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양승태 · 박근혜 만남 두 달 전…임종헌 컴퓨터서 ‘면담 보고’ 파일 확인
ㆍ“대법원장 · 대통령 독대하게 해달라”요청에 이정현 “청에 잘 말할 것” 화답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추진하기 위해 ‘친박근혜계’의 핵심인 이정현 의원(60·무소속)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대법원은 이에 대한 대가로 사법 한류를 통해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과 국정 현안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이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부터 두 달 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동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옛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2015년 6월 당시 새누리당 최고위원이던 이정현 의원을 만나 상고법원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양 전 대법원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박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이 법원행정처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창조경제 구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법원이 사법 한류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법원이 정부를 도와주면 좋을 것이라며 청와대에도 잘 얘기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같은 내용은 대법원 특별조사단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의 컴퓨터에서 확보한 ‘(150612)이정현 의원님 면담 결과 보고’ 파일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두 달 후인 2015년 8월6일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했다. 대법관 제청을 위한 만남이었지만 상고법원 관련 얘기도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법원행정처가 이 만남 전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150803)VIP 보고서’ 문건에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사법 한류 추진’ 내용이 담겨 있다. 경향신문은 이정현 의원에게 사실관계를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검찰은 이날부터 대법원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법원 관계자의 입회하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법원행정처 전 · 현직 관계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료 등을 조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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