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괴로움은 없고 본래 부처일 뿐
열반이 적정하다는 뜻인 열반적정(涅槃寂靜)에서 열반은 적정과 동의어다. 열반은 니르바나(Nirvana)의 음역(音譯)으로 타오르는 불길을 ‘확 불어서 끈 상태’를 의미한다. 중생들에게 일어나는 탐진치 삼독의 불길을 훅 불어서 꺼뜨린 상태가 열반이자 적정이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열반적정, 해탈, 깨달음의 상태가 따로 있다고 여기면서 열반, 해탈, 부처를 찾아 나간다. 어떤 사람은 열반, 해탈, 부처를 ‘참나’라고 부르면서, 거짓된 나를 버리고 참나를 찾아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삼법인 중 제법무아의 가르침에서 설명했듯이 ‘참나’라고 할 것조차 따로 없다는 가르침이다.
이 말은 결국 열반적정의 상태를 따로 찾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가 그대로 열반이자 적정이다. 대승불교에서는 이를 번뇌즉보리(煩惱卽菩提), 생사즉열반(生死卽涅槃)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우리는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열반적정의 상태를 탐진치 삼독심으로 뒤덮어버린 것일 뿐이다. 본래 드러나 있는 열반이 아닌 탐진치 삼독심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온 것이다. 깨닫고 보니 부처님의 눈에 이 세상은 그대로 열반적정이었다.
그러나 중생들이 탐진치 삼독심의 구름에 가려, 구름 뒤의 찬란한 밝은 지혜의 빛을 보지 못했을 뿐이다. 그 중생의 안목을 흐리게 하는 구름은 삼법인에 대한 무지이며, 탐진치 삼독에 있었다.
지금 여기 펼쳐진 이대로의 삶을 버리고, 나를 버리고, 또 다른 삶 또다른 나를 또다른 부처를 찾아 나설 필요는 없다. 다만 탐진치 삼독심만 제거하면 된다. 무언가를 노력해서 얻을 것은 없다. 다만 버릴 것이 있을 뿐이다.
탐진치라는 망상, 번뇌만 없애면 될 뿐, 따로 찾아야 할 부처는 없다. 탐진치가 사라지면 저절로 열반적정이 드러날 뿐.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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