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가 주연한 <아이, 로봇>이란 영화를 보면 극 중반부에 아주 인상 깊은 대사를 들을 수가 있다. 로봇공학박사인 래닝(제임스 크롬웰)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물심양면 뛰어다니던 스프너 형사(윌 스미스)는 단서를 찾기 위해 로봇들을 폐기처분하는 로봇 쓰레기장으로 향하게 된다. 스프너 형사가 컨테이너 박스에 버려진 로봇들을 살펴보기 시작하던 그 때 죽은 래닝 박사의 음성으로 이러한 대사들이 흘러나온다. “로봇 안에는 유령이 있다. 임의의 코드들이 혼합되면 예측하지 못한 프로토콜(컴퓨터 간에 정보를 주고받을 때의 통신방법에 대한 규칙과 약속)이 되고 예측하지 못하는 이러한 프로토콜은 곧 자유의지로 이어진다. 이러한 창의성. 이것을 우리는 ‘영혼’이라 부른다. 왜 로봇들이 어둠 속에서 빛을 찾으려고 하지? 왜 창고에 보관된 로봇들이 서로 떼 지어 있으려 하지? 이런 행동들을 과연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마도 죽은 래닝 박사의 연구기록에 나오는 내용 같은 이 독백은 앞서 설명한 우주에 존재하는 전진력(前進力)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아이, 로봇>이란 영화가 사실 그러한 전진력의 일종인 ‘물질의 진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간들이 만든 로봇 3원칙이 모든 로봇들을 통제하는 중앙 컴퓨터 ‘비키’에 의해 왜곡(?)되면서 로봇들이 인간을 위협하게 되는데 영화 후반부에 드러나는 비키의 3원칙 왜곡과정을 들어 보면 비키가 스스로 생각해 새로운 논리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극 중에서 래닝 박사는 이를 ‘혁명’이라고 했다) 즉, 비키는 기존의 3원칙을 버무려 궁극적인 결론을 하나 내리는데 그게 바로 인간의 안전이란 최종 목적을 위해서는 인간을 모두 구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모두를 죽이는 전쟁도 불사했던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행동을 구속해야 한다고 비키는 생각했던 것이다. 비록 로봇을 만든 본래 목적을 크게 왜곡한 결론이긴 하지만 비키가 내린 결론은 일종의 ‘진화(進化)’라고 볼 수 있다.
영화 <아이, 로봇>에서 로봇들은 '로봇은 인간을 다치게 해선 안되며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이 다치도록 방관해서도 안된다'는 첫 번째 원칙과 '법칙 1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한다'는 두번째 원칙, 법칙 1, 2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스스로를 보호해야만 한다'는 세번째 원칙이 입력된 채 생산된다. 하지만 로봇을 통제하는 메인 컴퓨터 '비키'는 그런 로봇 3원칙을 바탕으로 한 가지 결론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바로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구속해야 한다는 것.
래닝 박사의 독백에 나오듯이 로봇들이 스스로 빛을 찾고 뭉치는 것도 진화의 한 모습이다. 모든 만물은 우주를 가장 크게 지배하는 전진력에 의해 결합과 성장, 분해의 과정을 겪기 마련이고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초기 전자제품에서 최근의 인공지능 로봇까지 끊임없는 인류과학문명의 발전, 즉 인류의 진화도 결국은 우주를 지배하는 전진력에 의한 것이다.
물론 인류에게 로봇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아이, 로봇>에 등장하는 로봇들이란 말 그대로 영화일 뿐이므로 인류과학문명의 발전에 의해 미래에 탄생할 로봇들이 그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서로 뭉치거나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갈 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아이, 로봇>이란 영화는 ‘써니’란 로봇을 통해 ‘의식의 진화’를 가장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고 비록 인간에 의해 프로그램화된 로봇들이지만 극 중 ‘써니’나 ‘비키’처럼 로봇들의 의식이 진화해 인간의 존재를 위협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경고하면서 - 인류가 앞으로 만들 미래의 로봇들이 어둠속에서 뭉치고 빛을 찾아갈 지도 모른다는 -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왜냐면 인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인간의 의식도 분명 진화해 왔기 때문인데, 비록 인공지능이고 기계 몸을 가진 로봇에 불과하지만 이 위험하고 삭막한 우주공간에 인간이란 존재가 탄생한 사실보다는 그들이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쪽으로 진화를 하는 게 더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
우주의 전진력을 기반으로 이처럼 우주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과 의식(정신)은 진화를 거듭하기 마련인데 그러한 진화를 도우면서 인간의 삶에도 큰 영향을 주는 - 우주에 존재하는 또 다른 종류의 힘이 바로 오늘 얘기할 ‘인력(引力)’과 ‘척력(斥力)’이다.
