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스님과 현대물리학
법문 듣기 (08:09) ☞ 제1절 삼계 (三界)와 해탈(解脫) 1. 삼계(三界) [1] 우리가 보통 ‘삼계를 떠난다’ 또는 ‘삼계에 머물러 있다’ 하는 말들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마는, 삼계(三界)는 중생이 생사 윤회하는 경계입니다. 따라서 마땅히 삼계를 벗어나야 하고 삼계를 벗어나는 것은 이른바 성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 전생의 선근에 따라 비약적으로 빨리 벗어나는 분도 있기는 하나 보통은 점차로 공부 정진 따라서 닦아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선정에 들어가는 초선정(初禪定), 2선정, 3선정, 4선정 이런 선정은 모두가 다 각 천인(天人)의 선근 정도와 상응되는 것입니다. 가령, 초선천(初禪天)에 나기 위해서는 초선정을 닦으면 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초선천에 있지 않더라도 마음 정도가 초선정에 들어갔다면 벌써 초선천에 있는 존재, 그런 천인들과 정도가 같다는 말입니다. 또, 우리가 2선정(二禪定)에 들어가면 2선천에 있는 천인들과 똑같은 능력과 선근이 되는 것입니다. 삼계는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를 말하고 욕계는 6욕천(六欲天)으로 되었는데 우선 지거천(地居天)과 공거천(空居天)으로 나눕니다. 지거천은 소위 각 원소의 단계인 지진(地塵) 곧, 지구나 토성이나 다른 별들이나 질료(質料)를 의지해 사는 중생들이 지거천입니다. 공거천은 업장이 좀 가벼워서 지거천을 떠나 있는 허공 가운데 사는 중생입니다. 이런 천인들은 몸뚱이가 우리 몸뚱이 같지가 않기 때문에 허공에서 마음대로 공간을 집으로 알고 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거천에는 사대왕천(四大王天) 즉 사왕천(四王天)과 도리천(도利天)ㆍ수야마천(須夜摩天) 즉 야마천의 셋이 있고 다시 사왕천 밑에는 동쪽에 지국천(持國天), 남쪽에 증장천(增長天), 서쪽에 광목천(廣目天), 북쪽에 다문천(多聞天)으로구분됩니다. 그러면 우리 인간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우리 인간이 존재하는 곳은 욕계의 4왕천 가운데 남쪽 증장천(增長天)에 딸린 남섬부주(南贍浮洲) 곧 염부제(閻浮提)입니다. 그러나 우리 불자들은 재가, 출가를 불문하고 사실은 벌써 그 업장이 상당한 정도로 정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욕계에 있다 할지라도 얼마만치 욕심을 떠나 있는가? 번뇌를 떠나 있는가? 에 따라서 그에 상응한 높은 경계에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공거천은 도솔천(兜率天), 화락천(化榮天),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셋인데 다 천상이니까 천상 나름대로 통력(通力)도 있습니다. 삼명육통(三明六通)같은 원래 법성에 갖추고 있는 통력은 못하더라도 그대로 그 업력에 따른 보통(報通)이 있는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어머니인 마야(Maha-maay 摩耶) 부인은 세연(世緣)을 마치고 도리천에 태어났습니다. 역시 그 어머니가 청정하였기 때문에 그런 훌륭한 세존(世尊)을 낳았겠지요. 흔히 세간에서 알기는 불교는 자기 부모도 모르고 윤리를 무시한다고 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머님을 위해서 하안거 한철 3개월 동안 도리천에 올라 가셔서 어머님과 도리천의 천상인들을 위해서 설법을 하셨던 것입니다. 어머니도 역시 아들을 낳고 7일 만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 아들에 대해서 두고두고 안스러운 마음이 남아 있었겠지요. 그래서 부처님은 도리천에 올라가서 세상은 허망하고 생사가 본래 없는 것이라고 법문을 하셨을 것입니다. 모자(母子)의 정이라는 게 그렇게 두터운 것입니다. 우리가 출가할 때 ‘은애불능단(恩愛不能斷)이나’ 은혜와 사랑을 끊기가 어렵지만 ‘기은입무위(奈恩入無爲)면’ 은혜와 사랑을 버리고 상(相)을 여읜 무위법에 들어가면 ‘진실보은자(眞實報恩者)라’ 진정으로 은혜를 갚는 것이로다. 라는 게송이 있습니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실 때는 어머니 마야 부인이 내려와서 눈물을 흘리면서 비감(悲感)에 잠겨 관을 지켜보고 있으려니까 불현듯이 관문이 열리고 세존께서는 가부좌한 채로 어머니에게 마지막 설법을 하셨습니다. “어머니시여! 제행착상이니 회자정리(會者定離)요 시생멸법(是生滅法)입니다. 세상일은 다 무상하여 만나면은 꼭 헤어지는 것이요, 낳는 것은 필시 죽기 마련이니 슬퍼하지 말으시고 이별과 생사를 초월한 부처님 법을 생각하소서” 라고 하시니 어머니께서 그제야 슬픔을 진정하고 안위(妾慰)의 미소를 지었다는 것이 불경에 다 기록이 되어있습니다. 법문 듣기 (07:43) ☞ 아무튼 도리천도 중생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훌륭한 곳입니다. 