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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지구 인간 이야기] 태양계(太陽界)를 구성하는 원소(原素)들

장백산-1 2011. 2. 4. 18:21

ds2hcg님의 블로그 > 지구 이야기


[지구 이야기] 태양계를 구성하는 원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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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등록시간 : 2010년 02월 02일(화) 14시 05분

 

우리의 뿌리를 찾아서 [ II ]

▷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DNA의 연결모습 및
2중 나선구조.

 

우리들의 몸은

산소 65.5%, 탄소 18%, 수소 10%, 질소 3%,

칼슘 1.5%, 인 1% 칼륨 0.35%, 황 0.25%,

나트륨 0.15%, 염소 0.15%, 마그네슘 0.5%,

그리고 적은 양의 , 망간, 구리, 요드 등의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산소, 탄소, 수소, 질소 등이 96%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들 원소 중의 약 30%는 유전자를 만드는데도 사용하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과 같은 영양소를 만드는데도 사용되며, 나머지 70%의 대부분은 을 만들면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어떨까? 우리 몸과는 꽤 다른 원소조성이다. 우리가 보고 만지고 분석해 볼 수 있는 주변의 암석을 구성하는 원소의 대부분은 산소와 규소이다. 그렇지만 지구물리학자들이 지진파를 이용하여 지구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지각의 질량은 지구 전체 질량의 약 1%에 불과하며 지구 전체의 질량은 맨틀과 핵에 의해서 좌우됨을 알게 되었다.

▷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강암의 주 성분
광물인 장석은 규소(Si), 알루미늄(Al) 및 산소(O)가
만들어내는 골격에 칼륨(K), 나트륨(Na) 또는 칼슘(Ca)
이 들어가 만들어내는 결정이다.
따라서 지구의 구성 원소 비율은 맨틀과 핵의 원소 비율에 의해 결정되며, 맨틀의 구성 원소에서 가장 중요한 원소는 산소, 규소, 마그네슘, 등이 있고, 을 구성하는 원소의 대부분은 이다. 그러므로 지구 전체 구성 원소로는 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다음으로 산소, 규소, 마그네슘 등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시야를 좀 더 넓혀 보자. 우리별 태양(혹은 태양계, 태양이 태양계의 질량의 99.85%를 차지하므로)은 과연 어떤 조성을 가지고 있을까?

 

놀랍게도 19세기 중엽은 아직 알려진 원소들도 그리 많지 않았고 주기율표도 채 만들어지지 않았던 때이지만, 과학자들은 이미 태양계의 조성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감히 가까이 다가가 만져보고 분석을 해볼 수도 없는 태양계의 조성을 과학자들은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바로 태양 복사가 가진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를 찾아내었기 때문이다. 이제 시간을 뉴턴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풀어가 보기로 하자.

 

▷ (왼쪽과 중간) 맨틀에서 만들어진 심성암 감람석(olivine, (Mg, Fe)2SiO4) 결정과 이들의 결정구조의 모습
    (오른쪽)암석이 풍화해서 만들어진 점토 고령토(Kaolinite Al2Si2O5(OH)4)의 결정구조

 

 

뉴턴이 발견한 빛의 스펙트럼

▷ 프리즘을 통하여 빛의 스펙트럼
을 발견한 뉴턴.
뉴턴(1642~1727)이 이루어낸 많은 연구 업적 중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것 하나가 바로 스펙트럼의 발견이다. 1672년에 발표한 ‘빛과 색의 신이론’이라는 연구서에서 우리가 투명하게 느끼는 백색의 빛이 실제로는 여러 가지의 단색광들의 모임이라는 것을 프리즘을 통과한 무지개 빛깔의 스펙트럼으로 처음으로 보여주었다.

 

뉴턴은 가시광선영역에 해당하는 전자파들의 스펙트럼을 알아낸 것이지만, 가시광선은 파장이 극히 짧은 감마선에서 파장이 ㎞에까지 달하는 라디오파 등 다양한 전자파들 중의 하나이다.

 

 

이후 태양 빛의 스펙트럼 연구는 두 가지 방향에서 자연과학의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하였다. 그 하나는

파장에 따른 에너지양의 분포를 살피는 복사곡선 연구를 통하여 이룩한 것이며, 또 하나는 스펙트럼에서 발견되는 검은 줄의 비밀을 밝히는 과정에서 이룩한 성과이다. 복사곡선의 연구는 20세기의 양자과학의 문을 연 중요한 연구이며, 이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여기서는 태양 복사스펙트럼의 곳곳에서 관측된 여러 개의 어두운 검은 선의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태양계의 조성을 밝히는 데로까지 이어진 연구과정을 살펴보기로 하자.