중세 ‘연금술(Alchemy)’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쉽게 말해 금을 만들기 위해 뜨거운 열을 가해 이것저것 섞는 기술인데, 처음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한 번도 금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간에 의한 물질들 간의 인위적인 혼합은 금은 아니더라도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물질들을 많이 탄생시켰는데 이로 인해 오늘날의 ‘화학(化學)’이란 학문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것이 비록 인간에 의한 인위적인 혼합이지만 우주 공간에서 번번이 일어나는 물질들 간의 혼합현상은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결국 우주 자체 내에 어떤 힘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물론 우주 자체가 변화하고 움직이는 공간이다 보니 상자에 구슬을 넣고 흔들면 서로 부딪혀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상자와 우주는 그 스케일 면에서 너무 다르다. 게다가 흔들기 전 상자 바닥에 붙어 있는 구슬과는 달리 공중에 붕 떠 있듯이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물질들 간의 충돌이란 인위적인 힘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어떤 근원적인 힘에 의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다.
다음 편에 설명할 내용이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중력(重力)이 가진 끌어당기는 힘도 이 같은 관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주에는 분명 전진력 말고 복수의 물질들 간에 서로 끌어당기는 힘도 존재하고 있고 그것을 우리는 지금 인력(引力)이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지구의 중력에 의해 휘게 되는 시공간의 가상도 사실 인력(引力)이라 함은 다음 편에 설명할 중력(重力)과 그 구분이 좀 모호하다.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지구가 모든 물질을 중심으로 끌어당긴다는 ‘만류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에 의해 그동안 ‘인력=만류인력’이라는 의식이 지배적이었다. 이것이 좀 더 확장되면서 한동안 질량을 갖고 있는 모든 물질들은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편, 이러한 만류인력 외 양전하와 음전하 사이의 ‘전기력’과 S극과 N극 사이의 ‘자기력’ 등도 인력의 한 종류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아인슈타인이 등장하면서 달라지게 되는데 그는 절대시간과 절대공간이 존재한다는 뉴턴의 이론을 부정하고 ‘시공간 연속체’라는 개념을 도입해 인력 자체를 부정하게 된다. 즉, 우주는 시간과 공간이 서로 그물처럼 연결돼 있고 지구가 표면의 모든 물질을 중심으로 당기려 하는 것은 인력이 아니라 지구 자체의 중력이 그러한 시공간 연속체를 굴절시키기 때문이라고 봤던 것이다. <데자뷰>란 영화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쉽게 말해 침대 위에 놓인 구슬 옆에 사람이 앉게 되면 침대가 움푹 파이면서 구슬은 경사면을 따라 엉덩이 쪽으로 빨려들게 된다. 바로 침대라는 시공간 연속체에 엉덩이의 중력이 작용해 그것이 휘면서 구슬이 빨려 들어가게 된 것이다.
기존의 인력 개념을 완전히 뒤엎어버린 아인슈타인의 이러한 이론은 철학적으로는 인간의 의식 자체를 지구에서 우주 전체로 확장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지만 앞에서 잠시 언급한 전자기력과 같은 미시세계에 대한 해석문제를 남겨두고 있었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중력의 원리를 바탕으로 우주 전체의 모습을 거시적 연속성으로 보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불연속적이고 불확정성의 원리가 지배하는 미시세계를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시 세계를 지배하는 전자기력도 - 전기력과 자기력은 같다 - 과연 거시세계의 중력과 같은 시공간의 굴절에 의한 것인가가 관건이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이론이 바로 ‘통일장 이론’이었다. 다시 말해 그것은 중력과 전자기력을 결합하기 위한 것이었고 나아가 거시세계와 미시세계를 결합해 우주의 탄생비밀과 원리를 풀기 위한 노력이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도 결국 이 이론을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게 됐고 그 후 이 우주를 구성하는 최소단위가 끊임없이 진동하는 끈이라고 보는 ‘초끈이론’ 등이 등장하면서 어느 정도의 해설집을 내놓은 상태가 됐다.
하지만 이 우주를 구성하는 최소단위가 입자가 아닌 끈 모양으로 되어 있는지는 아무리 성능 좋은 현미경으로 봐도 볼 수가 없으니 초끈이론이란 것도 결국은 과학적으로 입증이 안 된 하나의 가설이자 철학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니 우주 전체에 작용하는 인력의 실체에 대한 것도 사실 명확하지가 않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인력(引力)을 이렇게 다뤄왔고 또 해석해왔다.
