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모든 것이 그냥 자유롭게 오고 가도록 허용해주기

장백산-1 2022. 5. 8. 15:53

모든 것이 그냥 자유롭게 오고 가도록 허용해주기


행복이 내게 찾아온다고 그것을 더 많이 가지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행복이 멀어져 간다고 그것을 더 오래 누리려고 못 가도록 붙잡으려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인연 따라 모든 것은 올 때가 되면 오고, 갈 때가 되면 갈 뿐입니다. 인연 따라 오고 가는 모든 것은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그저 인연 따라 그렇게 흘러가는 것일 뿐입니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이 세상 모든 것이 항상하지 않고 매순간 변화함)이 진실이듯, 매순간 변화하는 이 세상 모든 것은 그대로 진실입니다. 그러니 이 세상 모든 것을 내가 어떻게든 나한테 더 오래 붙잡아 두려 하거나, 더 많이 가지려고 할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내 인생에 무엇이든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세요. 그렇게 하는 것이 부처님의 명호(名號) 중 하나인, 여래여거(如來如去)라는 뜻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여여(如如)하게 있는 그대로 자유롭게 진리로써 오고, 진리로써 가도록 내버려 두는 분이 바로 부처님(각자, 깨달은 자)이라는 말입니다.

내 삶에 등장하고 퇴장하는 것들을 내가 주도적으로 붙잡거나 밀쳐내려고 애쓰는 대신에, 나는 그저 관객석에 앉아, 내 삶에 등장하는 그 모든 것이 자유롭게 오고 가도록 허용한 채, 다만 분별없이 바라보는 관찰자, 구경꾼으로 남는 겁니다.

스크린 위에 상영되는 영화의 내용과는 상관 없이 스크린은 언제나 영화의 내용에 물들지 않듯이, 내 삶 위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사라지더라도, 그 일들에 깊이 개입하지 않으면, 언제나 나는 스크린 처럼 텅 빈 바탕 배경으로 남게 됩니다. 전혀 흔적 없이, 걸림없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2019.02.13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