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觀念)적 괴로움의 소멸
‘상온(想薀)의 괴로움’은 생각, 사유, 관념적 괴로움이다. 예를 들어 어릴 적에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기억이 있는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늘 마음속에는 ‘버림받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관념 속에 자리 잡게 될 지도 모른다. 어릴 적 마음에 입은 상처나 트라우마로 인한 괴로움도 ‘상온(생각, 사유, 관념)’의 괴로움의 일종이다.
‘나는 운동신경이 없어’, ‘나는 미술에는 소질이 없어’, ‘나는 많은 사람들 앞에만 서면 떨려’, ‘나는 축구는 못해’, ‘나는 능력이 없어’ 등의 생각, 사유, 관념들 또한 스스로 과거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 놓은 표상이며 관념일 뿐이다.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하다가 망신을 당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나는 사람들 앞에서는 말을 잘 못한다’는 관념에 사로잡힐 것이고, 대중 앞에서 말할 그런 기회가 생기면 괴로울 것이다. 그러나 상온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언제든 바꿀 수 있다. 불교 수련회에서 이런 학생이 있었는데, 발표를 한 뒤에 크게 칭찬을 받고 난 뒤에 스스로 발표에 대한 두려움을 깬 것이 큰 성과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정관념, 편견, 가치관 등이 절대로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유연하게 변화시킬 생각은 못한 채 한 가지 생각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게 된다면 점점 더 상온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질 것이다. 상온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가슴을 활짝 열고, 생각, 선입견,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상온의 괴로움에 쉽게 빠지거나,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나는 옳다’, ‘나는 안다’는 자기 생각에 대한 고집이 큰 사람이다. ‘모름’, ‘불확실함’, ‘열어 놓음’, ‘집착 없음’, ‘정해진 것 없음’, ‘모든 가능성을 받아들임’ 이라는 덕목들이 자칫 불완전해 보이겠지만,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들이다.
이처럼 상온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마음을 활짝 열고 받아들이는 것과, ‘나는 옳다’, ‘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 고정관념과 자기고집을 내려놓는 것, 생각이 올라올 때는 관찰하는 것 등이 있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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