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도 재산도 어떤 소유물도 내것이 아니다
어리석은 범부는 나를 나라고만 보아 나에게 집착한다. 그러나 필경에는 나도 없고 내 것도 없나니 나를 비우고 내 것이라는 생각도 비워야 한다.
법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면 나와 법이 생기고, 법이라는 생각이 사라지면 나와 법도 사라진다.
한 생각 일으키면 세계가 나뉘지고 한 생각 놓아버리면 세계가 고요하다. - - [빈비사라왕영불경(頻琵娑邏王迎佛經)]
'어리석은 사람은 내 자식이다' '내 재산이다' 하면서 괴로워한다.
사실 내 몸도 나의 것이 아닌데, 어찌 자식이나 재산이 나의 것일 수 있겠는가. - - [법구경]
‘내 자식이다’ ‘내 재산이다’ ‘내 생각이다’ ‘내 것이다’ 하는 생각은 전부 다 어리석은 생각이다. 나도 내가 아닌데, 이 몸도 이번 한 생 잠시 쓰고 나면 우주법계로 돌려 주어야 하는데, 하물며 내 소유물을 어찌 ‘내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우주법계에서 잠시 빌려 쓸 뿐이다. 이 몸도 우주 법계에서 잠시 빌어다 쓰는 것이고, 내 소유물도 잠시 우주법계에서 빌어다 쓸 뿐이다. 그러니 내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데 집착할 것이 없다.
몸도 이 우주에서 품어 낸 온갖 음식을 잠시 빌려 유지하고 있을 뿐이고, 생각도 이 세상의 수많은 생각들을 인연 따라 잠시 채용하여 내 방식대로 조합해 쓰고 있을 뿐이며, 자식도 우주적인 법계의 인연과 업의 법칙에 따라 잠깐 부모의 몸을 빌려서 나왔을 뿐이다. 세상 모든 것들이 이처럼 다른 모든 존재들에 의지하여 다만 잠시 그 모습을 취하고 있을 뿐이다.
세상 모든 존재는 우주의 것이며, 다른 모든 존재들의 것이다. 내가 곧 우주이며, 또한 나는 우주의 모든 존재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 어찌 내가 누구를 소유하고, 내가 무엇을 집착하고, 누가 무엇을 소유할 수 있겠는가. 온 우주는 전체가 전체에 의존해 존재하며, 전체가 전체에 의해 소유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신성한 우주적인 것에 ‘내 것’이라는 울타리를 치면서부터 사람들은 우주로부터, 진리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내 것’이다 라는 울타리를 걷어 내면 모든 것이 그대로 있을 곳에 있고, 제자리를 찾는다. 한 생각 일으켜 ‘내 것’을 만들면 세계가 나뉘어 시끄럽지만, 한 생각 놓아 ‘내 것’을 걷어내면 세계도 나도 나뉘지 않아 고요하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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