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체외이탈 시뮬레이터 |
www.herenow.co.kr 제 13회 국제신과학 심포지엄 발표 내용 요약 |
■ 강연내용 소개 이정태 교수(부산대학교) |
일상의 삶 속에서 우리는 아무 의심 없이 이 몸이 “나(Self)”라고 생각한다. 그리고“내”가 잘 되어야 하고, “내”가 행복 하려고 노력한다. 아울러 “내”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고, “내” 가족이 행복하기를 바라고, “내” 형제, “내” 친구, “내” 집안이 잘 되기를 바란다. 모든 말과 행위의 중심에 “내”가 있다. 그런데 컴퓨터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최근 뇌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 “나”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입장이다. fMRI, EEG, MEG, TMS, NIRS, TCD, ECG, EMG 등과 같은 장비의 발달로, 이제 살아있는 뇌의 동작을 살펴보고, 뇌의 동작을 조금 변화시키면 어떤 현상이 발생되는지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행복한 사람의 두뇌는 어떻게 동작하는지도 살펴 볼 수도 있고, 두뇌의 특정 부분에 자극을 가하면 어떤 현상이 발생되는지도 연구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체외이탈(OBE: Out of Body Experience)이라 하면 “내가 내 몸 밖에 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제까지 이런 현상은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이 구출되기 전에 몸 밖에서 자신의 몸을 보았다거나, 수술 중에 있는 환자가 공중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거나, 약물에 의해 환각 상태에서 붕 뜬 느낌이라거나, 명상 수련하는 사람이 간혹 이런 현상을 이야기하였지만, 과학에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1]. 왜냐하면 과학은 보편성(누가 실험을 해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과 반복성(언제 다시 실험해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7년 벨기에 안터워프 의과대학의 의사들은 63세의 남자 이명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이명을 일으키는 정확한 부위를 찾기 위하여 환자의 두뇌에 자극을 가하는 실험을 하였는데, 두뇌의 특정 부위에 자극을 가할 때마다 그 환자는 체외이탈 현상이 일어난다고 보고하였다[2]. 그리고 2008년에는 스위스의 O. Blanke 박사가 두뇌의 우측 TPJ(Temporal-Parietal Junction)라고 하는 부위에 TMS로 자극을 가하니 반복적으로 체외이탈 현상이 일어난다고 보고하였다. TPJ 부위는 우리 몸에 들어오는 각종 감각들(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그리고 정전감각 등)을 통합하는 부위로 알려져 있는데, 이 부위의 동작에 이상이 생기면 체외이탈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3]. 쉽게 말해서 우리 두뇌가 몸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이 때 좌표 계산을 잘못하면 “내”가 내 몸 밖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생긴다는 것이다. ![]() ![]() (가상현실 장비를 이용해 체외이탈 체험을 실험하는 중) 2007년에는 스웨덴의 H. Ehrsson 교수가 체외이탈을 간단히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카메라로 피험자의 등 뒤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피험자가 낀 고글(HMD: Head Mounted Display)에 비쳐줌으로써, 피험자가 자신의 등 뒤 모습을 3차원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상태에서 피험자가 보고 있는 HMD 영상의 가슴 부위와 피험자의 실제 가슴에 막대기로 자극을 가하니, HMD에 비친 영상이 자신의 몸같이 느껴지는 것이다. 촉감을 통해 들어 온 자극은 피험자의 가슴에 가해진 것인데, 보이는 것은 HMD 영상에서 가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두뇌가 착각을 일으켜서 HMD 영상이 실제 자신인 것처럼 느끼게 된 것이다. Ehrsson 교수는 HMD 영상에 위협을 가하고 실제 피험자의 피부전도도를 측정한 결과, 사람이 놀랄 때 일어나는 것과 동일한 현상이 발생되었음을 볼 때, 피험자는 HMD 영상에서 보이는 것이 자신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4]. Ehrsson 교수의 실험 방법에서 사용하는 두 개의 촉각은 상당시간 동안 동기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이것이 어렵다. 그래서 필자는 가상현실을 만들고 컴퓨터로 촉각을 동기 시키는 체외이탈 시뮬레이터를 만들었다. Blue Screen을 사용한 크로마 키(Chroma Key) 기법으로 피험자를 촬영한 A 영상에서 Blue Screen을 필터링 하여 없애고, 이 영상을, 배경으로 촬영한 B 영상과 합성한다. 