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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땅, 김해평야 한구석 봉하마을에서 봄과 함께 바람은 시작되었다. 따뜻한 노풍(盧風)이다. 지금 그 바람은 훈풍을 넘어 열풍이 되어 북상하며, 다시 한번 노무현 신드롬(Syndrome)을 만들어내고 있다. 퇴임 후, 국민의 진정한 사랑을 받는 대통령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열풍이다.
사실 노무현 신드롬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2년 대선때, 언론은 이미 노무현 돌풍을 노무현 신드롬으로 명명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지금 세상이 궁금해하는 것은 노무현 신드롬이 불게 된 원인이다. 퇴임 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줄 알았던 노무현 대통령이 세간의 예상을 뛰어넘어, 노무현 신드롬이라는 열풍으로 온∙오프라인을 강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겠지만, 다음의 다섯 가지로 그 원인을 정리해 볼 수 있다.
국민은 권력으로부터 끊임없이 상처를 입어왔다. 특히 권력을 쥔 위정자들에 의해 치유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어왔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이런 상처를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어루만져줄, 존경할 수 있는 큰 어른을 필요로 해왔다. 그런데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온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큰 어른의 따뜻한 약손을 발견한 것이다. 이것이 노무현 신드롬의 첫 번째 원인이다.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포퓰리즘(Populism)에 입각한 대중영합적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과 참여정부는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었고 정부였다. 하지만 한반도의 안정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면, 그 어떤 어려움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행했다. 이라크파병과 한미 FTA협정의 체결은 그 한 예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지금 재평가 받으며 노무현 신드롬의 세 번째 원인이 되고 있다.
국민의 의식 속에는 노무현에 대해서, 무언가 빚을 지고 있다는 미안한 감정이 잠재화되어 있다. 탄핵도 그렇고 이번에 이명박에게 투표한 것도 그렇다. 게다가 국민은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끝까지 원칙을 지키고 결코 권력을 남용하지 않은 대통령이 노무현임을 알고 있다. 여기에 역대 대통령들과는 달리, 약속대로 고향에 돌아와 소탈한 이웃집 아저씨로 변신한 촌민 노무현을 보고 국민은 열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노무현 신드롬의 네 번째 원인이다.
이명박정부는 인수위시절부터 오락가락하는 정책적 혼선으로 국가적 불안감을 자초했고, 첫 인사청문회에서부터 기득권세력을 기반으로 한 정권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제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던 국민은 실망속에서, 어렴풋하게나마 이명박정권의 실체와 한계를 깨닫기 시작했다. 민심이반이 시작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주권이라는 새로운 가치와 소통을 주창하는 노무현의 외침에 국민은 화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노무현 신드롬의 다섯 번째 원인이다.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이러한 폭발적 관심은 우리 사회가 처음으로 겪는 전혀 예기치 않은 신드롬 현상이다. 그러나 이런 열풍을 조중동문 등 보수언론은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일시적 호기심 정도로 애써 평가절하 하고 있다. 비록, 노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노사모와 일부 호기심 차원에서 찾은 국민이라고 해도, 지금 온∙오프라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민적 관심과 계속되는 열풍을 조중동문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은 사실 노무현을 미워한 것이 아니었다. 조중동문의 왜곡과 여론주도층의 악의적인 선전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내심 인간 노무현에 대해서 호감을 갖고 있었다. 진짜 혐오한 것은 여당이면서도, 노 대통령을 공격한 열린우리당과 그에 앞장선 정동영세력이었다. 결국 이런 점은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의 참패에 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국민은 변방 출신의 영원한 아웃사이더인 노무현에 대해서, 경외감과 더불어 애증의 감정을 교차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명박정부에는 정부의 명칭 그대로 국민은 간데없고, 오직 이명박만이 존재할 뿐이다. 물론 혹시나 해서 지지했던 국민이, 역시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 데에도 그리 오랜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국민이 이미 이명박정권에 대해서 등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생각지도 않은 노무현 열풍에, 지금 이명박정권은 적잖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래서 퇴임하는 노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 제스처를 취하던 이명박이 참여정부에 대해서 비난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튼 국민을 향해 떼 부리지 말라고 하면서도, 자신들은 운하를 파겠다고 떼거지부리는 이명박정권의 이율배반적 행태에, 국민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무현 신드롬에 매료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남녘 땅 봉하마을에서 우리 사회의 존경 받는 큰 어른으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남은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큰 스승으로서, 어떻게 국민과 함께 사회의 그릇된 패러다임을 바꾸고, 시민주권을 지키는 버팀목이 될 수 있는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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