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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법은 없다. 너 자신이 있을 뿐

장백산-1 2022. 2. 27. 16:14

비법은 없다. 너 자신이 있을 뿐

 

'무엇을 얻겠다고 추구하는 자'가 되지 말고,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을 누리는 자'가 되라. 얻으려하는 자는 지금 여기에 얻으려고 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만족하지 못하고 궁핍하며 결핍되어 있는 상태다. 그렇기에 얻으려고 하는 그것을 얻으려 계속해서 찾아 다닌다.

 

지금 여기에 없는 것을 끊임없이 찾고자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무엇엔가 쫒기듯 바쁘고, 얻고자 하는 것을 찾아 구할 때까지는 얻고자 하는 일을 쉴 수가 없다. 그래서 에너지는 고갈되고 힘은 점점 빠져간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을 누리는 자는 이미 있는 것을 그저 누릴 뿐이다. 누리려면 이미 누리고자 하는 그것이 지금 여기에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이미 완전하게 모든 것이 주어져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없다는 생각만 없으면 모든 것은 이미 완전하게 주어져 있다. 구하려고 하는 자는 궁핍하지만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을 누리는 자는 풍요롭다. 누린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누리는 것이다.

 

누리는 자는 늘 한가하고 특별히 해야하거나 얻어야 할 것이 없기에 에너지 낭비가 적다. 힘들이지 않고 그저 매 순간순간 지금 여기에 존재할 뿐이다. 우리 삶에 더 이상 얻어야 할 것은 없다. 더 얻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있을 뿐이다. 매 순간순간 지금 여기에 주어진 것이야말로 진리가 우리를 구원키 위해 보내준 최상의 선물이다.

 

영화 ‘쿵푸팬더’의 마지막 대사에 이런 자막이 나온다. “There is no secret ingredient. Just you are” (비법은 없다. 단지 너 자신이 있을 뿐이다) 진리, 행복, 깨달음을 얻기 위한 특별한 비법이나, 확실한 수행법은 따로 않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이렇게 존재하고 있는 우리 자신 그 자체가 바로 ‘그것, 진리, 행복, 깨달음’이기 때문이다.

나라는 존재, 우리라는 존재가 바로 답이다. 지금 여기에서 나에게 주어진 있는 그대로의 삶 그것이야말로 더하고 뺄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진리, 행복, 깨달음이다. 우리의 본래성품은 이처럼 없던 것을 새롭게 얻는 것도 아니고, 신비로운 비법을 통해 얻는 것도 아니며, 본래성품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노력이나 방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지금 여기 이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허용하고, 있는 그대로의 것들이 오고 갈 수 있도록, 지금처럼 흐를 수 있도록 조작하지 않고 애쓰지 않고 내버려 둘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리, 행복, 깨달음을 드러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방법이라고 할 것도 아니다. 못나면 못난대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들지 않는대로, 돈이 없으면 없는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외로우면 외로운대로, 남들이 나를 비난하면 비난하는대로, 그것이 그 무엇이 되었든 지금 여기에 있는 이 모습 그대로에 대해 ‘예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시시하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런 말이야 너무 많이 들어 본 말이다. 그렇다. 삶을 받아들여라. 수용해라. 이런 말은 너무 많이 들어봤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너무 많이 들어보기는 했지만, 단 한 번도 직접 그렇게 살아보지는 않았다. 삶을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에조차, 받아들이고 나면 무언가 달라지겠지 하고 바란다.

 

그런식으로 삶을 받아들이는 것은 진정한 받아들임이 아니다. 진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노력을 하는 척 하는 것에 불과하다. 지금 여기 있는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데는 노력이 필요없다. 그저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 그냥 있기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괴로울 때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받아들임을 선택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은 참된 받아들임이 아니다. 괴로울 때,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금까지 해 왔던 그 모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다. 괴로울 때 그저 지금 이대로의 괴로움을 인정하고 괴로움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괴로워해 주겠노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괴로울 때 괴로워하는 것이야말로 괴로움을 다룰 수 있는 가장 뛰어난 무위의 방식이다. 방법 아닌 방법인 것이다.

 

문제가 생길 때,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찾던 그 방식을 내려 놓아보라. 문제가 생긴 것 그것 자체가 바로 문제로써 온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참된 답으로써 온 것임을 인정해 보라. 문제는 문제가 아니라 답 그 자체다. 문제와 함께 있기를 선택해 보라. 문제와 함께 있기를 받아들이고 온전히 누리고 경험할 때 모든 것이 주어진다. 답을 찾으려는 생각을 내려놓는 순간 우리는 이미 답 속에 있었음이 드러나는 것이다.


2017.03.13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