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지금 있는 이대로와 싸울 때

장백산-1 2022. 3. 1. 14:15

지금 있는 이대로와 싸울 때   - - 법상스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당신의 눈에 보이는 것이 무엇이 있나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무엇이 있나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진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가 전부 다 입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우리는 평생을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만을 계속해서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하는 말이 관념적으로 하는 말인가요? 아닙니다. 평생을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만을 계속해서 살아왔다는 말은 
생생한 경험으로, 삶으로 증명된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의 경험으로 증명된 것만이 진실입니다.

삶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전부였었습니다. 다만, 내 생각이 '지금 여기 있는 이것'은 싫고 '내가

생각해 둔 더 좋은 것이 있으니 그것을 가져오라고' 말할 뿐이죠. 그러면서 '지금 여기 있는 이것'은 싫으니 이것을 피해 

도망치기 위해 애를 씁니다. 혹은 '지금 여기 있는 이것'이 너무 좋아보여서 집착과 애착을 일으켜, '지금 여기 있는 이만큼 

보다 더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요? 지금 여기 있는 이만큼만 언제나 있을 뿐이죠. 우리는 언제나 있을 뿐인 지금 여기 있는 이만큼만과 
항상 싸우고 있습니다. 생각은 언제나, 지금 여기 있는 만큼보다 더 많거나, 더 적게 현실을 바꾸려고 기를 씁니다.

생각이나 분별심은 언제나 지금 여기 있는 것을 집착하거나, 거부하죠. 그래봤자, 삶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만큼'을 우리 앞에 펼쳐보입니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든, 상관치 않고 늘 한결같이 '지금 여기 있는 이만큼만'을 
펼쳐보여줍니다. 평생토록 그렇게 해왔지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펼쳐진 삶과 우리는 평생토록 싸워왔습니다. 평생 우리는 졌고, 그로 인해 괴로워했습니다.
몇 십 년 그렇게 당해왔으면 이제 진실, 즉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펼쳐진 삶을 눈치를 챌 때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전부구나. 삶은 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전부였었구나. 
괜히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과 허망하고 헛되게 싸워왔구나'하고 눈치채고, 깨달아, 현실과 싸우거나, 
현실을 피해 달아나려 하던 모든 노력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과 함께 살아주면 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과 함께 춤을 추고 마음껏 놀아주세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삶에서 더이상 무엇을 해야 할 일이 없어집니다. 괜히 힘쓰고, 힘빼고, 짜증내고, 싸우고, 도망칠 
일이 사라집니다. 가볍게, 즐기듯, 놀이하듯, 릴렉스한 상태에서 살아가면서도 그 무위의 함이 없는 가운데 무한한 힘과 
지혜와 열정이 삶을 꽃피우게 되지요. 한 송이 아름다운 장엄한 연꽃이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