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스크랩] 티벳불교의 성자 밀라레빠의 말씀

장백산-1 2011. 6. 15. 14:48

 

 

   1

    이 세상 모든 것 덧없고 무상하여서
    나는 불멸의 행복 찾아 수행에 정진하리

 

    아버지 살아 계실 때 내 나이 어렸고
    내가 성인 되니 그분 이미 세상에 없네
    우리 함께 있었다 해도
    영원을 기약하진 못할 것
    나는 불멸의 행복을 찾아 수행에 정진하리

 

    어머니 살아 계실 때
    나는 집을 떠나 없었고
    나 이제 돌아오니 그분 이미
    세상에 없네
    우리 함께 기약하진 못할 것
    나는 불멸의 행복 찾아 수행에 정진하리

 

    경전이 있을 때 공부할 사람 없었고
    공부할 사람 돌아오니
    그건 이미 낡고 해졌네
    우리 함께 있었다 해도
    영원을 기약하진 못할 것
    나는 불멸의 행복 찾아 수행에 정진하라

 

    기름진 밭 있을 때 농부 떠나 없었고
    농부 돌아오니 밭은 잡초만 무성하네
    둘이 함께 있었다 해도
    영원을 기약하진 못할 것
    나는 불멸의 행복을 찾아 수행에 정진하리

 

    좋은 집 있을 때 주인은 멀리 떠나 없고
    주인 돌아오니 집은 이미 폐허 되었네
    우리 함께 있었다 해도
    영원을 기약하진 못할 것
    나는 불멸의 행복을 찾아 수행에 정진하리

 

    나는 불굴의 귀의자
    이 세상 모든 것 다 허망한 것임을 알아
    불멸의 행복 찾아 수행에 정진하리

 

    2

    원컨데 덧없는 세상의 환락에
    유혹되지 말며
    명상에서 오는 청정함이
    한없이 불어나게 하소서.

 

    원컨데 평온한 무의식 속으로
    빠지지 말며
    초의식의 꽃이
    내 안에서 피어나게 하소서.

 

    원컨데 마음이 지어 낸 생각이
    나를 괴롭히지 말며
    불생(不生)의 무성한 나뭇잎이
    내 안에 무성하게 하소서.

 

    원컨데 산에 머무는 이 행자가
    속세의 하찮은 지식으로
    괴로움 당하지 말며
    지혜와 원체험(原體驗)의 과실이
    무르익게 하소서

 

    원컨데 이렇게 가는 길과 방법에
    더 이상 의혹을 갖지 말며
    항상 마음의 아버지
    그분 곁에서 수행하게 하소서

 

    3

    그대, 밀라레빠여!
    이 자책의 노래를 그대에게 들려 주노라.
    달콤한 대화로부터
    그대는 멀리 떨어져 있어
    그것이 적적하다 하여 즐거움을 구하려 하네

 

    마음을 흥분시키지 말고
    평온 속에 안주하라.
    마음을 단속하지 못하면
    곧 죄악이 잉태되리

    기쁨을 찾아 나서지 말고 선좌에
    만족하라


    유혹에 지고 나면
    수행은 곧 바람결에 흩어지리

    고개를 쳐들지 말고 아래로 떨구라
    고개를 쳐들면 곧 무익한 세간사를
    탐하게 되리

 

    수마에 빠지지 말고 명상을 계속하라
    수마에 빠지면 곧 무지(無知)의 해독이
    그대를 정복하리

 

    4

  「다섯 가지 즐거움」

 

    여기 다까루 단 암굴 한가운데에
    티벳의 수행자 밀라레빠는
    세속의 모든 욕망과 망상을 떠나
    위없이 높은 깨달음을 구하며 사네

 

    즐거움은 밑에 까는 조그만 방석
    즐거움은 위에 걸친 누더기 면포
    즐거움은 무릎을 받치는 명상대(帶)
    즐거움은 배고픔을 잘 견디는 이 몸뚱이
    즐거움은 바로 이 순간에 머물며
    궁극의 목표를 인식하는 빈 이 마음
    나에게는 이 모든 것이 다
    즐거움의 원천
    즐겁지도 않은 것은 하나도 없네.

