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듯한, 있는 것 같은
불교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고정된 실체가 없기 때문에 비실체성, 무아(無我), 무자성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실체적인 나, 실체적인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없다는 말이지요.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인(원인)과 연(조건)이 화합하여, 즉 인연따라 잠깐 생겨났다 사라지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인연생(인연따라 생겨나고) 인연멸(인연따라 사라지는) 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처럼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있는 것 같은 것'일 뿐, 진짜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진짜 내가 아니라 나인 것 같은 것일 뿐입니다.
내 몸이 늙고 병들고 죽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런 듯 보일 뿐입니다.
세상도 진짜 세상이 아니라 세상인 것 같은 것이고,
화가 나더라도 그 화는 진짜로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인연따라 화라는 실체 없는 무언가가 일어났다가 사라질 뿐입니다.
그 화의 에너지를 실체화시켜서 계속 되뇌이면서 화 속에 빠질 필요가 없습니다.
화는 화가 아니라 화 난 것 같은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성공도 진짜 성공이 아니라 성공한 것 같은 생각일 뿐이고, 실패도 실패가 아니라 실패한 것 같은 생각일 뿐입니다.
세상 모든 것들이 이처럼 진짜 그것이 아니라, 그것인 것 처럼 보일 뿐이라는 사실을 자각한다면, 그 어떤 것에도 과도하게 휘둘리지 않을 것입니다. 있는 듯 보이는 것일 뿐, 진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있는 듯한", "있는 것 같은" 이 사실을 사유해 보세요.
세상의 모든 괴로움 속에 빠져 몸서리치던 마음이 실체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나를 짓누르던 모든 것들이 진짜가 아니라 '있는 듯한' 것임을 알고 편히 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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