자. 그럼 이제부터는 이 블로그에서 신(神)처럼 행세하고 있는 - 블로그 주인이니까 - 나의 인력에 대한 철학적인 견해를 들어봐 주길 바란다.(물론 아주 황당하다)
단도직입적으로 나는 인력이란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 사이에 존재하는 충돌에 대한 욕망이라고 말하고 싶다. 좀 더 철학적으로 풀이하자면 그것을 ‘외로움과 지루함을 극복하기 위한 위대한 끌어당김’으로 해석하고 싶다. 태초에 우주가 탄생했을 때 앞서 언급한 전진력만 있었다면 지금 이 우주에는 어둡고 텅 빈 공간만이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빅뱅 이후 수소원자 같은 소립자들이 어떤 힘에 의해 서로 뭉치기 시작하면서 물질이 생겨났고 또 부피가 커지면서 밀도가 높아진 그 물질은 다시 내부적으로 압력이 증가하면서 폭발을 일으켜 새로운 물질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문제는 최초에 그들을 결합하게 만든 힘인데 그것이 과연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에서처럼 시공간 연속체의 굴절을 통해 이뤄졌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우주가 탄생하자마자 거시세계의 물질들이 바로 생기지는 않았을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수소 원자같은 소립자들이 빅뱅에너지에 의해 - 전진력에 의해 - 뻗어나가다가 그 과정에서 그냥 ‘본능적’으로 뭉친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 나는 인력의 실체를 ‘본능’이라고 본다.
거시세계에서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은 소립자의 세계에서는 다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 바로 원자핵과 전자다. 원자핵은 다시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져 있으므로 결국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은 근본적으로 양성자, 중성자, 전자 이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근본은 똑같은 물질이지만 연금술을 통해 다양한 새로운 물질들이 생성됐듯이 결합 당시의 온도나 압력, 또는 결합구조 등의 차이로 거시세계에서는 각기 다른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앞서 언급한 근본물질인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들이 각기 다른 성(性)을 띄고 있다는 것. 즉, 양성자는 양성(+), 중성자는 중성( ․ ), 전자는 음성(-)을 띄고 있다. 이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는 이것이 바로 우주의 탄생비밀과 원리에 관련된 하나의 힌트라고 본다. 그리고 내가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인력을 본능이라고 풀이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원리란 결국 ‘작용-반작용’이다. 다른 말로 동양에서는 ‘음양(陰陽)의 원리’라고도 하는 이 원리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전체의 모습도 구성하고 있다. 빛과 어둠, 남성과 여성, 암컷과 수컷, 튀어나온 것과 들어간 것, 좋은 일과 나쁜 일, 기쁜 일과 슬픈 일, 딱딱한 것과 부드러운 것, 복잡한 것과 단순한 것, 혼합물과 순수물, 크고 작은 것 등등. 지금 우리는 매 순간 이처럼 서로 상반되는 작용-반작용의 정신과 물질세계를 보고 직접 경험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반된 차이는 근본적으로는 어디서부터 생겨난 것일까. 바로 그 시작을 나는 소립자를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 ․ ), 전자(ㅡ)에서 찾는다. 물질을 구성하는 근본구조인 소립자는 모두 같으나 그것들이 서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양성자와 전자 가운데 세력이 큰 것이 해당 물질을 지배하면서 거시세계에서 그렇게 서로 나눠지게 됐다는 얘기다. 그럼 중성자, 즉 중성은 무엇일까. 제3의 성(性)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즉, 나는 그것을 양성자와 전자가 생겨나기 전 단계. 다시 말해 양성자와 전자를 생성하는 모체라고 본다.
그것은 이 지구상에서 존재하고 있는 생물들의 진화과정을 봐도 추론이 가능한데 지구에서 생명체는 ‘아메바’ 같은 자웅동체 생물(암수가 한 몸인 생물)에서 점차 암수가 구분되는 복잡한 고등생물로 진화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생명체인 인간의 태아도 처음에는 성(性)을 알 수가 없다. 중성자가 바로 아메바나 태아같은 원자 구조 속의 초기단계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다.(물론 중성자의 분화를 이끄는 힘은 전진력일 것이고 그것도 진화의 한 모습이다) 어쩌면 이 우주가 탄생되기 전에 어떤 존재가 있었다면 그것의 성(性)도 중성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빅뱅(우주대폭발)을 통해 빛(양성)과 어둠(음성)으로 나눠지기 시작했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따지면 원자핵(양성자․중성자)과 전자로 구성된 원자 하나가 바로 작은 우주라고도 볼 수 있겠다.
