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을 놓아 버려라
마음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따지지 말라.
좋은 것에서부터 슬픔이 생기고, 근심이 생기고, 속박이 생겨난다.
[법구경]
세상을 볼 때 사람들은 거의 자동적으로 좋아하거나 싫어한다고 분별을 한다. 모든 사물이 좋거나 싫고, 모든 문제가 옳거나 그르다. 세상을 대할 때 우리는 왜 습관적으로 좋거나 싫은 어느 한 쪽을 택해야 하는 것일까. 왜 좋거나 싫다는 판단을 버리고 그저 그 현실을, 그 상황을, 그 사람을, 그 문제를 다만 묵묵히 지켜볼 수는 없는 것일까. 좋고 싫은 양극단은 둘 다 괴롭다. 좋다고 판단하면 집착이 생겨 괴롭고, 싫다고 판단하면 증오가 생겨 또한 괴롭다.
사람들은 보통 싫은 것이 올 때 분명하게 싫어하고, 멀어지려 하고, 증오하면서 싫은 것이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본다. 싫은 것은 죽어도 싫기 때문에 그것들이 범접하지 못하도록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것에 대해서는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좋은 것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방비 상태다. 사실 싫어하은 것 보다 더 주의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바로 좋아하는 것이다. 경전의 말씀처럼 좋아하는 것에서 슬픔이 생기고, 근심이 생기며, 속박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싫어하는 것에서 생기는 미움은 오히려 비워내기 쉽지만, 좋아하는 것에서 오는 애착과 근심과 속박은 우리를 꽁꽁 얽어맨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야말로 우리가 비워내고 또 비워내려 애를 써도 도무지 비워지지 않는 마지막 결박이다. 좋아하는 것이 내게 다가오는 그 때를 주의깊게 지켜보라. 사랑도, 소유도, 물질도, 돈도, 좋은 집도, 좋은 차도, 모든 좋은 것들이 내게 밀물처럼 밀려오는 바로 그 순간이 내 인생 최고의 위기이다. 주의 깊게 지켜봄으로써 좋아하는 것으로 인한 슬픔과 근심과 속박을 떨쳐 버리라.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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