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 14

모이고 흩어지는 인연(因緣)으로

모이고 흩어지는 인연(因緣)으로 인연(因緣)이 다했다는 것은 곧 ‘조건(條件)’이 다했다는 의미 앞집 할머니가 건넨 서양난에 수많은 조건 · 인연이 모여 있어 무수한 조건들 나열할 수 없어 속제로서 ‘꽃’이라 이름할 뿐 윤회는 모였던 조건들이 흩어지고 다른 조건으로 다시 모이는 것 그림=허재경 수천 년 동안 고유한 문화를 간직해 온 우리 불가(佛家)에는 멋들어진 말들이 많다. 도량, 시방, 할방처럼 같은 한자어도 달리 발음하여 흥취를 더하지만, 표현 자체가 처음부터 색다른 것도 있다. 그 가운데는 아름다울 뿐 아니라 깊은 철학적 지혜를 담고 있는 것들도 많다. ‘인연(因緣)이 모여 이 일이 성사되었습니다’ ‘인연(因緣)이 다했습니다’와 같은 표현에는 현대서양 분석철학의 논의를 이미 담아두고 있는 듯한 지..

자유, 해탈, 열반, 해방

자유, 해탈, 열반, 해방 붓다는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비영속적이고 항상 변하고 있다. 이같은 제행무상(제행무상)의 이치를 이해하게 되면 사람들은 해방(자유, 해탈, 열반)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다음 말들을 명심하라.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해방에 대해 말할 때, 그 사람들은 자아(自我)를 위한 해방을 말하는 것이다. 붓다가 해방을 말할 때, 붓다는 자아(自我)로부터의 해방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붓다가 말하는 해방은 대단히 급진적인 입장이다. 붓다가 말하는 해방은 사람들이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자신으로부터 해방이 되는 것이다. 붓다가 진정한 자유라고 말하는 유일한 자유는 그대 자신으로부터의 자유를 말하는 것이다. 그대 자신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니면,..

생각을 내려놓고 보면 그대로 고향이다

■ 생각을 내려놓고 보면 그대로 고향이다 - - 종범 스님 근대에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며 선사인 만해 한용운 이라는 스님이 계신다. 스님은 많은 글을 남겼는데, 많은 글 중에 ‘선 밖의 선(선외선/禪外禪)’이라는 글이 있다. ‘선 밖의 선(선외선/禪外禪)’이란 참선이니 좌선이니 선정이니 하는 말을 전혀 쓰지 않고 또 그런 훈련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선을 말한다는 것이다. ‘선 밖의 선(선외선/禪外禪)’이라는 글은 당시 만해 스님이 서울의 선학원(禪學院)을 다니실 때 안국동 입구에서 상추를 파는 노점상이 있었는데, 상추를 사려고 노점에 온 주부가 상추를 고르며 흥정하고 있 었다. 상추를 사려고 고르는 주부가 상인에게 말하기를 “상추잎이 왜 이렇게 작습니까?”하였다. 그러자 상인이 “아닙니다. 작게 보면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