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선생 손자 "경제 대국 건설한 한국에 겸허한 마음"
입력 2017.08.14. 18:24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12번째 경제 대국이 됐어요. 한국인들이 고생해 오늘의 이 나라를 건설했다는 사실에 정말 겸허한 마음이 듭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손자 로버트 안(71)은 14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민족저항실에서 방한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국가보훈처의 초청으로 지난 11일 부인 헬렌 안(64) 씨와 함께 방한한 그는 "강남에 있는 도산공원에 처음 방문했을 땐 말 그대로 흙밖에 없을 때였다"면서 "오늘 이 시간 강남은 한국이 자랑하는 최고로 값진 땅이 됐다"며 웃었다.
안 씨는 안창호 선생의 둘째 아들인 안필선 씨의 아들로, 캘리포니아 주(州)에서 태어나 하와이에서 자랐다.
안 씨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 그간 어렵고 힘든 점을 묻는 말에 "빼앗긴 조국을 찾으려고 미국에까지 건너와 독립투쟁을 벌인 할아버지(안창호)가 고생했지, 내가 고생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이날 문 대통령이 독립유공자와 유족을 청와대로 초청한 격려 오찬 자리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유공자와 유족에게 일일이 인사하면서 나라에 헌신한 희생에 걸맞게 독립유공자들이 3대까지 합당한 예우를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씨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독립유공자의 후손을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에 매우 고무됐다"며 "독립유공자에 대한 그의 인식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안 씨는 역사관에서 안창호 선생의 생전 활동 모습을 기록한 사진들을 관람한 뒤 서대문형무소 옥사를 둘러봤다. 안창호 선생은 1932년 4월 윤봉길 의사의 상해 훙커우 공원 폭탄 사건으로 일본 경찰에 붙잡혀 서울로 송환,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된 바 있다.
아울러 1919년 전북 군산에서 3·1 독립만세운동에 참가한 미국인 독립유공자 윌리엄 린튼 선교사의 증손자 조지프 린튼 바우먼(25)씨도 이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 증조부의 넋을 기렸다.
바우먼 씨는 광복절인 15일 서울 힐튼 호텔에서 계획된 피우진 보훈처장과 오찬 자리에서 애국가를 부를 예정이다.
바우먼 씨는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라면서 "기억에 남는 방법으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음악가인 그는 대한민국 애국가를 부르려고 2∼3주간 연습에 매진했다며 "증조부께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내 여생을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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