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언경 "MB 노골적 개입에도 CBS는 영향받지 않아"
CBS 시사자키 제작팀 입력 2017.09.23. 13:19
- <시선집중> 손석희 등 하차했지만 <김현정의 뉴스쇼> 등 변함 없어
- MB 국정원의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보고서(2009)
- 국정원 보고서 “CBS, 구성원들의 좌편향 타성으로 편파방송 체질화”
- 김언경 “영향 받지 않은 CBS, 대단한 것 같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9월 22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언경 사무처장 (민주언론시민연합)
◇ 정관용> 미디어포커스 시간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 어서 오십시오.
◆ 김언경>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난주에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팀에서 발표한 MB 블랙리스트 관련 소식 전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그 일주일 사이에 추가 문건이 속속 드러나고 또 KBS, MBC 파업 중인 노동자들이 그런 문건들이 실제 어떻게 시행이 됐는지 또 다 고발하고 이런 게 이어지고 있죠?
◆ 김언경> 네. 그 관련된 내용이 11일에 발표가 됐었잖아요. 그런데 이 내용에 공영방송이 특히 분노하고 있는 것은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KBS, MBC를 장악하려는 아주 노골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 정관용> 국정문건에서 드러나죠.
◆ 김언경> 네, 먼저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이라는 것이 있다는데요.
◇ 정관용> 이게 문건 제목이죠?
◆ 김언경> 문건 제목이에요. 이명박 정부가 MBC 파괴를 위한 3단계 계획을 치밀하게 세웠다는 계획입니다.
문건은 국정원이 2010년 3월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로 작성했고 청와대에 진행상황을 보고했다고 합니다. 문건에 따르면 MB정부 국정원은 3단계에 걸친 MBC 파괴 시나리오를 짰습니다.
먼저 1단계는 인적 학살과 시사프로그램 폐지입니다. 김재철 사장 취임 직후 김우룡 당시 방문진 이사장이 이런 얘기를 했었죠. “김재철 사장이 큰집에 불려가서 조인트 까이고 MBC 내부 좌파를 70~80% 척결했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거든요.
◇ 정관용> 맞아요. 맞아요.
◆ 김언경> 바로 이때 MBC가 19개 지역사에 9개 자회사 등 총 28곳 중에서 22곳의 사장을 바꾼 대대적인 인사를 했었습니다. 이게 바로 그 시나리오에 의했던 것이다라는 게 현재 드러난 거고요.
◇ 정관용> 인적 학살?
◆ 김언경> 그리고 <W>, <후플러스> 등 MBC가 자랑하던 시사프로그램이 폐지됐습니다. 그리고 <PD수첩>은 4대강 아이템 불발조치가 이루어졌고 계속 인사이동이 있어서 탄압을 이어갔다. 이렇게 지금 계속 지적을 하고 있죠.
◇ 정관용> 그게 1단계고.
◆ 김언경> 그렇죠. 그리고 국정원이 정리한 2단계는 노조 무력화입니다. 문건에 의하면 경영권 침해조항이 포함된 노사 간 단체협약을 개정하라. 그리고 노조가 불응 시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2012년 10월 MBC 노조는 170일 파업을 했고 직후에 단체협약이 아예 해지됐고요. 무단협 상태에서 이용마 기자를 비롯해 많은 MBC 구성원들이 해고되거나 징계를 받았죠. 그러니까 2단계도 실제로 이루어졌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 정관용> 실행됐다?
◆ 김언경> 마지막 3단계는 놀랍게도 MBC 민영화입니다. 문건에는 MBC 소유구조를 개편해서 1공영, 다민영 체제로 전환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공영방송 MBC를 끝내겠다는 목표가 확실히 엿보이는 대목이고요. 영화 <공범자들>을 보시면 김재철 전 사장이 “지금도 내 꿈은 MBC 민영화”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 정관용> 맞아요.
◆ 김언경> 이게 이때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국정원은 18일에 이 문서의 일부를 공개한 것인데요. 20일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서 좀 더 상세한 전문을 공개하라, 라고 요구한 상태입니다.
◇ 정관용> 2010년 3월에 작성된 ‘MBC 정상화 방안 및 추진방안’.
◆ 김언경> 그런데 이게 문서의 일부일 뿐이에요.
◇ 정관용> KBS에도 비슷한 문건이 있죠?
