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죄라는 실체는 없다

장백산-1 2024. 10. 18. 22:11

 

 

어리석은 사람들은 갠지스강이 성스러운 강이라 사람이 지은 죄를 씻어주는 강물이라고 여기지만

설사 갠지스강 물이 아무리 깨끗하다 해도 사람이 지은 죄를 깨끗하게 씻어줄 수는 없다.

자신의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라면 구덩이 물에서 목욕을해도 죄가 없어 마음이 깨끗하거늘

일부러 애써서 갠지스강을 찾아 나설 필요가 있겠는가?

 

[잡아함경(雜阿含經)]

 

인도 사람들은 갠지스강이 성스러운 강이라 여겨 그 강물에서 목욕을 하면 지은 모든 죄가 깨끗이 씻어진다고 생각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인도 사람들은 갠지스강을 찾아 절로 교회로 성당으로 또 그 어떤 곳으로 찾아 나선다. 그러나 사람이 지은 죄를 씻어주는 물이나 양약은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지은 죄를 씻어내고자 한다면 다만 죄의식에 물든 자신의 마음을 깨끗이 소멸하여, 마음을 맑게 비웠을 때 가능해진다. 본래 선과 악이라는 구분이 없어, 절대악이나 절대선이 없으며, 인연 따라 같은 행위가 어떤 곳에서는 악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곳에서는 선이 되기도 할 뿐이다.

 

사실 죄라는 것은 본래 텅 비어 그 실체가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죄는 어떤 실체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죄의식'을 말한다. 죄의식이 죄이지, 죄라는 것의 실체가 본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듯 죄는 실체가 없어 마음 따라 일어나는 현상이니, 마음에서 죄의식이 소멸하면 죄 또한 소멸되고 만다.

 

죄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그 많은 죄는 다 마음이 지은 것이니, 마음이 없으면 죄 또한 없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이라는 것이 실체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마음의 그림자인 죄의식 또한 신기루요 환영처럼 실체가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되어 죄 또한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참회한다는 그 말 속에 참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체가 없는 마음과 죄의 본성을 올바로 관찰함으로써 죄의식에 사로잡힌 마음을 비워버릴는 것이야말로 참된 참회다. 간지스강에 몸을 씻을 것이 아니라 죄의식에 사로잡힌 마음의 때를 씻으라.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