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이미지, 허상에 속아 허망하게 괴로워하지 말라

장백산-1 2019. 6. 22. 14:05

이미지, 허상에 속아 허망하게 괴로워하지 말라  - -  법상스님


어떤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를 듣자마자 곧바로 사람들은 '저게 무슨 소리지?', '새소리인가?', '사람 소리인가?' 하고 분별을 하는 생각, 분별을 하는 마음을 떠올립니다. 혹은 어떤 사람이 말을 하면, 곧장 그 말에 대해 '저 말이 무슨 뜻이지?', '어떤 의도로 저 말을 했을까?' 하고 곧바로 생각으로 소리와 말을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 합니다. 


그런데 들리는 소리를 생각으로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하기 이전에, 순수하게 들리는 소리 그 자체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보통 들리는 소리 자체인 '생생한 진짜'를 경험해 놓고는, 곧바로 '생생한 진짜'인 소리 자체를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한 뒤에, 스스로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한 그 소리에 대한 이미지, 그림자, 허상(虛想), 의식을 붙잡아서는 무슨 무슨 소리라고 인식합니다. 


이미 소리는 그 순간 일어났다 사라졌는데, 그래서 그 순간 그 소리를 그저 있는 그대로 들었으면 그것으로 온전히 되었는데도, 그 소리에 대한 내 머릿속 생각으로 한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 기억, 이미지, 그림자, 허상, 의식을 붙잡고서는 무슨 소리라고 집착하는 것이지요. 


사과라는 말이나, 사과라는 말을 듣고 떠올리는 기억, 이미지, 생각은 생생한 '진짜 사과'가 아니듯이, 그렇게 소리가 일어났다 사라진 뒤에 남는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 기억, 이미지, 그림자는 전혀 그 소리 자체의 진실이 아닙니다. 


소리가 일어났다 사라진 뒤에 남는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 기억, 이미지, 그림자 그것을 진짜라고 여겨서 거기에 집착하게 되면, 그 그림자, 이미지, 상, 분별심 그것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어떤 사람이 내 단점을 말했어요. 그런데 그 말 소리는 이미 일어났다 사라져버렸습니다. 이미 왔다가 가버렸어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어리석고 허망하게  그 말 소리를 내 식(識), 알음알이, 지식, 분별심, 분별의식 대로 시비하고 분별하고 비교하고 판단하고 해석해서 인식하고 집착해서 허망하게 괴로워합니다. 


저 사람이 나에게 욕했다거나, 그래서 화가 난다거나, 정말 내가 그런 단점이 많은 사람인가 생각에 생각을 계속하면서 계속해서 내 단점을 말한 그 말 소리에 마음이 머물러 얽매이고 집착하게 되고, 화도 나고 속상하게 됩니다. 


그런데 내 단점을 말한 그 소리에 마음이 머물러 얽매이고 집착하게 되고, 화도 나고 속상하고 괴로워하게 되는 것은 

이미 지나가 사라져간 그 말 소리에 대해 내가 만들어 놓은 이미지, 그림자, 상, 분별심, 해석을 붙잡아서 진짜라고 여기면서 내 스스로 얽매이고 걸려들어 괴로워하는 어리석고 허망한 짓일 뿐입니다. 


전혀 괴로워하고 그럴 필요가 없는 겁니다. 남이 말한 그 말 소리로 인해 괴로워하는 것은 두 번째 화살을 맞는 것입니다. 두 번째 자리에 떨어진 것이지요. 그 사람의 말 소리는 이미 사라져버렸습니다. 이미 왔다가 갔어요.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 즉 생멸법(生滅法)으로 그 말 소리가 일어난 그 순간 이미 사라졌습니다. 


말 소리가 이미 사라진 뒤에 남은 허망한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 이미지, 그림자, 상(相)을 붙잡아 집착해서 스스로 그것들에 사로잡히지만 않으면 아무 문제도 없고 어떤 괴로움도 없습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 인연따라 그것을 판단도 하고 해석도 하되, 그것은 왔다가 가버리는 생멸법이어서 실재(實在)가 아님을 분명하게 알아 생멸법 거기에 속지 않고 끌려가지 않고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어 쓰는 것이고, 하되 함이 없이 하는 것입니다.


진짜만 상대하세요. 사실만, 실재만 보세요. 이미 지나간 쓰레기에 어리석고 허망하게 사로잡히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