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의 진실은 뭔가? - 몽지와 릴라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나는 왜 사는가?', '나는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왜 괴로운가?' 대부분의 사람은 보통 사는 일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보니 눈앞의 일을 따라가는데 여념이 없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갖고 살아온 날들을 스스로 돌아볼 때가 있다. 이런 의문들이 끝끝내 스스로 해소되지 않아 마음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나름대로 수행을 하고 스승의 가르침을 받더라도 이런 식의 의문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그래서 여전히 사람에 대한 의문과 불만족이 남아있고 그것을 해결해보려는 마음이 생긴다. 이때 일어나는 질문은 내용이 좀 다르다. '나는 왜 깨닫지 못하는가?', '나는 마음공부를 하는데도 왜 만족스럽지 않은가?', '나는 어떻게 하면 깨달을 수 있을까?', '나는 어떤 방식으로 공부해야 더 편안해지고 밝아지는가?'
이같은 질문은 마음공부 모임을 하다 보면 참가자들부터 흔히 듣는 질문이다. '나는 아직 깨닫지 못한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깨달아지죠?', '나는 아직 '이것'이 실감 나지 않아요. 어떻게 공부해야 하죠?','이것'이 실감 나는데도 여전히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불안과 초조함이 사라지지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한편으로는 이해되는 면도 있지만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 마음공부가 무엇인지 모르고 그동안 행해오던 분별심(分別心)으로 하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질문에 맞는 답을 준다면 그 질문자를 더욱 구속하는 길로 이끄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에 빠져 의문을 만들고 스스로 그 망상에 걸맞은 해답을 요구할 때, 그 질문자에게 '이렇게 하십시오 저렇게 해보십시오' 하는 대답은 그의 망상과 함께 엮어 들어가 그를 더욱 구속하게 된다. 대답을 듣는 사람은 그 사실을 모르고 들은 말을 옳다고 여겨 공부의 기준으로 삼고 붙잡고 있다. 이미 기존에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固定觀念)들을 놓아버리기도 바쁜데 새로운 분별심(分別心)을 받아들여 마음에 담아두게 된다.
이 마음공부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거나 특별한 공부의 기준을 제시받아 그것을 성취하는 일이 아니다. 언제나 매순간 순간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진실, 이것에 대한 돌이킴이고 깨달음이 마음공부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진실에 눈떠 그것과 하나가 된 삶을 살 뿐이지 다른 일이 없다. 그동안 사로잡혀 왔던 고정화된 생각과 감정이 허상, 허깨비임을 깨달아 아무 일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그가 요구하는 질문에 맞는 대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보게 할 뿐이다.
몸이든 사물이든 느낌이든 생각이든 감정이든 욕망이든 알음알이든 그같은 대상들을 받아들이고 집착하고 의지하는 쪽이 아닌, 그같은 모든 대상들이 바로 마음이여서 마음 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는 지혜가 열리고 자기조차도 본래 없다는 진실을 보는 일이 마음공부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무엇인가? 항상 이 질문이 마지막 질문이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일어나고, 이런저런 의문이 일어나고, 이런저런 분별을 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그것에 따라 느낌이나 감정도 일어난다. 매 순간순간 허망한 의식이 일어나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다. 매 순간 순간 찰나찰나 어떤 생각이 일어나고 사라지고 한다. 상황이 달라지더라도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텅~빈 바탕자리만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이것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의 진실이다. 진실, 진실, 진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직면한 진실에 대한 환기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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