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실지견(如實知見)
여실지견(如實知見)이란 '있는 그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본다'는 뜻입니다.
여실지견의 의미를 규명함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해명되어야 할 것은
'여실히', '있는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여실한 인식,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식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극복하여야
할 것은, 첫째, 주관적 편향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즉 객관적인 관찰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들의 삶의 상황 속에서 각자의 편견, 주관, 경험에서 비롯한 선입견이라는
때를 벗어나 객관적으로 우리 삶의 주위를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이러한 비유를 설하신 적이 있습니다.
여기 통에 든 물이 있다 하자. 그 물이 불에 데워져 부글부글 끓고 있다든지,
바람이 쳐서 물결이 일고 있다든지 한다면 그 통 안의 물은 사물의 모습을
여실히 비출 수 있겠느냐."
물론 비칠 수 없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여기서 부처님은 만약 우리의 마음이 탐욕이나 노여움, 자기 견해나 경험에의
집착으로 뒤덮여 있을 경우에는 여실하게 지견(知見)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대답을 유도하신 것입니다.
이러한 입장에서 여러 질문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너희들의 의심과 혼란은 당연한 것이니라.
의심이란 의심스러운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소문이나 전래되는 말에 현혹되지 말라.
성전(聖典)의 권위든 단순한 논리나 추론이든 그에 끌려 다니지 말라.
그럴 듯한 겉모습이나 공허한 논리의 기쁨에도 현혹되지 말라.
또한 표면적인 가능성이나 관념에도 현혹되지 말라. 이것이 나의 가르침이니라.
어떤 것이 건전하지 못하고 잘못되고 악한 것임을 깨달았을 때는
그것들을 버리도록 하라.
어떤 것이 건전하고 선한 것임을 깨달았을 때는 그것들을 받아들이고 따르도록 하라."
라고 하신 것입니다. '
거의 모든 종교는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개 는 맹목적(盲目的)인 신앙입니다.
그러나 불교는 믿음이나 신앙이 아니라 보고 듣고 깨달을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불교에도 신앙이나 믿음을 의미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확신에서 비롯되는 믿음을 가르칩니다.
믿음에 대한 의심은 알지 못했을 때 일어납니다.
직접 바라보는 순간 의심은 사라집니다.
'내가 당신에게 내 손바닥 안에 보석을 감추고 있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직접 그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의심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손바닥을 펴서 당신에게 보석을 보여주면 의심은 사라질 것입니다.
그래서 근본불교의 경전에는 [손바닥 안의 보석을 보듯이 깨달아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무실라라는 제자가 다른 수행자에게 말했습니다.
"존자여, 헌신이나 믿음이나 신앙도 버리고 어떤 치우침도 버리고, 전통이나 소문이나
그럴 듯한 명쾌한 논리, 혹은 사변적 논리의 기쁨도 버리고 모든 생성 변화를
멈추는 것이 곧 열반임을 보고 알았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비구여, 더러움이나 번뇌는 보고 아는 자 만이 부술 수 있다.
보지도 않고 만지지도 못하는 자는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니라."
문제는 보고 아는 것입니다. 믿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의 특징은 '와서 믿어라'가 아니라 '와서 보라'인 것입니다.
[하나의 사물이나 관점에 집착하여 다른 사물이나 관점이
열등하다고 멸시하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을 얽어매는 사슬과 같다.]
둘째, 우리들의 인식은 우리들의 삶 속에서, 그리고 구체적인 현실세계의
관찰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합니다.
여실지견이란 진리를 인식하기 위한 방법이고, 진리는
우리 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인식대상은 바로 우리의 삶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삶이
처해있는 상황과 무관하게 순전히 이론적으로만 이루어져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입장에서 행해진 여실지견의 결과로 증득(證得)된 진리는
개개인의 주관적 선입견과 공상(空想)을 극복한 가르침입니다.
누구나 와서 개인적 편견을 버리기만 하면 깨달을 수
있는 보편적인 성질의 것입니다.
특정한 가르침을 믿는 사람만이 인정할 수 있거나,
특정한 가르침을 믿지 않는 사람은 인정할 수 없는 편협한
내용의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진리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부처님의 가르침은, 넘어진 것을 일으키심과
같이, 덮인 것을 나타내심과 같이, 헤매는 자에게 길을
가르치심과 같이, 또는 어둠 속에 등불을 가지고 와서 '눈있는 자는 보라'고
하시는 가르침이며, 현실적으로 증험(證驗)되는 성질의 것이며,
때를 넘기지 않고 과보(果報)가 있는 성질의 것이며, 와서 보라고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며, 열반(涅槃)에 잘 인도하는 성질의 것이며,
또 지혜 있는 사람은 스스로 알 수 있는 성질을 가진 진리입니다.
출처 : 영화불교대학
글쓴이 : ♣ 관유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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