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허공을 조각해서 부처의 형상을 만들 수 있겠는가? 어떻게 허공에 대해 푸르다거나 누렇다거나 붉다거나 희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법에는 비교할 것이 없다. 설명할 수도 없다. 법신(法身)은 무위(無爲)일 뿐이니, 어떤 헤아림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말한다. “성스러운 본체는 이름이 없고, 참된 이치는 말로 설할 수 없다.” 선지식을 찾아가 하나의 지식과 하나의 이해를 구한다면, 이것은 선지식이라는 마귀에 떨어진 것이니, 말로써 견해를 지었기 때문이다. 사홍서원(四弘誓願)에 발심하여 일체중생을 다함없이 제도한 연후에 내가 성불하리라고 한다면 이는 보살의 법과 지혜라는 마귀에 떨어진 것이니 서원이라는 상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지식은 유(有)에도 집착하지 않고 무(無)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