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화사회·복지

[스크랩] 한국에서 늙는다는 것

장백산-1 2010. 4. 22. 14:51

한국에서 늙는다는 것 

 


 

 

한국 사회의 눈에 띄는 변화는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로의 진입일 것입니다.

고령화 사회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입니다. 한국은 21세기 초입인 2000년 7월 1일부터 노령인구지수 7.1%의 고령화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2020년 경에는 14%를 넘는 고령사회(aged society)로 접어들 전망입니다. 21%가 넘는 초고령 사회도 오래지 않아 다가올 것입니다. 굳이 통계나 추계가 아니더라도 지하철엔 지공거사(지하철 공짜로 타는 노인)가 많아졌다고합니다. 문상을 가보면 미수(米壽-88세) 졸수(卒壽-90세)를 넘긴 이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고 합니다.

 

2009년 현재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남자가 75.74세. 여자는 82.36세 입니다. 반면 기대 수명은 45세 기준 남자가 32.6세, 여자는 38.6세로 평균 수명보다 2년 정도 깁니다. 의료 기술이 발달하고 영양 공급이 원활해져 100세 수명 가능성도 가설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래 산다는 것이 반드시 축복받을 일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한국 노인들의 건강수명은 남자 67.4세, 여자 69.6세라고 하니 평균 11년은 병고에 시달리며 노년을 보내고 있는 셈입니다. 심각한 사회문제입니다.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는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질병은 백내장. 다음으로 암 골절 뇌졸중 심장질환 척추질환 폐렴 무릎관절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담석증 순이라고 합니다. 거기에다 치매까지 겹치면 가족 간의 갈등과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습니다. 그 중에도 노인 자살 증가율이 높아 20년 사이 61세 이상 노인 자살이 5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한국 경찰치안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노인 자살자 수가 1989년 788명에서 2008년에는 4,029명이나 됐다고 합니다.

 

자살 원인은 질병이 37.1%로 가장 많고 경제적 어려움(33.9%) 외로움과 고독(13.2%) 가정불화(10.6%)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미 초고령사회가 된 일본보다 노인 자살률이 2~3배나 높다고 합니다. 아프고 돈 없고 외롭고 소외 당하는 노인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령에도 일자리를 찾는 노인이 급증하고 있지만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언젠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아파트 관리 실버사원 채용 현장에는 2,000명 뽑는 데 2만명이 몰려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보여 주기도했습니다.

 

자녀를 늦게 낳아 20대 아들과 딸을 둔 전직 공무원 출신 B씨(73), 복지회관 도시락 배달 일을 하다 다른 노인들보다 사정이 좀 낫다는 이유로 밀려난 S씨(71), 면접을 위해 한껏 화장을 했다는 A할머니(68). 6개월 동안 하루 4시간씩 일하고 월 50만원을 받는 자리도 이토록 경쟁이 치열합니다.

 

대학 졸업도 미루고, 취업도 안 되고, 독신주의나 만혼 현상으로 부모에게만 기대는 캥거루족 자녀들. 대학원까지는 책임져야 하고, 집 한 칸은 마련해 주어야 하고, 결혼을 해도 무한정 애프터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풍토 때문에 노인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합니다.

 

그런데도 자녀들 집에서 함께 살며 봉양 받을 생각은 버려야 하는 노인들. 월남전에서 피를, 중동에서 비지땀을 흘리고도 정년조차 채우지 못하고 밀려난 전후세대들은 노후대책이 마련된 경우가 열 명에 한둘 정도라고 합니다. 살기도 힘들고, 죽기도 힘든 시대의 희생자가 된 것입니다.

 

‘사는 게 죄’라고 푸념을 하면서도 노욕(老慾)은 끝이 없습니다. 눈이 침침하면 덜 보고, 귀가 어두우면 덜 듣고, 이빨이 빠지면 덜 먹고, 기억이 흐리면 다변과 고집은 버리는 게 천리인 듯한데 안경이다 보청기다 틀니다 모두 갖추려고 합니다. 벌이가 시원찮은 자녀들에게는 그것도 큰 부담입니다.

 

 


 

다녀야 할 노인대학도 많습니다.

 

예일대(예전 일만 생각하며 고집대로 사는 노인)

하바드대(하루 종일 바쁘게 사는 노인. 뭐가 그리 바쁜지.)

동아대(동네 아줌마들과 어울려 지내는 노인)는 그런대로 나은 편입니다.

 

하와이대(하루 종일 와이프 뒷바라지만 하는 노인)

동경대(동네 경로당 다니는 노인)에서

방콕대(방에만 콕 처박혀 지내는 노인)로 떨어지면 서글퍼지고 자살 충동도 생긴다고 합니다

 

이렇듯 노인네 삶은 어둡기만 합니다.

우리 속담에 ‘나라 상감님도 늙은이 대접은 한다’고 했습니다.

서양에서도 ‘노인의 말은 맞지 않는 것이 별로 없다’(영국)

‘집에 노인이 안 계시면 빌려서라도 모셔라’(그리스)는 등 경로사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디 그렇게 되기가 쉽겠습니까?

그래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이 한마디쯤 곱씹어 보고 마음을 추스르는 노인의 삶이 되어봐야겠습니다.

 

“인간은 이상을 상실하기 때문에 늙는다. 연령과 함께 피부에는 주름살이 질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 일에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으면 그 마음엔 주름이 잡히지 않을 것이다.” (펌 펌)

 



(출처/사오십대 쉼터)

출처 : 생활 · 운동 자연치유 연구소
글쓴이 : 이현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