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분별하지 않으면 세상 전체가 그대로 나입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일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기절을 했다거나, 깊은 잠에 빠졌다고 생각해 봅시다
꿈도 없는 깊은 잠 속에 빠져 있을 때나, 기절해 있을 때나, 그때는 텅 비어 있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때는 생각도 없고, 고민도 없고, 부모나 자식도 없고, 우주도 삶도 없고, 그동안 해오던 괴로움도 없습니다.
그때는 분별의식 분별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그 순간엔 분별심 분별의식 분별하는 생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절했거나 깊은 잠에 빠져있던 그때도 여전히 나는 살아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살아있는 나에게 괴로움이 없습니다. 나도 너도 없고, 생각도 없고, 온갖 세상사가 없습니다.
과거의 기억도 없고, 미래의 계획도 없고, 그저 텅 비어 있습니다.
기절했을 때나 깊은 잠에 빠져있을 때는 분별의식 분별심이 작용하지 않고 분별망상과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니 괴로움도 없습니다. 괴로움은 분별의식 분별심 분별망상 생각이 만들어낸 환상이기 때문입니다.
기절한 상태나 깊은 잠에서 막 깨어날 때, 그때 그 순간 갑자기 온 세상이 단박에 확 나타납니다. 그러면서
나라는 인식도 생기고, 너라는 생각, 세계라는 인식도 생기며, 기억도 돌아오고, 괴로웠던 일들도 떠오릅니다.
분별이 없던 세계가 다시 분별이 있는 세계, 내가, 삶이 시작된 것이지요. 분별 망상의 허망한 세계가 조작된 것입니다.
기절했을 때와 기절한 상태에서 깨어났을 때는 무엇이 달랐을까요?
다른 것은 분별의식 분별심 분별망상 생각이 있느냐 분별의식이 없느냐에 차이가 있었을 뿐입니다.
분별의식이 생기면 거기에 따라서 세계도 생겨나고, 나도 생겨나고, 아상과 법상이 생겨납니다.
기절한 상태에서 딱 깨어나는 바로 그 순간, 세상 전체가 한 눈에 확 들어오는 그 깨어있음,
그때가 그 순간이 바로 참된 나의 본래면목 자성입니다.
그 짧은 순간, 그때가 분별함이 없이 있는 그대로를 확인합니다.
눈에 들어온 세상 전부가 한꺼번에 분별없이 통으로 인식됩니다.
온 우주 전체가 그대로 나인 것이지요.
그러나 곧장 이 몸은 '나'이고, 눈에 보이는 것은 '세계'라고 분별하면서부터 곧장 분별의식의 세계,
중생의 세계로 떨어집니다.
분별하지 않을 때, 그때 나와 세계라는 분별이 없고, 온 우주가 통으로 그냥 있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나 본래면목입니다. 참나라는 말이 별로 마음에 안들지만, 참나는 이처럼 분별되지 않는,
전체로써의 나입니다. 온 우주 전체가 그대로 나입니다.
둘로 나누고, 분별하면 곧장 어긋납니다. 분별하지 않으면, 이 모든 것, 제법, 전체가 그대로 나입니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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