도리천에만 가도 음식을 먹고 싶으면 저절로 음식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천상들은 분단식(分段食)을 먹는 것이 아니고 향기만 맡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야마천은 더욱 말할 것도 없고 도솔천, 화락천, 타화자재천 이렇게 올라갈수록 받는 안락이나 능력이 더욱더 수승한 것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화락천(化樂天)은 문자 그대로 가령, 괴로운 경계도 전화위복(轉禍爲福)을 시켜서 기쁘고 즐거운 경계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있는 타화자재천은 욕계천의 가장 위층인데 마왕(魔王) 파순(波旬)은 여기에 삽니다. 따라서 마왕은 보통 밑에 있는 친상보다도 훨씬 더 능력을 잘 부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앉아 있으면 더러는 이상한 모양을 내어 나투기도 하고 또 꿈속에 현몽하여 우리 공부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마왕은 하여튼 우리가 욕계를 벗어날세라 친구 모습으로 오기도 하고 이성의 모양으로 오기도 해서 가지가지로 훼방을 놓는 것입니다. 그 다음, 초선천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삼매를 닦아서 욕계번뇌를 떠나야 비로소 초선천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입정(入定)이라, 선정에 든다는 것은 욕계번뇌를 떠나야 되는 것입니다. 욕계번뇌의 가장 중요한 것은 식욕(食慾), 잠욕〔睡眼欲), 음욕(游欲)입니다. 욕계서도 식욕과 잠욕과 음욕의 정도에 따라서 차이가 있습니다. 가사, 음욕에 있어서도 사대왕천과 도리천까지는 남녀 이성의 결합이 있는 셈이지만 야마천에 올라가면 이성 결합이 없이 단순히 서로 포옹할 정도이고 그 다음 도솔천은 악수만 하는 정도고 화락천은 서로 피차 바라보고 미소만 띄우는 정도이며 그리고 마지막 타화자재천에 오르면 그 음욕이 눈으로만 눈웃음 짓는 정도라고 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은 참으로 미묘하고 감사하고 감격스럽습니다. 우리가 공부를 해서 그와 같이 욕심을 다 떠나면 초선정에 들어 천상으로는 초선천에 납니다. 중생들이 정진하여 공부가 좀 되었다고 하더라도 자기를 점검해서 욕심이 남아 있다면 아직 욕계정(欲界定)이라, 욕계에서의 정신통일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른바 명상법이나 닦아서 조금 더 맑아진 것이지 선정(禪定)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공부하는 분들은 자기 점검에 엄격해야 합니다. 범중천(梵衆天), 범보천(梵輔天), 대범천(大梵天)이 초선천의 세 하늘입니다. 이것은 역시 점차로 번뇌가 희박해져 가는 정도에 따라서 층별(層別)의 차이가 있습니다. 2선천에 들어가서는 온전히, 그야말로 광명이 훤히 빛나서 광명뿐입니다. 본래가 광명인데 삼독(三毒) 오욕심(五欲心)에 가려 있다가 선정이 깊어짐에 따라 차근차근 빛나는 것입니다. 처음 소광천(少光天)에서는 조금 덜 빛나고 그 다음에는 무량광천(無量光天)이라, 훤히 한량없이 빛난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 광음천(光音天)에는 광명으로 해서 조금도 막힘이 없이 누구한테 무슨 말을 하려고 할 때도 마음만 먹으면 광명으로 서로 상통하여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영통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집이 세고 강강(强剛)한 천인(天人)이 허물을 범할 때 옆에서 충고하여도 듣지 않는 천인들에게는 상대하지 않는 벌을 주는 범단지법(梵壇 brahma-danda)이라 하여 서로 말하지 않고 상대하지 않는 묵빈대치(默擴對治)법이 있습니다. 좁게 보면 초선천만 범천(梵天)이고 넓게는 초선천 2선천 3선천 4선천을 모두 범천이라고 말합니다. 브라만(Brahman)이 범천에 소속된다고 할 수 있지요. 이런 범천, 곧 4선천에 있는 중생들은 아직도 중생인지라 서로 그릇된 짓도 하는데 그 가운데 말을 안 들으면 그 벌칙이 상대를 안해버리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열반 들으시려 하자 아란존자가 “차익(車匿)비구와 같이 고집 센 강강(剛剛)한 비구는 어떻게 다스려야 합니까” 하고 여쭈니까 “범단지법으로 대처하라” 하셨습니다. 충고를 하여 들으면 좋은데 안 들으면 우리 출가사문이 서로 싸울 수는 없는 것이고 말하지 않고 상대하지 않는 묵빈대치(默壙對治)의 법으로 다스리는 것입니다. 3선천의 소정천(少淨天)은 청청하기는 하나 아직은 번뇌의 때가 좀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휠씬 더 맑아져서 한량없이 맑은 경계를 얻음은 무량정천(無量淨天)이고, 그 다음은 변정천(遍淨天)이라, 끝도 갓도 없이 삼천대천 세계 구석구석까지 맑은 경계입니다. 부처님 나라는 한 삼천대천 세계가 전부가 아닙니다. 삼천대천 세계가 무량으로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