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루는 중심이 나를 이끌도록 하라
점을 치는 일이나 해몽, 관상 보는 일을 완전히 버리고 길흉화복의 판단을 버린 수행자는
세상에서 바르게 살아갈 것이다.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지 않는 것이나 다 버리고 아무것에도 집착하거나 매이지 않고
온갖 속박에서 벗어난다면, 그는 세상을 바르게 살아갈 것이다.
[숫타니파타]
마음을 공부하는 수행자는 잘 되고 못 되었다는 분별이나, 좋고 싫다는 분별, 옳다 그르다 라는 분별, 그리고 맞다 틀리다라는 분별부터 쉬어야 한다. 그냥 그냥 굳게 믿고 턱 놓고 살면 잘 사는 것이다. 잘 살고 못 살고를 나누어서 잘 사는 쪽을 선택한 그 잘 사는게 아니라 그냥 그 양쪽을 넘어선 잘 사는 것이란 말이다
길흉화복의 판단을 버린 수행자. 이 얼마나 거침없는 훤한 길인가. 내 앞에 펼쳐지는 그 어떤 경계라도 좋다거나 싫다거나, 잘 되고 있다거나 잘 안 된다거나, 길하다거나 흉하다거나, 화라거나 복이라거나 그 모든 분별들을 그냥 다 놓아 버리고 거침없이, 걸림 없이 걸어 갈 수 있어야 한다.
좋고 싫음의 분별이 없으면 아무것에도 집착하거나 얽매일 필요가 없고 그는 온갖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길흉화복을 다 놓아버리면 그냥 다 잘 되고 있는 일인 것을, 애써 좋다 나쁘다 자꾸 분별을 해서 머리를 굴리니까 잘 되는 일이 틀어지고 '내식'대로 짜맞춰지고 만다. 그게 내 딴에는 잘 하려고 그러는 거지만 사실은 머리는 굴리면 굴릴수록, 분별하고 취사선택하면 할수록, 옳다 그르다 나눠 놓고 옳은 것만 택하려 하면 할수록, 바르게 사는 것과는 자꾸 멀어지고 만다.
자기 중심이 자꾸 흔들리고, 내 중심을 내가 굳게 믿고 그 중심 자리에 맡기질 못하니까 내가 나를 이끌어 가질 못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니까 자꾸 바깥으로 찾아 나선다. 점을 보고 해몽이나 관상을 보려고 한다. 밖으로 끄달리는 일체의 분별, 망상, 집착을 다 놓아버리고 내 안의 중심이 나를 이끌고 가도록 하라.
글쓴이 : 법상
'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기(緣起) (0) | 2024.12.12 |
---|---|
열반(3) - 사실 괴로움은 없고 본래 부처일 뿐 (0) | 2024.12.11 |
열반(2) - 나를 괴롭히는 3가지 독(毒) (0) | 2024.12.10 |
걷는 것의 5가지 미덕 (1) | 2024.12.09 |
열반(1)- -괴로움의 소멸과 완전한 행복 (0) | 2024.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