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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의 진실 VS 머릿 속 허상

장백산-1 2019. 6. 26. 18:30

눈 앞의 진실  VS  머릿 속 허상 - - 법상스님



매 순간 사람들은 누구나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감촉을 느끼고, 생각하고 , 경험하며 삽니다. 


그 첫 번째 작용,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감촉을 느끼고, 생각하고 , 경험하고, 아는 마음의


첫 번째 작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경험할 뿐이고, 일어날 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첫 번째 작용 이후에 이미 지나간 첫 번째 작용을 내 식(識)대로, 이미지로 그리고,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한 뒤에 그렇게 스스로 분별해서 만들어 놓은 그림자, 상(相), 기억, 의식의 


쓰레기를 붙잡고서는 '그것'이라고 동일시하는데서부터 시작됩니다. 



진짜 생생한 실재(實材)는 잠시 생겨났다가 사라지면 그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생생한 작용이 


일어났다 사라진 뒤에, 남은 그림자, 스스로 만든 거기에 대한 해석을 붙잡아 집착합니다. 



A라는 경험, 작용은 이미 지나갔고, 그 뒤에 남은 A에 대한 나의 해석을 AA라고 해 보지요. 사람들은 


AA라는 그림자, 의식의 쓰레기를 보고, A라고 여깁니다. AA는 내가 만든 A에 대한 생각, 분별, 해석일 


뿐이지, 진짜 A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A라고 그렇게 여기는 것이지요. 



바로 그 그림자, 해석, 분별이 불교에서 말하는 의식(意識), 식(識)이고, 상(相)이고, 분별망상이고, 


허상(虛想)입니다. 사람들은 바로 눈앞에 드러나 있는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실상(實相)을 있는 


그대로 바로 보지 못하고, 자기 식(識)대로 해석한 분별망상 속에서 그려진 그림자로 파악합니다. 


유식무경(唯識無境), 만법유식(萬法唯識)이라는 말은 이처럼 사람들의 허망한 분별의식이 세상 모든 


것을 허망하게만 파악한다고 해서 붙여진 말입니다. 



금강경에서는 바로 이 그림자, 상(相)이 허망하다는 사실을 바로 보면 곧장 여래를 본다고 하였습니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생각으로 해석해서, 분별해서 보지 말고, 직접적으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눈앞의 당처(當處)를 그냥


바라보세요.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는 언제나 눈앞입니다. 과거에 대한 모든 생각들은 전부 다 허망한 


허상이고, 분별망상입니다. 이미 지나간 뒤에 남은 과거의 이미지를 그려놓고 지금 떠올리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오로지 지금 이 순간, 내 눈앞에 여기 이 자리에 드러나 있는 '이것'만이 진실(眞實)입니다. 



이렇게 매 순간 진실(眞實)은 지금 여기 이렇게 드러나 있지만, 사람들은 거기에 대해 내가 그려논 나의 


상(相)만을 취합니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면 곧장 진실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