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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我일까? 眞我일까?

장백산-1 2016. 8. 30. 03:29

말이나 글로 설한 가름침은 다 方便일 뿐이다.


無我일까? 眞我일까?


초기불교에서는 無我를 설합니다. 고정된 실체로서의 내가 없다라고 말하지요. 그러나 ‘증지부경전’에서는

 ‘自性淸淨心 客塵煩惱染(자성청정심 객진번뇌염)’이라고 하여, 自性은 청정한 마음이지만 객진번뇌에 의

해 오염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초기불교는 無條件 無我만을 설했다고 생각하지만, 事實 초기경전에서도 自性淸淨心 같이 本來 

청정하고 빛나는 마음을 설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열반 당시 가르침인 自燈明 法燈明’도 自己 自身이라는 

등불 즉, 자성청정심을 依持處로 삼으라고 설하고 있지요.


이처럼 초기경전에서도 無我와 自性淸淨心(眞我)을 설하듯, 大僧불교나 禪불교에 오면 더욱 노골적으로 

無我와 眞我(자성청심)를 설하여 듣는 이를 혼란케 합니다. 妄想과 分別心에 汚染되어 있는 중생들은 眞

와 無我의 가르침에 매우 혼란스러워 합니다. 혼란스러워 하는 마음 그게 바로 分別心의 限界이지요. 

是非 分別하는 마음, 分別心 분별의식 알음알이(識)은 無我와 有我를 분별해서 有我와 無我는 서로 모순

된다고 여길 뿐입니다. 그래서 佛法은 是非 妄想 分別心으로 理解하려고 하면 결코 이해할 수가 없기 때

문에, 中道的으로 佛法을 살펴볼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초기불교에서는 無我를 설하는데 大乘불교와 禪불교에서는 有我를 설한다라고 생각하면

서 그렇기에 대승불교와 선불교를 잘못된 불교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 듯 합니다. 물론 대승불교에서는 

佛性, 如來藏 등을 설하고 있고, 선불교에서도 本來面目, 주인공, 自性, 마음, 法을 설함으로써 有我的인 

가르침, 卽 無我와 반대되는 듯한 가르침을 설하고는 있지만, 초기불교의 自性淸淨心과 無我를 동시에 

설함과 같이 대승불교와 선불교에서도 똑같이 無我와 有我的인 自性淸淨心를 동시에 설하고 있습니다.


金剛經에서는 ‘얻을 수 있는 法이 조금도 없음을 無上正等正覺이라 한다’고 했습니다. 自性을 깨달아야 

다고 하지만, 바로 그 깨달아야 할 自性이 事實은 얻을 수 있는 어떤 法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대승불

교의 空思想 또한 代表的인 無我를 드러내는 方便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육조스님도 ‘自性에

는 얻을 수 있는 法이 本來 한 法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有我와 無我로 상충되어 보이는 가르침을 설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 까닭은 佛法의 가르

침 自體가 고정되게 실체적으로 ‘이것이 眞理다’라고 할 만한 固定된 주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중

생의 허망하고 헛된 分別 妄想과 煩惱를 깨부수기 위해서 方便上 설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불교의 모든 가르침은 이처럼 ‘객진번뇌’를 깨부수고, 분별망상을 조복 시키기 위해 온갖 다양한 方便을 

써 서 중생의 잘못된 허망한 錯覺과 妄想, 分別에 치우친 지견 見解를 바로잡아 주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 ‘나’라고 하는 헛된 觀念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에게는 無我를 설하고, ‘내가 없다’는 生覺에 執着

해 있는 사람에게는 ‘自性, 自性淸淨心, 本來面目’을 설해줌으로써 有我的인 方便을 쓰는 것입니다. 有我나 

無我가 實體的인 眞理라서 설하는 것이 아니라, 치우친 錯覺과 妄想 分別에 사로잡힌 사람에게 임시적으로

方便上으로 설하는 根機에 따른 처방인 應病與藥의 가르침일 뿐인 것입니다. 불법의 가르침이 모두 이와 

같이 다 方便上의 가르침입니다.


불교는 사실 ‘이것이 眞理다’라고 내세울만한 어떤 特定한 眞理를 주장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金剛經에 있는

 ‘이 法은 本來 얻을 것이 없다’거나, 황벽스님의 ‘본래 부처에게는 진실로 한 물건도 없다’거나, 백장스님의 

‘부처는 구함이 없는 사람이니 구하면 도리에 어긋난다’는 말씀도 모두 다 진리를 두고  말씀한 方便입니다.


이처럼 불교의 모든 方便上의 가르침, 方便인 언어로써 설해놓은 가르침들은 전부 다 허망한 분별망상을 깨

부수기 위한 말 그대로 方便의 가르침일 뿐, 그 方便에는 眞實, 眞理가 없습니다. 배라는 方便으로 江을 건너

고 나면 배를 포함해서 전부 버려야 할 것들일 뿐입니다.


불성, 자성, 본래면목, 무아, 진아, 전부 다 버려야 할 世俗諦의 方便일 뿐 眞理, 眞實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無我와 참나(眞我)라는 이 方便의 말에 執着해 옳으니 그르니 시비합니다. 無我가 옳으냐 眞我가 

옳으냐 하는 是非 分別 妄想이야말로 中道的이 아닌 대표적인 分別心 알음알이(識) 分別意識일 뿐인 것입

니다.


-법상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