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김능환의 귀거래사

장백산-1 2013. 3. 7. 22:13

 

  • 세계닷컴

[사설] 공직사회에 청렴 등불 밝힌 ‘전관’ 김능환<세계일보>

편의점 아저씨로 변신한 김능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인생 2막은 신선한 충격이다. 엊그제 33년의 공직을 마감한 그는 다음날 부인이 운영하는 서울 상도동 편의점으로 출근했다. 김 전 위원장은 8평 남짓한 가게에서 동네 할아버지에게 막걸리를 팔고 어린아이에게 공짜 사탕을 건넸다. 손님들은 초로의 남성이 대법관을 지내고 새 정부 총리 후보로 거론된 ‘거물’인지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현직 시절에도 자기관리에 철저했다. 판사 생활을 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그의 말에 부인은 남편 퇴임을 앞둔 지난해에야 가게를 냈다. 김 전 위원장은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내 공직 생활은 어제로 끝”이라고 말했다. 부인은 남편이 로펌에 이름만 걸어놔도 편히 살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금이 행복하다”고 했다. 부창부수가 따로 없다.

김 전 위원장의 전범은 전관예우 부조리에 신음하는 우리 사회에 봄꽃 같은 소식이다. 공직 인맥을 고리 삼아 로펌으로 자리를 옮겨 상상하기 힘든 돈을 받으며 그것을 당연시하는 전관이 즐비한 세상이다. 이들은 현관(現官)과 결탁해 이권에 개입하고 청탁을 넣는다. 사법 정의가 뒤틀리고 국민의 이익을 지켜야 할 공권력이 검은 거래를 보호하게 되는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전관의 폐해를 막을 법제를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김 전 위원장과 같은 공복정신을 마음에 새기는 일이 더 중요하다. 공직사회의 수많은 現官과 前官들은 그의 ‘歸去來辭’를 꼼꼼히 읽어보기 바란다.

 

입력 2013.03.07 18:41:25, 수정 2013.03.07 18: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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