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기원 [노아의 방주에 타지 않았던 생물]
그렇지 않으면 지구가 혼돈한 성간물질인 먼지에서 정리 완성되어 자연발생한 것인가? 아니면, 외계에서 생명의 씨앗(포자)이 전달되어 번식한 것인가? 여기에서 <창세기>의 말씀은 너무나 모호하고 광범위하며, 또 <창세기>의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를 형이하학으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또는 창세기의 창조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창세기의 창조론은 유보하기로 하고, 그렇다고 지구가 아닌 외계에서 전수, 또는 날아왔다는 설도 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생명의 기원을 지구가 아닌 외계로 옮겨 놓아도 생명의 기원이 밝혀지는 것도 아니며, 그 외계에서는 어떻게 생명이 탄생했을까 하는 문제가 있으므로 생명 발생에 지구보다 더 좋은 조건을 찾지 못한 현재로서는 지구를 생명 발생지로 보아야 하며, 설령 외계의 어느 별에서 최초의 생명체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지구에서와 같은 과정으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지구에서 생명의 기원을 찾지 못하고는 어느 외계, 그 외계는 또 어느 외계 하는 식으로 결국은 혼동만 연속될 것이다. 그러므로 결국 '지구 자연발생설'을 알아보려는 것인데, 이 '자연'이란 결코 우연이 아닌 '신의 섭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연발생설로서 신의 창조과정을 상세히 알아보는 것이다. 이 생명의 자연 발생이란, 아직까지 없었던 물질을 초월한 신비적인 에너지가 물질에 처음으로 포함되었다는 생각으로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여 인정되었으며, 아우그스티누스 (S. T. Augustinus)의 지지를 받아 2,000년에 걸쳐 유럽의 정신계를 지배하다가, 17세기 이후부터 자연에 관한 관찰이 정확해지고 실험 과학적인 방법론이 도입되자 이에 대한 비판이 일어났다.
그 대표적인 예로 레디(F. Redi)의 실험을 들 수 있는데, 그 당시 사람들은 '파리는 썩은 고기 등 오물에서 자연 발생한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레디는 실험으로 그것을 부정해버렸다. 즉, '그릇 속에 고깃덩어리를 넣고 헝겊으로 덮었더니 파리가 생기지 않는다.' 지금 보면 참으로 유치한 실험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생물학에 우매했던 시대에 레이븐훅(A. Leeuwenhoek)이 처음으로 기막힌 생물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모든 생물 중에 '노아의 방주에 타지 않았던 생물'이다.
즉, 고기국물을 용기에 넣어 밀폐시킨 다음 가열을 하고 며칠을 두었다가 열어 보니 과연 미생물이 발생해 있었다. 이것을 보고 니덤은 '죽은 생물 속에 내재하는 생명력이 물질의 입자를 재편성하여 미생물을 창조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어떻게 밀폐를 했는지, 얼마나 가열을 했는지, 이 엉터리 같은 실험의 논문에 즉각 반박하는 사람이 나왔다. 그는 스빨라짜니(L. Spallanzani)였으며, 그도 어떤 용기 속에 고기 국물을 넣고 무한정 끊인 다음 단단히 밀폐시켜놓고 며칠을 기다린 다음 현미경으로 조사해보았으나, 미생물은 생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반박 실험에 니덤은, '너무 오래 동안 고기국물을 끊여서 잠재해있는 생명력을 파괴시켰다'고 비난을 퍼부으며 멱살을 잡고 싸울 정도까지 되었다. 그러나 이런 웃지 못할 논쟁이 19세기 중엽에 접어들면서 프랑스의 뿌세(Felix. A. Pohet)에 의하여 정리되었다. 즉, '외기를 완전히 차단하는 한 끊인 고기국물에서 결코 미생물은 발생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통조림의 원리'이다.
그러면 어떻게 생명체가 태어났을까?
그 후 라마르크(J. B. Lamarck)와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하고, 요한 멘델 (J. G. Mendel)이 완두콩의 교잡실험으로 생명의 연속과정을 연구, 설명하였다. 그런데 이 다윈의 진화론과 멘델의 생명연속현상은 얼핏 보아 정반대의 이론인 것 같아도, 사실은 현대 생물학자들이 정리한 돌연변이와 자연도태 논리의 실마리가 된 것이다.
이것을 알아보는데 가장 곤란한 것은 원시생명 형태에 대한 자료의 결핍이다.
이 설은 오파린(A. I. Oparin)의 '종속영양생물학'이다. 이것을 간단히 설명하면, ' 원시지구에 있어서 최초의 생명체는 유기물질인데, 이 유기물질이란 탄소화합물을 말하며, 이것은 생체를 이루고 있는 물질이거나 생체 안에서만 생성될 수 있는 물질이기 때문에 생명의 신비적 작용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물질이다.
