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본래 잠들지 않는 이것

장백산-1 2021. 2. 21. 18:54

본래 잠들지 않는 이것      / 대원스님


에너지의 파동인 생각이 일어난 것을 보는 것은 에너지 파동의 파장(뇌파)이 있어서 생각이 일어난 것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생각이 안 일어나면 에너지 파동의 파장이 없어서 생각을 볼래야 볼 수 없고 모르는 것이다. 당나라 때 대이삼장(大耳三藏)이라는 중이 타심통(他心通)을 했으나, 혜충국사의 마음은 못보았던 유명한 일화가 있다.

『남양 혜충(南陽慧忠:?~775) 스님은 육조 혜능(六祖慧能)의 법을 이은 큰 스님인데 당 숙종 때 국사(國師)로 계셨다. 하루는 당나라 황제가 혜충 국사의 처소를 방문하여 한가지 청(請)을 드렸다. "서천(西天)에서 온 대이삼장(大耳三藏)이 라는 중이 타심통(他心通)으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있다고 하니 국사께서 한번 시험해 보십시오."

그래서 혜충 국사께서 대이삼장이라는 스님을 불러 물으시기를, "그대가 타심통(他心通)으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있다고 했는가?" 하니 대이삼장이 그러하다고 대답했다. 혜충 국사께서는 잠시 동안 가만히 계시다가 대이삼장에게 묻기를, "노승(老僧)의 마음이 지금 어디에 있는고?" "국사께서는 일국(一國)의  스승이시거늘, 어찌하여 촉천(蜀川)강 위에 배들이 경주하고 있는 것을 보고 계시옵니까?" 

국사께서 또 잠시 가만히 계시다가, "노승의 마음이 지금은 어디에 있는고?" "국사께서는 일국의 스승이시거늘, 어찌하여 천진교(天津橋)위에서 원숭이들이 서로 희롱하는 것을 보고 계십니까?"

혜충 국사께서 또 잠시 계시다가 물으셨다. "지금은 노승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고?" 대이삼장이 이번에는 아무리 혜충 국사의 마음 찾아도 혜충 국사의 마음 있는 곳을 찾지 못하여, "아무리 찾아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자, 국사께서 큰 소리로, "타심통(他心通)이 어디에 있는고?" 하고 꾸짖으셨다.

생각이 일어난 것을 보는 거는 과학에서도 기계를 이용해서 연구하지만, 기계 가지고 연구하는 건 아직 멀었고, 그냥 우리가 앉아서 상대방의 마음 일으키는 것을 볼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이 일어나면 일어난 생각은 에너지의 파동이이기에 파장(뇌파)이 생기는데, 생각을 일으키지 아니하면 에너지 파동이 없고 따라서 따라서 파장(뇌파)가 생기지 않았으니까 생각(마음)을 볼려고 해도 볼 수가 없다는 거다.
 
내가 과거에 뇌파를 측정하는 기계가 카톨릭병원에 있다고 해서 시험한 적이 있는데,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자는 상태에서 뇌파가 흐르는 걸 밤새 측정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의사가 "수많은 사람들의 뇌파를 측정했는데 수면제를 먹으면 다 잠을 자는데 왜 스님은 수면제를 먹고도 잠을 안 잡니까?"하였다.  24시간 잠자는 뇌파는 없고 뇌파가 고르게 일정하여 깨어있는 뇌파이지 잠자는 뇌파는 없다는 거였다. 그대로 깨어 있다는 거다.

어떤 약의 기운으로도 잠을 재울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본래(本來)부터 천연적(天然的)으로 깨어있어서 영원히 잠자지 않는 것이 있다. 천연적으로 깨어 있는 그게 중요한 거다. 그걸 바로 체득해서 깨달으면 혼미하지 않는다. 그리 되려면 화두를 일념으로 해서, 그 일념이 커지고 커지는 속에서 깨달아야 한다. 깨닫지 않고는 일념이 아무리 커진다 해도 한 생각이 어디 갈 수가 있나? 생각이 일어나는 거는 금방 바뀐다. 생각이 나오는 거는 언젠가는 바뀐다. 또 다른 생각이 나오게 된다. 그래서 생각으로 지어서 하는거는 안되고, 본래 깨어있는 불생불멸(不生不滅)하는 불생불사(不生不死)하는 불거불래(不去不來)하는 마음을 공부해서 깨달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어서 나오는 것은 다 없어지는 허망한 것이다. 천연적으로 본래 깨어있는, 성성(惺惺)히 깨어있어서 혼미하지 않는 것을 바로 깨달아야 된다.

본래 잠들지 않는 이것은 체득(體得)해야지 과학으로 되는 게 아니다. 분별을 하는 생각으로 이런 건가 하는 건 벌써 틀렸다. 생각으로 지어서 하는 거는 다 틀린 거다.

('2017.07.16 대원스님 소참법문), 출처: 학림사 오등선원 지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