그리고 이 합성 영상에 촉감을 가하고 아울러 이에 동기화된 촉각으로 실제 피험자에게 촉감을 주면 영상 속의 이미지가 실제 자기인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난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나라는 것은 두뇌가 만든 것”이며, “ 두뇌의 정보 처리 과정에 변화를 주면 “나”라는 것이 몸 밖으로 나가는 체외 이탈 현상도 일어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 ![]() (그림1) 이제까지 우리는 두뇌가 고정적이며, 불변의 것으로 생각했는데 최근의 뇌 과학에서 두뇌는 가소성(Plasticity)이 있고, 심지어 해마에서는 새로운 신경세포도 생성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즉 두뇌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 “나”라는 것은 두뇌가 만든 것인데, 두뇌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라면 “고정되고 불변의 나”라는 것은 과연 있는 것인가? 체외이탈 시뮬레이터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간단히 발생시킬 수 있지만 그것이 시사하는 의미는 사뭇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체외이탈 현상만 언급하면 다음과 같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나”라는 것은 두뇌가 만든 현상이고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인생을 막 살아도 되겠구나”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나”라는 것이 생기는 의식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살아오면서 경험을 통해 두뇌에 저장한 정보를 기반으로 세상을 해석(Interpretation)한다. 아래 그림을 보면 세로축의 중앙에 있는 원은 오목하게 보이지만 180도 회전시켜 보면 볼록하게 보인다. 그림의 원 자체는 원래 편편하지만 그림자 때문에 우리 두뇌는 오복하거나 볼록하게 해석하는 것이다(유구한 역사의 진화 과정에서 빛은 오직 태양 밖에 없었고 태양은 위에서 비치기 때문에 그림자를 보고 두뇌는 오목하거나 볼록한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 (그림2) 따라서 우리 두뇌에 저장된 정보가 바뀌면 세상은 다르게 보이며, 경험정보가 적용되기 이전의 상태를 의식할 수 있다면 세상은 우리가 보는 것과 완전히 다르게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나라는 것도 의식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꿈에서 “내다” 하고 주장하며 잠 자는 사람은 없지 않는가? 따라서 “나”라는 것의 기반에는 의식이 존재해야 하는데, DNA를 발견한 Francis Crick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연구 덕분에 이제 의식이 생길 때 동작하는 두뇌 부위(NCC: Neural Correlates of Consciousness)도 밝혀졌지만, 그렇다고 컴퓨터로 그런 회로를 만든다고 의식이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의식은 과학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데, 의식이 있으면 두뇌에 Gamma Band(40-80 Hz)의 뇌파가 발생되고, 두뇌의 넓은 부위에 걸쳐 동기화 현상이 발생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5]. 즉 의식은 두뇌가 어떤 파동에 동기화될 때 생기는데, 두뇌 외부에서 동기화되는 에너지 파동이 존재한다면 의식은 두뇌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고 더 근원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우리가 아는 것이 모두가 아니고 그 너머에 무엇인가 있다는 의미다. 체외이탈 현상이 신비한 현상이 아니고 과학적인 현상 중에 하나라면 “나”라는 것은 이제 뇌 과학뿐만 아니라 철학, 심리학에서도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체외이탈 시뮬레이터는 고소공포증과 같은 질환의 치료 등에 적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고, 교육, 게임 등에 활동하면 더욱 실감나는 현실을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이하 상세한 것은 10.2 신과학 심포지엄에서 발표됨 참고문헌 1. “Out of Body Experience”, Wikipedia, http://www.wikipedia.org/ 2. D. Ridder et al, “Visualizing Out-of-Body Experience in the Brain”,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07, 357; 18, pp 1829-1833 3. O. Blanke, “Body ownership and embodiment: Vestibular and multisensory mechanisms”, Clinical Neurophysiology 2008, 38, pp 149-161 4. H. Ehrsson, “The Experimental Induction of Out-of-Body Experience”, SCIENCE 2007, Vol. 317, 5. C. Herrmann, et al, “Human Gamma-band activity: A review on cognitive and behavioral correlates and network models”, 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Reviews 2010, Vol 34, pp 981-992 |
출처 : 미래마음연구소
글쓴이 : 마음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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