 

▷ 감마선에서 AM 라디오파에 이르는 다양한 전자기파.


프라운호퍼선의 비밀

태양의 스펙트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802년 영국의 울러스턴은 햇빛을 좁은 틈새로 통과시켜 프리즘을 분리해 본 결과 스펙트럼 내에 여러 개의 어두운 선들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로부터 약 10여 년 후인 1814년 렌즈 제작의 명수였던 독일 뮌헨의 프라운호퍼가 프리즘 앞에 볼록렌즈를 놓고 프리즘으로 분리된 빛을 망원경으로 확대해본 결과 500여 개의 어두운 선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이런 선들에 이름을 붙였다. 오늘날 이들 선을 그의 이름을 따서 프라운호퍼선이라고 부른다.

▷ (왼쪽) 태양의 스펙트럼속에 보이는 많은 검은선(프라운호퍼 선). (중간) 몇 원소들이 보여주는 불꽃반응. 원소에 따라 특이한 색을 나타낸다. (오른쪽) 몇 원소들이 보여주는 방출 스펙트럼의 모습

 

프라운호퍼 자신도 이런 선들이 원소들과 관련이 있으리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더구나 1822년 영국의 천문학자 허셜이 프라운호퍼 분광기를 이용해서 어떤 물질을 불꽃에서 반응시키면 뚜렷한 선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었다. 그러나 프라운호퍼선의 의미가 분명히 밝혀진 것은 1860년 어느 특정 원소마다 같은 위치에서 원소의 방출 스펙트럼과 흡수 스펙트럼이 나타나는 것을 밝힌 분젠과 키르히호프의 연구를 통해서이다.

이 분석법의 기원은 이미 1659년까지 거슬러갈 수 있다. 독일 르네상스의 화학자이었던 글라우버(1604~1668)는 금속염의 용액을 불꽃에 태울 때 나타나는 특별한 색깔이 용액 속에 있는 금속의 특성을 암시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금속이 각각의 고유한 색을 내는 이유는 금속이 불꽃으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들뜬 상태로 되었다가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가면서 이 에너지를 빛으로 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광분석법의 시작으로 보통 19세기 중엽,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의 화학교수였던 분젠(1811~1899)을 꼽는다.


원소의 지문

분젠은 때마침 들어오기 시작한 도시가스를 이용할 수 있는 분젠버너를 고안하고 불꽃을 이용한 여러 실험을 하는 가운데 금속염마다 특이한 불꽃의 색을 내는 것을 알게 되었다. 1859년 분젠은 같은 대학의 절친한 친구였던 물리학자 키르히호프(1824~1887)의 제안에 따라 불꽃의 빛을 분해할 수 있는 프리즘과 두 개의 낡은 망원경을 이용한 최초의 분광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서 각 원소들마다 특유한 파장에서 선으로 나타내는 빛을 발견한 것이다. 불꽃반응의 경우는 어두운 배경에 빛이 선으로 나타나는 방출 스펙트럼이고 프라운호퍼선은 무지개 배경에 어두운 선이 나타나는 흡수 스펙트럼의 차이일 뿐, 이 선들은 원소들만의 특유한 성질로서 흔히 원소의 지문이라고도 불린다.

 

이 흡수 및 방출 스펙트럼의 연구는 그 이후 이루어진 많은 새로운 원소의 발견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실제로 이들 자신도 근무지였던 하이델베르크 주위의 온천물에서 새로운 원소 루비듐과 세슘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원소들이 왜 이러한 각 원소 특유의 지문을 가지게 되는지를 이해해가기 위해서는 20세기에 들어와 보어가 새로운 원자모형을 만들면서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내기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보어의 원자모형

▷ 보어의 원자모형
1885년 스위스의 수학자 발머는 가시광선 영역에 있는 수소원자의 선스펙트럼을 조사하는 중에 656.28㎚, 486.13㎚, 434.05㎚, 410.17㎚ 등 4개의 파장의 진동수를 모두 간단한 수열로 표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이를 발머계열의 수소 원자 스펙트럼이라고 부르는데, 파장을 λ로 표시하면 이들은 모두 1/λ=R(1/2 2 -1/㎡)이라는 간단한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식을 리드베리식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R은 리드베리 상수로 109737.3㎝ -1 의 값을 가지며, m은 3,4,5,…인 정수이다.