 

    5

    나의 주, 마루빠님께 예배합니다.
    굳게 정진토록 하여 주소서

 

    비탄에 빠진 나의 누이여,
    이 세상의 모든 기쁨․슬픔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라.
    나의 수행은
    영원한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

 

    나의 집은 들짐승의 그것과 같고
    내기 먹는 음식은 사료와 같이
    보잘 것 없으며

 

    나의 몸은 해골과 같고
    나의 행장은 미친 사람과 같지만

 

    나는 차디찬 바위 위에 앉아
    가죽을 벗기는 듯한 열성으로
    정진하노라.

 

    그리하여 최상의 지혜와 깨달음을 얻게 된다면
    이생에서는 번영과 행복을 누리고
    내생에서는 부처를 이루리니

 

    누이여 사랑스런 빠다여,
    슬퍼하지 말라.
    너 또한 영원한 행복을 위해
    진리의 수행에 몸을 바치어라.

 

    6

    로뿌다꾸에 계신 마루빠 스승님의 발 아래 예배합니다.
    원컨데 이 행자가 외로운 이 암자에서 수행을 성취토록 축수하소서.
    속인들이 바친 청정한 보시는
    나와 그들의 마음 밝히는 씨앗 되었네.
    이 몸뚱이 죽기는 쉬워도 만나기는 어려워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건강을 회복하였네.

 

    단단한 대지의 흙과 광대 무변한 창공에서 내리는 비
    이들은 결합하여 모든 중생에게 혜택을 주니
    이는 곧 성스런 진리

 

    황량한 들판의 이 암굴과 거룩한 불법에의 귀의
    이들은 결합하여 대망의 목표를 성취시키리니
    이는 곧 불성의 실현

 

    밀라레빠의 꺽이지 않는 수행 의지와 삼계 중생들의 신심
    이들은 결합하여 그들을 시봉하리라는 나의 원력 고취시키니
    이는 곧 자비

 

    암굴에서 명상하는 위대한 수행자와 그에게 음식을 보시한 신도들
    이들은 결합하여 더불어 함께 밝음의 세계로 나아가니
    이는 곧 공덕의 회향

 

    밝은 스승의 자비심과 수행 중인 제자의 쉬임 없는 정진
    이들은 결합하여 성스런 다르마를 수호하리라는 서원 다지게 하니
    이는 곧 거룩한 헌신

 

    바른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관정(수계)과 신심에서 우러난 서원
    이들은 결합하여 빠른 소원 성취 있게 하리니
    이는 곧 축복

 

    오, 영원의 부처님이시여
    당신은 이 탁발승의 행복과 불행을 다 아시나이다.


 

    7

    방금 있던 냄비조차 이미 간 곳 없으니,
    그 속에서 모든 사물의 본성 보았네.
    일체는 무상하고 덧없다는 것을
    냄비는 깨졌으나 나의 스승이 되어
    심심미묘한 무상법문 설해 주었네
    나, 귀의자 밀라는 냄비의 법문을 듣고
    다시 굳은 서원 세워 다짐하네.
    세세생생 선지식 만나
    부처님 시봉하기를 발원하네.

 

    8

  「요기의 달리는 말」

 

    내 몸은 보리(지혜) 언덕 위의 사원
    가슴은 신성한 재단
    마음은 말처럼 그 안에서 날뛰고 있네
    이 말을 어떤 올가미로 붙잡을 수 있을까?
    어떤 말뚝에 묶어야 할까?
    어떤 먹이를 먹여야 할까?
    어떤 물을 주어 그 목을 축이며
    어떤 옷을 입혀야 할까?
  
    그 올가미는 오로지 한 생각, 정신 집중
    묶을 때에는 명상의 말뚝에
    배고플 때에는 구루의 법을
    목마를 때에는 의식의 흐름을
    추울 때에는 공(空)의 옷을 입히라.

