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간지의 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사람에게서 감동 받는 것은....프랑스 베르사이유에서 봉하로

장백산-1 2008. 3. 28. 10:37
☆ 사람이 사람에게서 감동 받는다는 것은 -프랑스 베르사이유에서 봉하로 보내는 글☆ (조회 1365)
글쓴이 지금/여기 추천 58 반대 2 등록일 2008.03.27 04.17
 

사람이 사람에게서 감동 받는다는 것은

                     -프랑스 베르사이유에서 봉하로 보내는 글


한국의 봉하에 가있는 남편에게서 지금까지 6일째 연락이 없다.

보통의 한국행에서 하던 습관을 모두 잊었다.

매일매일 전화 한통이나 메일로 몇 자라도 적던 센스가 봉하에 가더니 없어졌다.

처음엔 전화 한통하기 힘든 시골로 갔으니... 싶었다.
 

마지막 전화가 그 뭐였든가? 아..마..도.. "현장사무실로 쓰는 컨테이너 박스"라던가?

"낮에는 현장에서, 지금처럼 밤에는, 밖에,,,들고양들이 어슬렁거리는데서 서류랑 씨름을..."

뭐 그러면서 엄청 바쁘다하는 통에 대충 끊은 핸드폰 통화가 마지막이었던 듯하다.  


뭔가 의심(?)이 가는 짓을 하기 시작한, 남편이 있는,,,"봉하는 대체 어떤 곳이 길래?! 

하는 걱정 반, 괴씸 반으로... "봉하"라고 넣은 검색어를 통해 "사람 사는 세상" 사이트를
발견했다. 그리고는 소식 없는 남편 대신,,, “사람 사는 세상"사이트를 들락날락 거렸다.

첨엔 흠,,, 봉하 사저가 보이는 사진이라면 남편이 심는 나무라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 
뭐, 그 이상이 아니었지만,,,,


"노무현 학습"을 시작했다.

내 머리를 내가 콩콩 줘 박으며,,, "할일이 태산이야", "어쩌려고"... 하면서도

사람들이 전하는 "저 중독되었어요"와 너무나 같은 증상의 나를 보고는,,,은근한

동질감에 히죽~ 웃음을 짓기까지 하며...

히....  남편을 느껴보겠다고 시작한 "봉하 마을 찾기"가 파라독살하게도

그가 아니라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관심으로  돌변했다. 신참이라 더욱 극성을 떤다.

"늦게 배운 뭐가 뭐하는 줄 모른다" 고 내가 딱 그 모양새다. 


몰려다니는 걸 천성적으로 싫어해서 종교도 거부하는 내가 우리 집 베르사이유의

바로 옆  동네 파리에서 쓴 글을 보고는 좁디좁은 파리 한인바닥이니 당장이라도

달려가 "파리노사모"라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는 지경에 이르고 보니,

그동안 “사람 사는 세상”에서 헤매느라 잊고 지낸 남편에게 슬쩍 미안해지기까지 한다.

게다가 은근,,우리부부 만큼 봉하에 올인 한 팀도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자만이 생기려고

한다. 호호호... 그러다가,,,, 내 남편을 “봉하 사진관” 사진들 속에서 발견했다!!!

3월 20일 오전 10시 50분 사진에 들었네!!! 

 


      저~어기,,,노무현님 뒤 돌담 옆 나무 그늘아래  까만 사람 하나...
                 목장갑을 끼는 사내.... 남편이닷!!!

아이고... 반가워라! 저 돌담은 조경설계를 하는 남편의 설계도면에 그려질 때부터
옆에서 곁눈질하던 터라, 오호~ 종이에 그린 것을 실제로 보는 재미가 저런 것 이겠구나~...
싶다.
그런데,,, 전화는 언제하려나? 왜 안 하는 거지?!


사람 사는 세상을 한 달째 들락거리지만,,,

아직도 정치는 모르겠다.

나는 정치인 노무현보다 사람 노무현에 관심이 많다.

사람 사는 세상"을 통해서  저~어기 봉하에 가 있는 남편과 새삼 이십오 년도 더 전에

느꼈던 느낌을,,,,전해 받는다.

사람에게 감동받고, 사람을 아끼는 열정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 것인지 등을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람들의 글을 보고, 동영상을 보고, 사진들을 보고 그리고 그곳에 모이는 사람들을 보고 
그 곳 세상 사람들을 만나면서 곰곰 나 자신을 생각하게도 되었다.

내 직업이 사람에게 관심 갖는 것이라 그런가,,,“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홈페이지 이름에서
부터 벌써 내 직업병(?)적인 호기심은 충분했지만 나는 특히 노무현이라는 정치인만큼이나
그의 주변인과 이 홈페이지를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아주 크다.


“사람 사는 세상”사람들의 집단 무의식은 노무현이라는 참 제대로 건강한 어버이에게
어지간한 애착을 보인다. 한 집의 가장일 사십대의 남자들도 울컥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보좌관이라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찍사라 칭하며 그 어버이와의 동질적인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다.  젊은 여인, 나이든 할머니, 어린 아이, 중년의 여인, 이십대의 청년, 아빠 팔에
안겨오는 아기들까지 새로운 어버이를 만든 듯,,, 그에게 스스럼없이 안기고, 그의 손을
잡아 보길 원한다.

“사람 사는 세상”이 만든 집단 이마고는 역사 속에서 평가를
하겠지만... 봉하는 단순히  높으신 분이 시골 동네로 와 내 옆에 있다는 호기심 이상의
사람의 원초적 환상을 자극한 집단 움직임으로 보인다. 

요즘 회원 게시판은 서서히 외디프스 컴플렉스적인 현상까지 보인다. 몇몇 다른 경향의
표현이 보이는 사람들과 벌이는 논쟁이 대표적인데, 그렇지만 나는 “사람 사는 세상"의
집단정신 작용은 다른 사람을 수용하는 기능 단계까지 다다르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사람 사는 세상" 사회의 집단의식을 나는 민주주권 정신이라 표현하고 싶다.


내일쯤은 드디어 봉하 현장에서 나온 남편이 전화를 하려나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