◆ 김언경> KBS는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방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있었습니다. 2010년 6월 국정원이 작성해서 마찬가지로 청와대에 보고했다는데요. 그 내용은 MBC 문건과 마찬가지로 ‘좌편향 간부는 반드시 퇴출’, ‘좌파세력 제기 음모 분쇄’와 같은 노골적인 노조 탄압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 있어요. 언론노조 KBS본부의 전신인 KBS사원행동 출신 그리고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 그리고 편파방송을 했던 자는 배제할 것을 주문을 했고요. 국정원이 노조 출신 인사를 굉장히 노골적으로 배제하라고 요구한 그런 증거였습니다.
실제로 용태영 <취재파일 4321> 부장은 ‘반정부 왜곡보도에 혈안’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이강현 드라마국 EP는 PD협회장 출신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윤태호 <추적60분> PD는 사원행동 출신이라는 이유로 퇴출대상자 명단에 올라가 있습니다. 문건에는 이런 KBS 구성원들 17명이 명단에 올라가 있더라고요.
◇ 정관용> 구체적인 실명까지 다?
◆ 김언경> 이렇게 이명박 정부 국정원은 2010년부터 KBS, MBC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노조 출신 구성원을 거세게 탄압했다. 이것이 드러난 거고요.
그 결과를 보면 2012년 KBS, MBC, YTN의 총파업까지 해서 부당 징계를 받은 언론인이 해고 최고 21명을 포함해서 421명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이 문건을 전혀 모른다는 입장을 내놨고요. 이동관 당시 홍보수석도 본 적이 없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KBS, MBC 정상화 시민행동’은 이런 이유로 국정원이 관련 문건 전문을 공개해야 한다고 아직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정관용> 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들을 다 모니터링해서 뭐라고 뭐라고 한 이런 문건도 화제던데요.
◆ 김언경> 그건 오늘 한겨레가 보도를 했습니다. 말씀하신 문건은 국정원이 2009년 말에 CBS를 포함해서 MBC, KBS, SBS, PBC, BBS 등 6개 방송사의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편파방송 실태를 조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내용이 프로그램 진행자, PD의 성향까지 아주 깨알처럼 평가해 놓은 내용이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MBC, KBS는 물론이고요. CBS에 대해서도 ‘구성원들의 좌편향 타성으로 편파방송이 체질화됐다’ 이렇게 평가하고요. 회사 전체를 싸잡아 매도하면서 좌편향 딱지를 붙였다고 합니다.
특히 <김현정의 뉴스쇼>는 김진표 의원, 박지원 의원 등 야권과 좌파 인물들만 출연시키고 청취자들의 잇따른 편파보도 지적에도 시정 없이 방송을 강행한다. 이렇게 써 있었습니다. 또 <시사자키 양병삼입니다>에 대해서도 ‘반정부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진행자를 교체했는데도 좌편향 PD와 작가가 왜곡보도를 하고 있다’라고 문제 삼고 있었습니다.
국정원은 라디오 프로그램 편파방송 근절을 위해서 정부 각 부처를 동원하면서 진행자 퇴출 등 노골적인 개입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 이 문서에 써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해서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는 손석희 지금 JTBC 보도부문 사장이 하차했었죠. 이런 일들이 쭉 벌어졌으나 CBS는 이런 영향을 전혀 받지는 않았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 김언경> 구성원 전체가 좌편향..?
◇ 정관용> 그래서 그런가요? 외압이 있어도 그렇다고 해도 진행자를 바꾸거나 프로그램을 바꾸거나 그러지 않는 곳이 우리 CBS다.
◆ 김언경> 그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건 그렇고 지금 KBS, MBC 파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KBS 이사회, MBC 방문진 이사회 지금 뭐 하고 있어요?
◆ 김언경> 그렇죠. 이번 주에 사실은 MBC 이사회와 방문진 이사회가 모두 열렸습니다. 먼저 20일 수요일에 MBC 이사회가 열렸는데요. 파업 상황이 빚어진 것에 대한 원인에 집행부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이인호 이사장이 물었습니다.
그런데 고대영 사장이 여기에 대해서 “저는 파업 원인을 제공한 적이 없다. 사장 취임하고 보도 제작에 개입한 사례가 없다”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리고 계속 파업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라고 주장했어요.
야권 추천 김서중 이사가 “공정보도를 제대로 못 했기 때문에 파업을 하고 있는 것이고 국정원 문건도 나왔다. 적어도 KBS 사장으로서 이 정도까지 온 것에 대해서 책임져야 한다” 이렇게 강조를 했다는데요. 고대영 사장은 시종일관 자신의 책임은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합니다.