 


보아는 전자의 각운동량이 양자화 되어 있다는 가정 하에

원자핵 주위를 원 운동하는 원자의 모형을 만들고 전자의

전하, 질량 등의 값을 이용해서 바로 리드베리의 상수를 유도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수소의 스펙트럼에 관한 놀라운 주기법칙 발머계열이 발견된 해였던 바로 1885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난 보어의 이런 연구는 1922년 그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안겨주었다.


우리 태양계를 구성하는 원소들

▷ 원자번호 순서로 나타낸 태양을 구성하는 원소들의
분포모습. 규소를 106으로 하여 이에 대한 상대비를 그
린 것이다.
태양에서 오는 복사스펙트럼에서 관측되는  프라운호퍼선들이 바로 태양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이 보여주는 지문이라는 것을 이해한 과학자들은 이 선들을 각각의 원소와 대응시켜봄으로 해서 태양계를 구성하는 원소들, 더 크게는 우주를 구성하는 원소들의 분포 모습에 대하여 꽤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소와 헬륨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또한 중요한 것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90여 원소가 다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원소 분포의 중요한 특성은

 

첫째, 수소헬륨이 갯수비 약 10:1로서 주종을이룬다.

 

둘째, 원자번호가 증가함에 따라 그 존재비가 현저히 감소한다.

 

셋째, 감소 경향에는 지그재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넷째, 반감기가 비교적 짧은 동위원소들만을 가진 Tc(테크네튬) 및 포르메튬은 오늘날 태양계 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Tc-97(τ=260만 년), Tc-98(τ=420만 년)이다.

다섯째, 안정한 동위원소를 가지는 원소는 비스무스(Bi)에서 그치고, 반감기가 매우 긴 방사성 동위원소인 토륨, 우라늄으로 이어지며, 그 중간은 붕괴계열의 반감기가 비교적 짧은 원소들이 차지하고 있다.

 

여섯째, 은 인접한 다른 원소들에 비하여 그 존재비가 현저히 크다.

 

일곱째, 붕소․리튬․베릴륨 등은 그 존재비가 현저히 적다.

이것은 앞으로 우리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염두에 두고 살펴가야 할 중요한 조건들이다.

 

 그런데 태양의 복사스펙트럼을 연구하여 얻은 결과가 정말로 태양계 더 나아가서는 우주를 대표할 수 있는 분포 모습일까?


 

하늘에서 온 선물, 아옌데 운석

▷ 아옌데 운석. 운석을 분석해서 얻은 실제 관측자료와 태양스펙트럼을
통하여 얻은 값들을 비교해볼 때 많은 원소들이 1:1의 직선상에 잘 배열되
어 있다.

 

1969년 과학자들은 하늘에서 뜻밖의 선물을 얻었다. 바로 아옌데 운석이었다. 아옌데 운석은 때로는 행성의 형성과정을 공부하는 행성학의 로제타석이라고도 불린다.

1799년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시 함께 하였던 학자들이 발견하였으나 영국의 손에 넘어가고만 상형문자, 옛이집트민용문자, 그리스어로 쓰여 있는 로제타석은 결국 프랑스의 쟝-프랑소아 샹폴리옹에게 해독된 후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 가능한 글자로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다.

 


그 해 2월 8일 멕시코의 아옌데 마을 근처에 약 2톤 크기의 큰 운석이 떨어졌다. 이것은 실로 정말 엄청난 행운이었다. 이 운석은 탄소질의 운석이었는데 매우 흥미롭고 희귀한 것으로 이 이전에는 모두 합쳐도 약 수십 kg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운석이었다. 이 아옌데 운석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바로 이 운석이 태양계가 형성될 초기의 많은 정보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 지구의 형성과정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증인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 로제타석의 해독에 성공한 샹폴리옹
과학자들이 바로 이 아옌데 운석의 성분 원소를 분석해본 결과, 일부 휘발성 원소들을 제외한 많은 원소들의 성분비가 태양의 복사에너지를 분석해서 얻은 결과와 너무도 잘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태양을 조사하여 얻은 정보들이 틀리지 않은 중요한 정보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것이다.

이렇게 그 조성까지를 확실히 알 수 있게 된 우리 태양계 더 나아가서 우주는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이런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수고한 과학자들이 걸어온 길은 바로 우리의 뿌리를 찾으려는 여정이었으며, 특히 지난 100여 년간 실로 놀라운 발전을 하였다.

 

지금부터 약 140억 년 전 있었던 우주의 시작 빅뱅의 순간을 찾아가면서 우리의 뿌리 찾기 여정을 시작해보기로 하자.



김경렬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krkim@snu.ac.kr


글쓴이는 서울대학교 화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해양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구환경과학부 학부장 겸 BK21사업단장으로 있으며, 해양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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