 있고 짧은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이치가 맞고 내용이 너무도 치밀한 이야기를 쓸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구성이 허술하고 논리가 맞지 않은 이야기를 쓸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아주 짧은 문장 아니면 간단한 단어들을 열거한 이야기답지 않은 이야기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 모두가 자기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은 같다. 자신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들은 모두 자신을 현혹하는 내용들이다. 사실은 이 세상에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따로 없다.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기를 위한 이야기이고 자신이 짓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