좀 특이한 건 이날 참석했던 KBS 다수 이사들 그러니까 구여권 이사들이죠. 이인호, 변석찬, 조우석, 이원일, 차기환, 강규형 이사는 고대영 사장을 여전히 옹호했고 KBS 새노조를 강하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조우석 이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민주당 방송장악 문건이 사실상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 지금 KBS 새노조의 파업을 이렇게 지적한 거죠. 그리고 “KBS가 너무 느슨하게 대응하고 있고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의 똘마니가 돼서 천둥벌거숭이로 날뛰고 있다.” 이렇게 비판을 했다고 합니다.
◇ 정관용> 아이고, MBC는요?
◆ 김언경> MBC 방문진도 21일 목요일에 열렸습니다. 경영진이 3주째 이어지는 파업사태를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이렇게 물었는데요. 여전히 풀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책임감 없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이 답변을 한 분은 백종문 부사장인데요. 백종문 부사장이 MBC 파업 현황과 대책을 보고하기 위해서 이날 이사회에 출석을 했는데 이제 보고를 하고 나서 비공개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때 파업이 길어지는데 회사로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백종문 부사장이 “노조에 공문을 보내고는 있지만 파업이 사회 이슈화가 돼서 풀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 백 부사장은 대선이 끝난 후 단체협약에 대해서 협의를 했지만 징계에 대한 문제와 특정 정권에 대한 회사의 편향성, 사과 등 전제조건을 걸어서 회사가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MBC 경영진은 시종일관 노조에 대해서 단협을 거부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예전부터 단협을 그렇게 원만하게 하고 단협을 하라고 했는데 이제 와서 5년째 안 하다가 무슨 단협 타령을 하느냐, 이렇게 말하니까 구야권 추천 이사가 비판을 했다. 이렇게 전해져 있습니다.
방문진 이사진은 또 이날 2016년 경영평가보고서에 대해서도 채택에 대해서 마찰을 빚었습니다. 구야권 추천 이사들은 지난 이사회 때 구여권 추천 이사들의 반대로 경영평가 보고서가 폐기됐다라면서 직무유기라고 비판을 했고요. 구여권 추천 이사들은 폐기가 아니다, 채택을 하지 않은 것뿐이다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해결의 실마리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파업은 장기화 될 것 같은데요.
◆ 김언경> 그렇죠. 그런데 사실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경영진이 물러나는 것인데.
◇ 정관용> 그런데 지금 물러날 뜻이 없다는 거 아닙니까?
◆ 김언경> 방법이 전혀 없죠. 그래서 방송통신위원회가 22일 오전에 방송문화진흥회를 방문해서 MBC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사항 관련 자료를 요구하면서 본격적으로 MBC 검사, 감독에 착수했습니다.
◇ 정관용> 방통위가 움직였어요?
◆ 김언경> 네, 방통위는 그동안 방문진을 직접 감사할 법적 권한을 검토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라고 하고요. 자유한국당은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002년에 법제처가 방문진이 방송위원회를 주무관청으로 하고 검사, 감독의 대상이라고 해석한 바가 있어서 실제로는 문제가 없다라는 게 방통위의 입장입니다.
이렇게 되면 KBS는 어떻게 되나 궁금해하시는 분도 있을 거예요. 왜냐하면 MBC는 방문진을 감사해서 뭔가 해결이 될 것 같다라고 말을 하는데요. KBS 역시 MBC와 마찬가지로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방통위가 똑같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마련되어 있다라고 볼 수 있고요.
다만 MBC에 먼저 감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KBS는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방통위가 본격적으로 감독 권한을 행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KBS 사태에도 영향이 미치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뭔가 사퇴가 이루어지지 않겠느냐. 이런 예상도 있습니다.
◇ 정관용> 또 MBC는 김장겸 사장 부당노동행위 관련해서 조사받은 거. 그것에 대한 처리가 계속 이어지겠죠.
◆ 김언경> 그것도 지금 추가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인데 조속히 결과가 나올 거라는 보도가 있습니다.
◇ 정관용> KBS, MBC 공영방송 이야기 정리해 봤고. 이번 주 나온 언론보도 비평으로 넘어가서 특별히 소개해 주실 보도가 하나 있다고요?
