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受)적 괴로움의 소멸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았거나, 감정적으로 싫은 느낌을 계속해서 받아야 한다면 그것은 ‘수온(受蘊)의 괴로움’이다. 고수(苦受), 즉 사람들에게 싫은 느낌이 올 때 사람들은 괴로움을 느낀다. 그렇다면 이 괴로운 싫은 느낌은 항상 실체적이거나 고정된 느낌이나 감정일까?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나에게 그는 ‘싫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지만, 그의 부모님에게 그는 ‘좋은 느낌’을 주는 사람일 것이다. 그 사람 자체에 고정된 실체적인 ‘싫은 느낌’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했던 사람이라도 배신감을 느끼고 헤어졌다면, 일순간 ‘싫은 느낌’으로 바뀌게 되기도 한다.
상황도 그렇다. 덥고 땀이 많이 나는 상황일때는 ‘싫은 느낌’이겠지만, 사우나를 하거나, 운동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땀나는 상황이 ‘좋은 느낌’일 수도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좋은 느낌을 느낄 것인지, 싫은 느낌을 느낄 것인지는 외적인 바깥 상황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는 것이다. 감정과 느낌은 고정된 실체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느끼던 괴로움의 원인이 ‘수온의 괴로움’임이 판명 났다면, 이제 수온 무아의 사유를 통해 그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타의에 의해 운동을 시작하게 되어 너무 하기 싫은 느낌이었을지라도, 마음을 바꾼다면 그 운동이 건강관리의 행복한 느낌으로 바뀔 것이다. 이처럼 어떤 싫은 느낌이 일어날 때, 무작정 그 느낌에서 괴로움을 받지 않아도 된다. 느낌은 실체가 아니기에 얼마든 그 느낌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느낌을 바꾸는 것보다 더 근원적인 수행이 있다. 올라오는 느낌을 분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수념처(受念處)의 수행이다. 올라오는 느낌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만 해도 그 느낌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다. 통찰을 통해 좋거나 나쁘다는 것이 실체가 아닌 내가 만든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느낌관찰을 통해 느낌에 속지 않고, 수온이 무아임을 깨닫게 된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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