 

    안장으로는 의지를
    그물로는 지성을
    껑거리 끈으로는 흔들림이 없는
    마음[心]을 말에 매달아
    그 주위에 생명의 기운을 통하게 하라.

 

    기수는 지성의 젊은이
    그의 투구는 대승의 이타사상
    갑옷은 수학(修學)과 사고 그리고 정관(靜觀)
    등에는 인내의 방패를 메고
    손에는 대망의 긴 창을 들었네
    허리에 이성의 검을 차고
    우주의 마음인 거침없는 화살을
    현명하고 올바른 시위에 매겨
    신심 깊은 자들의 이기심을 관통하네

 

    그 말은 행복을 넘치는 평원을 달리니
    행선지는 모든 승리자(불타)들의
    경지인 달성
    뒤에는 삼사리(윤회)에의 집착을 버리고
    앞으로는 구원의 안전한 장소로
    달려가네

 

    이것이 너희가 생각하는
    행복인지 아닌지 판단해 보라.
    세속의 덧없는 행복을
    나는 바라지 않노라.

 

    9

    누이여, 새속의 욕망으로 괴로워하는 자여
    내 노래를 들으라
    천개(天盖) 위에는 황금의 작은 첨탑
    아래로는 우아한 중국 비단의 수술이 드리워졌네
    화려한 공작 날개 모양의 일산, 아름다운 무늬
    이것 모두 세속적 욕망이어서
    나는 도망하였네
    누이여, 그대 또한 모든 욕망을 버리고
    라뿌찌 간으로 가자.


    나와 함께 라뿌찌 간으로 가자.

    하이얀 소라 고동의 머얼리 울려 퍼지는 가락
    숙련된 나팔수의 볼에 가득한 입김
    구름같이 모여든 승려들의 대집회
    이것 모두 세속적 욕망이어서
    나는 도망하였네.
    누이여, 그대 또한 모든 욕망 버리고
    라뿌찌 간으로 가자.
    나와 함께 라뿌찌 간으로 가자.

 

    마을 위에 있는 흘리듯 아름다운 절
    새파란 신참자들의 막힘 없는 지껄임과
    근면한 일손
    향긋한 차가 끓고 있는 잘 정돈된 부엌
    이것 모두 세속적 욕망이어서
    나는 도망하였네
    누이여, 그대 또한 모든 욕망을 버리고
    라뿌찌 간으로 가자.

 

    주문이나 점성술 같은 수입 좋은 장사
    승려들의 방정함과 겸손, 놀이를 위한
    여러 가지 법회
    속인을 취하게 하는 구성진 가락의 법가(法歌)
    이것 모두 세속적 욕망이어서
    나는 도망하였네
    누이여, 그대 또한 모든 욕망 버리고
    라뿌찌 간으로 가자.
    나와 함께 라뿌찌 간으로 가자.

 

    연와조의 묵직하고 아름답게 치솟은 지붕
    식량과 보화로 가득한 창고
    광대하고 비옥한 땅
    많은 제자들과 모여드는 신도들
    이것 모두가 세속적 욕망이어서
    나는 도망하였네
    누이여, 그대 또한 모든 욕망 버리고
    라뿌찌 간으로 가자.
    나와 함께 라뿌찌 간으로 가자.

 

    태어난 것은 죽지 않을 수 없고
    죽을 때는 정해져 있지 않으니
    내게는 지체할 시간이 없네
    누이여, 그대 또한 윤회의 굴레에 매일
    세속 욕망 모두 버리고
    라뿌찌 간으로 가자.
    거기에 영원한 행복의 태양은
    찬란히 떠오르리라.

 

    10

    영광스런 마루빠, 역경 삼장법사의
    발 아래 예배합니다.

 

    스승의 은총이 내리신 이래
    나는 결코 한눈 팔지 않았네.

