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통 큰 가격

장백산-1 2011. 1. 14. 12:51

나눔뉴스님(www.nanumnews.com) 향기메일입니다.
통 큰 가격


커다란 피자상자를 들고 나가는 사람들과 자주 부딪친다.
대형마트 한쪽,
한눈에 확 들어오는 초대형 피자와 믿을 수 없는 가격.
"와, 싸다!"
"이 큰 피자를 이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게 어디야?"
머리는 벌써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통 큰 치킨이며 통 큰 갈비 등 한 때의 바람을 떠올린다.
골목상권을 죽이는 것이라는 반발을 기억하고는
그럴 것이라고, 나는 그런 바람에 휩쓸리지 말자고 하면서도
여전히 고개가 돌아가는 것은 왜일까.
나만 생각하지 말고 더불어 가자는 구호와
내 살림에 맞는 절약을 하자며 잠시 망설임에 빠지는 시간이다.

그동안 내 삶에 나도 모르는 거품이 얼마나 많이 얹힌 것일까.
통 큰 가격을 치르고도 부당함을 모른 채 지나온 것이
조금은 억울하다는 생각이 슬며시 머리를 쳐든 순간,
'그냥 집으로 가자.'
'피자 한판 싸게 먹었다고 갑자기 살림이 피는 것도 아니고.'
통 큰 마음을 먹고 출구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