◆ 김언경> 네, 내용은 상당히 여러 가지 있었는데 저는 이걸 선택을 했는데요. 이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이 지난 18일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남 지사의 아들이 중국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한 후 투약하고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함께 투약할 여성까지 물색했다고 해서 충격을 줬죠. 그런데 이 사건이 보도가 많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 속에서 마약 범죄를 오히려 부추길 수 있는 모방범죄가 될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김언경> 가장 심각한 보도를 낸 것은 종편들이었는데요. TV조선의 메인 뉴스인 종합뉴스9은 18일 남 지사 아들의 마약 투약과 관련해서 5건의 보도를 내놨습니다.
◇ 정관용> 5건이나?
◆ 김언경> 네, 하루에. 이 중 2건은 따로 마약범죄의 실상을 다룬 것인데요. 이 내용이 상당 부분 심의규정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요?
◆ 김언경> 먼저 <즉석만남 채팅앱, 마약거래까지>라는 보도에서 채팅 어플리케이션에서 마약 판매 글이 성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기자가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직접 말을 합니다. 이 은어는 사실은 안 알려주는 게 가장 좋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이것을 인터넷에서 치면서 모방범죄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부분의 언론은 말해 주지 않는데요. 이 기자는 부주의하게 이것을 그냥 말해 버린 거예요. 또한 <속옷에 숨겨 통과, 공항 속수무책>이라는 보도는 너무 상세하게 마약 밀반입 방식을 묘사를 했습니다. 기자는 “세관신고서만 낸 채 쉽게 입국장을 빠져나온다” 등등 밀반입 방식을 굉장히 구체적 사례를 넣어서 열거를 했습니다.
굳이 또 ‘신체의 은밀한 곳에 마약을 숨기고 무사히 입국하는 20대 여성’ 등 선정적인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이게 JTBC 보도와 굉장히 차이가 났습니다. JTBC 같은 경우에 은어를 당연히 말하지 않았고요. 화면에서 검색어를 치는 장면을 보여주지만 전부 ‘블러’ 처리를 해서 전혀 글씨를 알아볼 수 없게 했고요. 그리고 구체적인 밀반입 방식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밀반입이 심각하니 국제공조수사로 해외 배송책을 잡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라는 식으로만 보도를 했습니다.
◇ 정관용> 마약범죄가 워낙 심각하니까 경각심을 키우기 위한 보도. 이렇게 볼 수도 있겠으나 심의규정까지 위반하면서 너무 상세한 것까지 소개했다? 왜 그랬을까요. 아무래도 이건 황색 저널리즘일 수밖에 없죠?
◆ 김언경> 그렇죠. 황색 저널리즘일 수밖에 없죠. 이게 그런데 방송심의규정을 설명드리면 방송심의규정 38조 범죄 및 약물 묘사가 있습니다. 여기 2항을 보면 “방송은 범죄의 수단과 흉기의 사용방법, 약물사용의 묘사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이 같은 방법이 모방되거나 동기가 유발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그러니까 그 약물을 사용해서 어떠한 환각효과가 나는지를 너무 자세하게 얘기해도 사실은 동기가 유발될 수 있고요.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샀는지를 너무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굉장히 부적절하다는 그런 명시입니다.
그런데 TV조선의 보도를 보면 이런 내용이 너무 많이 들어 있었고요. 제가 말씀드린 건 보도뿐이었는데 종편 3사의 보도 말고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는 그러니까 토크쇼에서는 좀 더 심했습니다. 채널A의 <뉴스특급>이라는 시사토크에서는 20일 방송분에서 남경필 지사 아들 사건을 다루면서 그들이 쓰는 은어를 큼지막하게 자막으로 표기를 해 줬고요.
◇ 정관용> 그래요?
◆ 김언경> 그리고 이런 말도 했습니다. 패널로 나온 평론가가 ‘엑스터시는 나이트에서 많이 유통돼서 가격이 높지 않다는 걸 일반인들도 많이 안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렇게 가격이 싸다는 건 처음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채널A는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마약 제조방법을 소개하는 것이 있다라면서 마약제조 영상을 보여줍니다. 유튜브 출처 영상을 무려 2분 동안 두세 차례 반복해서 노출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상이 나갈 때도 마약상들의 은어는 쉴 새 없이 방송에서 나왔고요.
그리고 그러자 김종석 앵커가 심의규정을 의식을 했는지 ‘저희 보도 취지는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이런 보도 자체를 안 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마약, 그러면 왠지 선정적 호기심들이 커져가지고 ‘오버’들을 하는군요.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정관용>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습니다.
[CBS 시사자키 제작팀] wo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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