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문의 쑈

부동산으로 돈불리는 시대는 끝났다???

장백산-1 2008. 11. 9. 12:21

니들이 “노짱”을 욕할 수 있는 길.
번호 177245  글쓴이 내과의사  조회 1604  누리 675 (675/0)  등록일 2008-11-8 15:36 대문 37 추천


너희가 "노짱"을 욕할 수 있는 길
(서프라이즈 / 내과의사 / 2008-11-08)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경과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환자의 회생의지, 그리고 가족 친지들의 정성과 사랑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간간이 등장하는 의사들의 '전형적인' 대사 중 하나이다. 이 대사가 등장하는 경우 대게 영화나 드라마는 위기나 절정국면이 된다. 작가나 연출자는 초조함, 간절함, 안타까움, 비장함 등을 장면을 보는 이가 느껴주길 바란다. 작품이 탄탄하고, 연출과 배우의 역량이 뒷받침된다면 나는 기꺼이 감정몰입의 대열에 동참한다. 그 맛에 영화나 드라마에 빠져드는 것 아니겠는가.

 

이명박 정부의 경제 대책이라는 것을 차근히 곱씹어 보면 핵심은 한가지이다. '부동산 거품 사수를 위한 무한도전'이다. 실물경제의 메스는 이미 곪을 데로 곪아버린 부동산 농양을 터뜨리고자 예리한 칼끝을 연거푸 휘두르지만, 자유경제주의나 법치주의 원칙이 아닌 오직 '설치(류)주의' 본능의 지배를 받는 '설치(류)주의' 이명박 정부는 처절한 자상을 온몸에 뒤집어쓰면서도 대한민국 1% 귀족의 소중한 자산인 부동산 거품의 사수를 위해 살짝 건드리면 터져버릴 부동산 시장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있는 중이다.

 

"설치류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경과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귀족님들의 투기의지, 그리고 아무 생각 없는 저렴한 인생 여러분의 묻지 마 베팅과 올인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입니다……."

 

대사는 어디서 많이 듣던 영화나 드라마의 표절이지만 작가와 연출과 배우는 이미 무능과 부패, 뻔뻔함과 거짓말의 대명사로 정평이 난 부류들이다. 그래도 감동 먹는 부류들은 물론 존재한다. 자신들 현찰 사수를 위해서라면 스트립쇼 삐기질도 마다치 않을 1% 귀족들과 어설픈 잔머리로 얄팍한 현찰이나마 튀겨보려 안간힘을 쓰는 저렴한 인생들 말이다.

 

경제는 깡통이지만 나는 부동산 시장을 지극히 단순하고 까칠한 시각으로 인식한다. 1억 원짜리 아파트를 큰손들이 100채 단위로 쓸어 모은다. 그리고 2억에 판다. 저렴한 인생들은 살 집이 없으니까, 혹은 2억이 3억이 될 것이라는 조중동의 낚시질에 기꺼운 마음으로 속아서 없는 돈 긁어모아 2억에 아파트를 산다.

 

큰손들은 2억짜리 아파트 중에 쓸 만한 것들만 3억에 사준다. 자선사업이 아니라 저렴한 인생들에게 돈맛을 들이기 위함이다. 그리고 다시 4억에 아파트를 푼다. 이쯤 되면 현찰이 달랑거리는 저렴한 인생들이 등장한다. 이때 도박판 하우스의 '꽁지'역을 자임하는 구세주가 등장한다. 바로 은행대출이다. 4억에 사서 5억에 판다면 선이자 팍팍 떼고도 남는 장사라며 돈놀이 손님을 받는다.

 

결국, 실재 가치는 2억짜리 아파트를 서로서로 주거니 받거니 장난질 치며 한없이 뻥을 튀긴다. 물론 조중동은 끊임없는 펌프질과 낚시질로 분위기 메이커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준다. 주거환경이 어쩌구, 교육환경이 저쩌구, 현란한 이바구를 늘어놓으면서. 얘들도 강력한 동기가 있다. 광고비 챙겨서 자전거 경품 뿌리면서 휴지쪼가리를 찍어낼 판돈을 마련해야 하니 말이다.

 

쌀가루로 뻥튀기 과자 만드는 데에도 열에너지와 압력과 시간이 필요하듯 아파트 뻥튀기에도 당연히 필수 영양소가 존재한다. 판이 커질수록 판돈을 부지런히 쏟아부어 줄 '신삥 호구'들이다. 호구들은 2억이 3억 되고 3억이 4억 되고 탄력받아 8억, 10억이 되는 '기적의 역사'에 대한 간증을 들으면서 흥분과 희열에 몸을 부르르 떨며 묻지 마 베팅과 올인 정신으로 판에 끼어들고자 몸부림친다……. 이게 내 눈에 비치는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참모습이다.

 

내가 간과 머리가 좀 부었나 보다. 알지도 못하는 아파트 시장에 대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건 순전히 강만수 때문이다. 대통령보다 깨끗한 인생이면(난 적어도 위장전입, 위장취업은 저지른 적 없다.) 우수한 준법 시민이고, 경제수장 강만수보다 경제를 안다면 경제전문가 행세 한들 뭐가 대수냐는 오만이 나를 지배한 때문이다. 조중동은 이렇게 궁색할 때 써먹을 편리한 핑계를 나에게 준비해 주었다. 거기다가 이 나라 예술문화의 총책인 유인촌의 '문화 언어'까지 데코레이션 하면 금상첨화겠다.

  

"씨*, 아님 말구." 

 

발정기가 되어 꽁무니가 붙은 강아지들 떨어뜨리는 데는 찬물 한 양동이면 충분하다. 발정기 강아지보다도 이성을 잃고 날뛰던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도 머나먼 미국 땅 금융위기가 찬물 바가지 역할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대로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면 경제도 끝장이라는 협박. 나에게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뭐 껌 씹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대통령 잘못 뽑아 자손만대 역사에 등신 머저리 세대로 기억될 우리네 팔자에 비한다면 그 정도 데미지는 오히려 싸게 막는 편에 속한다. 사고 쳤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규칙에는 대통령이나 강만수나 유인촌이나 '현명하신' 국민들이라도 열외가 없다.

 

현찰을 빌려다가 한 사람은 식당을 차렸고, 한 사람은 아파트를 샀다. 돈을 더 많이 벌 확률은 어느 쪽이 높았을까. 2006년에 휘몰아친 부동산 광풍을 고려한다면 아파트 베팅 쪽이 확률은 높지 않았을까. (애초부터 식당 창업보다 아파트 담보가 은행 VIP 대접을 받지 않았던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참여정부 시절에 그런 부조리가 발생했다면 이명박 정부에게 후임자의 권리로써 노무현을 욕할 자유가 있다. 진정으로 노무현을 욕하는 영광을 만끽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실물경제에 칼부림 당하며 피 흘리는 등신 짓거리 집어치우고, 1% 귀족이든, 저렴한 인생이든 아직도 부동산으로 현찰 튀기고자 하는 어리석은 인생들의 착각과 망상을 정면으로 부숴버려라. 그리고 아파트 거품 지랄의 반의반 정도 되는 돈만 있어도 견실한 중산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돈이 돌아가도록 해주란 말이다.

 

이명박과 강만수가 듀엣으로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막을 내렸다."라는 기염이라도 한번 뱉어낸다면, 설령 늘 그렇듯이 그것이 유효기간 하루짜리인 위선과 거짓의 말장난이라 할지라도, 나는 '노짱'을 모욕하는 설치류들의 잡소리를 한 번 정도는 참고 들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딱 한 번 정도는 말이다.

 

ⓒ 내과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