 

    사랑과 자비를 오랫동안 숙고하다 보니
    나라는 것, 너라는 것
    다 잊어버렸네.

 

    나와 나눌 수 없는 수호신께
    오래 명상하다 보니
    이 비천한 몸뚱이의 일, 다 잊어버렸네.

 

    최상의 진리를 향해
    오랫동안 명상하다 보니
    책에 기록된 온갖 것, 다 잊어버렸네.

 

    이생과 내생을 오랫동안 명상하다 보니
    친구나 가족의 의견을 구할 필요,
    다 잊어버렸네

 

    깨달음을 향해
    하나하나 새로운 체험을 쌓다 보니
    온갖 교리나 교조, 다 잊어버렸네

 

    불생 불멸 무주(無住)에
    오랫동안 명상하다 보니
    이런 저런 목표에 대한 갖가지 정의
    다 잊어버렸네.

 

    이 마음의 근본자리를 부처로 알아
    오랫동안 명상하다 보니
    마음이 만들어 낸 희망이니 두려움이니 하는 온갖 궁리
    다 잊어버렸네.

 

    자유 속에서 창출된 경지에 오랫동안
    마음을 두다 보니
    인습 같은 건 다 잊어버렸네

 

    몸과 뜻을 오랫동안 살피다 보니
    강자의 오만이니 불손한 작태니 하는 것,
    다 잊어버렸네.

 

    이 몸을 오랫동안
    수행의 장으로 여기다 보니
    사원의 안락함과 위안거리
    다 잊어버렸네.


    언어를 초월한 진리의 의미를
    오랫동안 찾다보니
    그 내력 조사하는 것
    다 잊어버렸네.

 

    오, 박학한이여,
    원컨대 그대가 이런 말들을
    그대의 권위 있는 책에서 찾아내 보라.

   

    11
    오, 사랑하는 렛충, 나의 아들이여
    이 노래, 나의 마지막 가르침을 들으라.

 

    삼계에 윤회하는 고통 바다의 대 죄인은
    바로 이 보잘것없는 몸뚱이
    다만 먹고 입는 세상사에 항상 분주하여
    구원을 찾지 않네.


    렛충, 일체 세간사, 모든 애착 놓으라.

    이 몸뚱이는 덧없는 고깃덩어리
    마음은 진실함이 없어 그걸 따를 뿐
    참된 진리를 구하지 않네
    렛충, 마음의 참된 본성을 깨치라.

 

    무지와 현상계에서 대죄인은
    그대 안에 넘치도록 쌓아 논 지식
    그저 재난이나 피하려 할 뿐
    나고 죽음이 없는 진리를 깨치려 않네

 

    이생과 내생에서의 대 죄인은
    부단히 올라오는 모든 궁리
    오로지 갖지 않은 것만을 찾아 끝없이
    헤맬 뿐.
    렛충 그대 안의 영원한 진리를 찾으라.

 

    육도의 덧없는 도시에 태어난 요인은
    사악한 카르마로 빚어진 죄의 은폐
    인간은 좋다 나쁘다 시비에 몸믈 맡겨
    둘 아닌 하나임을 결코 알려고 않네.
    렛충, 좋고 나쁨을 다 피하라.

 

    보이지 않는 극락에 대한 난해한 논의에
    뛰어난 붓다께서
    많은 난해하고 심원한 진리의 방편을
    보여 주셨으나
    사람들은 그 속에 들어 있는
    참 뜻을 알려고 하지 않네

    렛충, 난해한 논의를 피하라.


    대망의 목표와 명상과 참된 수행.
    이들을 한데 묶어 부지런히 행하라.
    이생과 내생, 바루도[중음신]의
    생과 생 사이
    이들을 하나로 보아 거기에 익숙해지라.

 

    이는 나의 최후의 가르침이니
    오, 렛충, 나의 아들이여
    부디 참다운 도를 닦으라.

 

 

    티벳불교의 성자 밀라레빠 中

 

출처 : 생활속의 명상도량 광주자비선원
글쓴이 : 부민스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