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윤리의 기본
과학을 이용하여 인간을 대량생산할 날도 멀지 않았다. 짐승에게 장기를 배양하여 이식 받는가 하면 인간을 복제하여 키운 뒤 필요할 때는 신체의 어느 부분을 이식 받는 연구들이 세계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는지 오래다. 이 뿐만이 아니라 유전자 조작을 통하여 우수한 신인류가 출현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이들도 있다.
과학은 이처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와 같은 과학을 뒷받침 해줄 윤리가 아직 미흡하다는데 있다. 만약 새로운 유형의 인간들이 살게 될 세상에 대한 제대로 된 윤리적 바탕을 마련하지 못한 채 과학만 계속 발전시킨다면 우리 인간이 감당하지 못할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철학자 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바로 인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정립이며, 새로운 윤리의 틀을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인간도 출현할 것이고 아빠 없이 엄마만 있는 인간도 출현할 것이며 짐승을 아빠나 엄마로 둔 인간도 출현할 것이다. 말 그대로 지금까지의 윤리체계를 그 밑바탕부터 무너뜨리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과연 이렇게 지금까지의 인간이라는 개념을 뛰어넘는 상태로 태어난 그들도 윤리를 알 것이며 그들이 사는 세상에도 윤리라는 게 필요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인다. 열 달을 배속에 품어서 낳아 정성껏 길러도 부모를 버리는 게 요즘의 세태인데 짐승의 심장을 가진 사람에게 윤리를 기대할 것이며, DNA조작에 의해 태어난 사람에게 부모형제란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윤리라는 게 필요 없어지는 것일까? 나는 인간의 개념이 단순한 지금보다도 다양한 인간의 출현이 기대되는 미래에 윤리는 더욱 더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윤리가 없다면 강제적인 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들 텐데 그렇게 하는 것은 그 법만 피하면 나쁜 짓을 하여도 처벌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통제하는데 역부족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법이란 모든 상황에 적합한 판단 기준은 아니다. 법이란 최소한의 억제일 뿐이며 강제적 법을 통해서 이뤄내는 사회질서의 안정은 미봉책에 불과할 뿐 근원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다. 그래서 각 민족과 국가마다 자기들에게 맞는 윤리도덕을 통해 사회 질서를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보더라도 다양한 종류의 인간들이 함께 살아가야 하는 미래에는 윤리도덕이 더욱 더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윤리를 그대로 적용 시켜서는 안 될 부분들이 많은 것이 문제이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윤리가 부모에 의해 태어난 사람들에 맞게 만들어진 것들이어서 복제 인간이나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인간들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그들까지도 포함한 새로운 윤리관이 정립되어야 하는 것은 방치 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여야 할까! 윤리의 근본적인 뜻을 살려 미래에 맞는 윤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을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윤리의 근본은 무엇인가?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자신을 낳아 길러주셨기 때문이다. 형제와 친척과 친하게 지내는 이유도 같은 혈육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생명과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생명존중과 사랑의 정신은 사회를 만드는 윤리의 골간이다. 윤리란 곧 자신에게 생명을 주고 길러준 이를 사랑하고 그 생명인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윤리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이 사랑의 정신은 곧 생生의 정신이다. 살려는 마음 살려주려는 마음이 바로 사랑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윤리의 근본은 한마디로 생生의 정신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미래의 윤리를 만드는 기본 바탕도 바로 이 살고 살려주는 사랑의 마음이 그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느 누구도 못된 자식을 낳아 기르려 계획하고 자녀를 낳아 기르지 않듯이 복제 인간도 바로 그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 길러야 할 것이다. 복제인간을 인간의 편리를 위해 만들어 기르는 것은 옛날 흑인들을 사냥하여 노예로 부리는 것과 같다. 그 폐해가 밝혀질 때까지 얼마나 많은 흑인들이 고통을 받았었는지를 생각한다면 다시는 그러한 어리석은 짓을 반복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꼭 복제 인간 등 신 인간들을 만들 계획이라면 신 인간들을 훌륭하게 길러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인간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생명존중의 사상을 그 바탕에 깔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들을 소모품으로 여긴다면 신 인간들은 반드시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명존중사상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윤리를 제정하여 복제인간의 인권도 보장해 주어야 만이 인류의 행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미래의 윤리는 사랑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 져야 한다. 어느 특정 인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을 모두 아우르는 사랑이 근본 바탕이 되어 사회에 행해질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장기 이식도 이러한 생명존중 사상을 그 밑바탕에 두고 행해져야만 한다. 그러므로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다른 한 생명을 죽이는 행위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어느 생명인들 귀하지 않은 생명이 있을 것인가! 현실의 윤리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사회에 대비하려면 서로서로 상대방을 경쟁의 상대로서만 인식하여 쓰러뜨릴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사회구조를 서로서로 살려주는 공생共生구조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며,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을 골간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윤리인 공생共生의 윤리가 하루 빨리 만들어져야 하겠다.
9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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