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이 세상 모든 것은 산골짝기에 울려퍼지는 메아리와 같다.

장백산-1 2021. 3. 24. 15:33

이 세상 모든 것은 산골짝기에 울려퍼지는 메아리와 같다.    - -  몽지와 릴라

 
사람들은 제각각 지금 이 순간에 여러가지 경험들을 할 것이다. 사물이 보이기도 하고,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여러 생각들이 일어나기도 하고, 느낌이 일어나기도 하고, 의지나 의도가 일어나기도 할 것이다. 온갖 종류의 사물들이 저절로 보인다. 책이 보이고, 컵이 보이고, 인쇄된 글자들이 보인다. 소리가 들린다. 텔레비전 뉴스의 앵커가 뉴스를 전하고 있고, 화면이 바뀌면서 뉴스의 현장이 나타나고, 기자의 진지한 목소리가 들린다. 뉴스의 내용을 따라 이런 저런 생각도 일어난다. 아픔도 느껴지고 걱정도 일어난다.

지금 이 순간에 다양한 이런 경험들은 저절로 일어나는 경험들이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느끼는 것, 아는 것 등은 내 의지나 의도와 무관하게 저절로 일어나는 것들이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느끼는 것, 아는 것 등을 사람의 의도나 의지대로 제어하거나 없앨 수는 없다. 하늘에 떠가는 구름이 무심히 흘러가듯, 태양이 일체의 차별이 없이 모든 대상들이나 모든 사물들을 비추어주듯,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느끼는 것, 아는 것 등은 아무 의도없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저절로 들리고, 저절로 보이고, 저절로 느끼고, 저절로 알고, 저절로 생각이 일어나고, 저절로 느낌이 일어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똑같은 경험을 한다.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두 갈림길에 놓인다. 저절로 들리고, 저절로 보이고, 저절로 느끼고, 저절로 알고, 저절로 생각이 일어나고, 저절로 느낌이 일어나는 이 모든 일들이 '하나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분명하게 자각하지 못하면 일어나는 그러한 현상(現象)들에 사로잡힌다. 

다시 말해 책에 마음이 사로잡혀 책이 따로 있다고 여기게 되,  책을 보는 내가 따로 있다고 여기게 된다. 이와같은 착각(錯覺)은 너무도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행해온 습관(習慣)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일어나고 있는데 사람들은 스스로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지금 글이 따로 있고, 글을 내가 따로 있고, 읽고 있는 분리가 자기 현실이라고 착각(錯覺)하면 그것은 순식간에 이 마음에서 분별되어 일어난 영상(影象)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저 글과 그 글을 읽는 내가 순식간에 일어난 분별의식, 분별심, 분별을 하는 생각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도 채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경험들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이렇게 자연(自然)스럽게 일어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모든 생각이 일어나고, 모든 느낌 감정이 일어나고, 모든 소리가 일어나고, 모든 사물이 드러나고 있지, 저기 어디에 따로 있는 곳이 아니다. 이것은 마치 산골짝기에서 울려퍼지는 메아리가 저절로 반응하는 것이듯이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느끼는 것, 아는 것 등이 무심하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다. 이 사실을 확실히 모르면 컵은 컵이고, 나는 나고, 하늘은 하늘이고, 땅은 땅인 것이 자기의 현실세상이 된다. 순식간에 일어난 분별의식, 분별심, 분별을 하는 생각에 사로잡힌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그것들이 정신적인 현상이건 물리적인 현상이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투영(投影)에 불과할 뿐이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단지 마음의 그림자일 뿐이라는 사실을 뚜렷이 볼 수 있다면 모든 것은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음이 이 세상 전체를 머금기도 하고 토해내기도 하고 있다. 텅~빈 마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다. 사람도 없고 사물도 없다. 사람 모양, 사물 모양이 바로 텅~빈 마음이다. 만물이 그 모습 그대로 텅~빈 마음이니 만물이 그 모습 그대로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이같은 사실을 분명하게 알아차릴 수만 있다면 모든 일상(日常)이 마치 소리에 반응하는 메아리 같고, 산하대지가 무심히 물에 비치는 그림자 같아 평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