그런데 처음 지구가 만들어진 원인은 우주먼지나 가스 상태 또는 성운의 소용돌이치는 회전에 의하여 이 먼지들의 농축현상이 일어나고, 농축의 압력이 강해질수록 그 중심부에서부터 열이 발생했다. 그러나 차츰 이 먼지덩이가 구체(球體)로 현대를 정리하면서 먼지 속의 기체가 중심부의 압력으로 지표로 밀려나와 대기가 되고 물이 되었으며, 차츰 지표가 냉각되어 생물이 탄생할 수 있는 적당한 온도가 되었다.
이때 대기 중에는 수소와 같은 원소와 질소 등이 있었고, 이들이 당시 빈번한 화산활동과 원시 태양의 불규칙한 방사능과 적외선의 직사현상 또는 무수한 방전에 의하여 화학반응이 일어났고, 이 반응에 메탄암모니아를 비롯한 탄화수소 수증기 등이 있었고, 지구에는 폭발한 별의 파편에서 나온 철 니켈 코발트 등이 주로 있었으며,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산화물이 생성되었다. 이렇게 원시대기에는 오늘날과는 다른 화학반응을 촉진시키는 요소가 많았으므로 수증기로부터 산소와 수소가 유리되고, 여기서 생긴 산소는 탄화수소와 반응하여 아세트알데히드로 류( H-CHO CH3-CHO), 케톤 류 (CH3-CO-CH3 C2H5-CO-CH2), 또는 알코올류 (CH3OHC2H5OH) 등의 탄화수소의 산소유도체를 만들었다.
한편 아민류( CH3-NHCH2)와 같은 탄화수소의 질소유도체도 생길 수 있었고, 또한 탄화수소의 복잡화로 에틸렌계 (C2H +C3H0)나 아세틸렌계 (C2H2C3H4)의 유기물질도 능히 만들어질 수 있었다. 즉, 환원적인 원시대기는 이같이 복잡한 여러 물질이나 -CO-CO2-CH3-C2H5-CH NH2-OH 등의 유리기(遊離基)가 풍부하여 복잡한 유기물질의 합성이 무한히 가능한 것이다.' 이것을 생명체 탄생의 제1단계라고 한다.
이렇게 하여 유기물질의 합성을 추리한 생물학자들은, 사실 여부를 증명하기 위하여 1828년 뵐러가 시안산 암모늄에서 비생물적으로 요소를 합성하는데 성공한 것을 선두로 실험실이나 공장안에서 원시대기 모양의 방전 등 환경을 만들어놓고, 유기 물질을 인공적으로 합성해내는데 성공을 하고 과학적으로 생명을 창조하는 단계에 왔다고 축배를 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여러 번 실험을 하고 노력을 해봐도 새 생명체는 탄생하지 않았으므로 역시 생명체란 창조신이 아니고서는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는 동시에, 장구한 시간에 그 원인을 두기도 하여 제 2단계의 생명창조실험을 하기로 했다.
이들 원시지구의 유기물질들이 현재 생물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 아미노산 핵산과 그 구성단위인 누클레오티드 단당(單糖)이나 다당류(多糖類) 등 여러 종류의 지방, 그 밖에 엽록소나 헤모글로빈의 중심 구조를 이루고 있는 '포르피린'과 같은 물질이 생성한 과정은 1952년 유리와 밀러 (S. L. Miller)의 실험으로 증명했다. 즉, 그는 원시대기의 모델에 전기적 방전 등을 가하여 아미노산을 합성하는데 성공하였다. 즉, 이들은 메탄, 암모니아, 수소, 그리고 수증기를 섞은 혼합기에 매우 여러 날 동안 무성방전(無聲放電 )을 가하여 글리신 (CH2-NH2-COOH) 알라닌 (CH3-CH-NH2-COOH) 등 7가지의 아미노산을 비롯하여 20여 종의 유기화합물을 소량이나마 검출해내고, 이어서 생명의 창조를 인공적으로 하는 단계에 왔다고 떠들었으나 역시 생명의 창조는 되지 않았으며, 이와 비슷한 아미노산의 합성을 소련의 빠보프스카야 (T. E. Parovskaya)와 빠신스키 (A. G. Passynskii)도 적외선을 이용하여 합성했으나, 역시 새 생명의 창조는 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이러한 유기물질의 복잡한 합성은 주로 바다에서 이루어졌으리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아미노산의 폴리펩티드 결합에는 수 천 기압의 압력이 필요하게 되며, 이때 적당한 효소가 있어야 하는데, 그때 바닷물의 기압이 아니고는 적당한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미노산이 폴리텝티드와 결합한 것은 단백질과 유사하지만 완전한 단백질은 아니기 때문에, 원시생명체는 원시 단백질을 모체로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당류의 경우에는 포름알데히드의 석회수용액에서 얻었을 수 있었으며, 이것은 포름알데히드의 결합에서 얻어진 6탄당의 일종임도 알았다. 그리고 이러한 당류의 생성은 이의 축합으로 유상의 물질, 즉 지방 생성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리고 제 3단계는 코아져베이트의 생성을 들 수 있는데 ,이제까지 단백질, 핵산, 당, 지방 또는 포르피린 등의 생성을 알아보았으나 이것이 생명체는 아니므로, 생물의 특성인 물질 교대와 자기류 증식의 기능을 갖춘 구조체의 성립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물질로서의 단백질 분자가 고분자계를 이루면, 여기서 원시적인 물질교대 즉 물질의 흡수와 배출이 일어나 하나의 계를 이루고 있는 여러 물질이 보전되어 자기 증식이 된다고 보았다.