독일어를 공부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다른 언어에 비해 독일어의 가장 큰 특징은 명사에 성(性)이 각각 주어진다는 점이다.(창문의 경우 영어는 'window'의 철자와 뜻만 외우면 되지만 독일어는 'Das Fenster'라고 해서 중성을 뜻하는 ‘Das'와 같이 외워야 한다) 고등학교 시절 내가 다니던 학교의 제2외국어가 독일어여서 각 명사마다 단어의 뜻 외에 성까지 외운다고 고생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주를 구성하는 근본원리까지 담은 독일인의 지혜가 엿보이는 것 같다.
결국 내가 하고자 얘기는 이거다. 우주가 탄생하기 전 단계는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우주를 구성하는 근본물질인 소립자를 통해 살펴봤듯이 애시 당초 우주는 작용-반작용, 즉 음(ㅡ)과 양(+) 그리고 중성의 세 가지 성(성격)들로 구성돼 있었다는 것. 따라서 음과 양이 서로 당기듯이 우주란 공간에서 인력은 어쩔 수 없는 ‘본능’인 것이다.
또 연금술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우주에서는 결합에 의해 새로운 물질이 창조되는데 그러한 결합을 일으키는 인력이란 곧 “하마터면 아주 외롭고 지루한 공간이 될 뻔 했던 이 우주를 변화시킨 위대한 끌어당김”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사랑을 하면 지루하지 않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우주의 인력(引力) 때문에 매일 사랑을 하고 싶어 하고 또 할 수밖에 없다. 바로 본능이니까.
한편, 이쯤 되면 인력의 반대 힘인 척력(斥力)의 철학적인 실체도 명확해진다. ‘반발력’이라고도 불리는 이 힘은 대체로 인력에서 기원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일단 인력에 의해 복수의 물질들이 끌린 후에야 밀어내는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전자기력에서 같은 극끼리 혹은 같은 전하끼리 밀어내는 모습만을 척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지만 사실 척력은 충돌에 의해서 발생하는 힘이다. 두 물질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돌진하다 충돌을 일으키면 순간 서로 밀어내는 힘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곧 척력인 것이다. 그것은 물질 내부에서도 생겨나는데 인력에 의해 결합한 입자들의 부피가 커지면서 내부 밀도와 압력이 증가하게 되고 그로 인해 나중에 그 힘이 한계점에 다다라 폭발을 일으키게 되는데 그러한 내부 충돌을 통해 서로 밀어내려는 힘 역시 척력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척력은 곧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힘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전진력과 인력이 우주의 탄생과 동시에 생겨난 힘이라 한다면 척력은 그러한 힘이 나중에 변질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우주가 처음 탄생할 때의 우주대폭발에서 발생한 척력은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의 문제가 남는데 아마도 우주 역시 처음에는 어떤 힘에 의해 - 물론 나는 그 어떤 힘을 ‘우주정신’으로 본다. 정신도 행동이나 실체화를 통해 폭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 그 무엇인가가 결합했다가 내부 밀도가 증가하면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게 된 것이라고 본다면 우주 탄생 당시의 척력 역시 후천적인 힘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인력이 창조를 위해 필요한 힘이라면 척력은 소멸과 관계가 깊다. 그래서 처음 생겨날 때 강한 인력에 의해 탄생된 물질은 서서히 소멸되고 반대의 경우는 노화나 소멸이 빨리 진행되기 마련이다.
인간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서로 간의 인력에 이끌려 사랑을 하지만 같이 지내다 보면 갈등(압력)이 증가하면서 마침내 거대한 폭발과 함께 둘로 쪼개지게 된다. 바로 척력에 의해 서로를 밀어낸 것이다. 그러나 서로 깊이 사랑하고(인력이 크고) 서로를 잘 이해한다면(척력이 작다면) 인위적인 쪼개짐은 겪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한편, 헤어짐은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기도 하다. 인력이 변질된 척력이 다른 물질들과의 결합을 위한 새로운 힘으로 작용하듯이 헤어진 그들은 이전 연인에 대한 미움을 거두고 다시 다른 누군가에게 끌려 사랑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인력과 척력이 그러하듯이 사랑과 미움은 같은 힘이다. 방향만 다를 뿐.
☞마지막으로 '우주를 지배하는 네 가지 힘<3>중력(重力)'편이 이어집니다.
[출처] 우주를 지배하는 네 가지 힘<2>인력(引力)과 척력(斥力)|작성자 레인메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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