즉, 이 계에는 외부환경으로부터 독립된 구조를 가지는 것인데, 이것을 코아져베이트 액적 (drop)이라고 한다. 이 코아져베이트는 콜로이드의 한 형태로서, 단백질은 분자량이 큰 거대 분자이며 물속에 있으면 물에 대하여 친화성이 크므로 친수성 콜로이드가 되는 것이다.
이 코아져베이트의 단위 입자가 코아져베이트의 액적으로 물 분자를 흡착하여 피막화 콜로이드입자가 되며, 이 코아져베이트의 피막은 외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돼 있을 뿐 아니라 주위의 용액과 대립된 상태로 공존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더욱 이 코아져베이트는 서로 융합하거나 주위에서 물질을 흡수하지만 주위의 액체와는 혼합하지 않는 독립적 존재인 것이었다. 오파린은 생명의 기원의 단계에서 이 코아져베이트의 성립과 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 코아져베이트의 발달이 서브바이탈(subvital) 계를 성립시키고, 이것이 발전되어 비로소 원시 생명체의 성립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었다.
이 서브바이탈 계가 바로 생물과 비생물의 중간적 존재인 바이러스와 비슷한 것인데, 이것은 생체 안에서 각종 유기물질의 흡수, 코아져베이트의 내부에 존재하는 합성분해 반응을 촉진시키는 촉매, 분해반응, 또는 계 밖으로 일어나는 에너지의 이용, 자기 물질의 보전과 자기 증식, 그리고 불필요한 물질 배출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현대 생물학자는 이 복잡한 코아져베이트인 서브바이탈 계를 실험실 안에서 합성하여 장기간의 세월을 요하는 생명탄생을 구체화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한편 바이러스를 생명의 기원으로 보고 있는 학자도 있는데, 이 바이러스는 마치 물리학에서 소립자의 운동을 물질의 운동이라고 할 수도 없고 유령의 운동이라고 할 수도 없는 유령과 물질의 중간지대의 운동을 하는 존재가 있는 것 같이, 생명체일 수도 있고 비생명체일 수도 있는 것이 바로 바이러스인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담배에 기생하는 하나의 병원체인 '타바코모재익 바이러스'인데, 이것은 틀림없는 생물로 알아왔으나 1935년 스탠리 (W. M. Stanley)가 병에 걸린 담뱃잎을 압축 추출하여 황산암모늄으로 처리한 결과 침상(針狀)의 결정체 밖에 얻지 못했으며, 이것은 분자량이 약 4천만 배가 되는 하나의 핵단백질이라는 틀림없는 비생물체였음이 밝혀졌다. 즉, 이렇게 결정된 물질은 유독성분도 아니고 미생물 체내의 성분물질도 아닌 바이러스라고 보게 되는데, 이 바이러스는 담뱃잎에 붙어있을 때는 미생물처럼 자기 증식을 하지만, 일단 잎에서 떨어지면 하나의 물질에 불과한 고단백 덩어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증식방법을 보면, 이것은 절대로 인공배양이 불가능하다. 즉, 숙주인 생명체를 떠나서는 절대로 증식하지 않고, 다른 세균의 체내로 그 핵만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경과하면 세균은 파멸되고 여러 개의 완성된 바이러스만이 방출된다. 그러므로 세균의 체내에 들어간 바이러스는 세균한테는 병원체의 세균이 되는 셈이다. 이 바이러스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그 크기는 대략 적혈구를 축구공만큼 확대한다면 이 바이러스는 잘 깍은 연필로 찍어놓은 하나의 점과 같다고 하며, 어느 생물학자는 바이러스는 세균이 퇴화한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어째든 산 것과 죽은 것의 중간점이란 것으로 보아 생명의 기원 탐구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이 너무 많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것으로 생명의 기원 탐구를 마치고, 현대 생물학자들이 열을 올리고 있는 새 생명체의 창조가 성공할 지는 아직 미지수이며, 어쩌면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할지도 모르고 또 장기간의 세월을 요하며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신의 섭리를 이용하여 과학을 발전시키고 이것을 악용하여 원자탄을 만들듯이 신의 섭리를 엿보고 그의 재료와 법칙을 도용하는데 불과한 것이지, 결코 인간 자신이 창조주라는 것은 아닌 것이다. 끝으로 현재의 대기의 조건 하에서는 새 생명의 창조가 불가능하며, 혹 창조된다고 하더라도 기존 생명체인 세균들의 침식으로 번식과 진화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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