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0월 31일.
때가 때인지라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시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노래가 애절하다.
그러나 우리에겐 '마지막'을 누릴 특권이 없다.
때가 때인지라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시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노래가 애절하다.
그러나 우리에겐 '마지막'을 누릴 특권이 없다.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 부모님께선
유달리 '마지막'이라는 말에 거부감을 보이셨다.
그래서 그 말은 절대로 입밖으로 내선 안 될 말이었다.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그 말만은 엄격한 금기였다.
이유를 설명해주시진 않았지만,
그건 아마도
마지막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우리에게 '마지막'이란 없다.
시월의 마지막 밤..
그러나 시월은 내년에도 온다.
올해 기축년도 저물어 가지만..
기축년은 60년 뒤에 또 온다.
죽으면 끝이라고 말들 하지만..
알고보면 죽음조차도 끝이 아니기에
아침과 저녁이 맞물려 돌아가듯..
우리의 삶 또한 그러하기에
우리에게 '마지막'이란 없다.
아무리 초면일지라도..
억겁다생의 윤회 속에서 한번쯤은 만났으리라.
영영 기약없는 결별을 당하여 가슴아파 하더라도
억겁다생의 윤회 속에서 언젠가는 또 만나리라.
그래서 우리는 헤어질 수도 없고
그래서 우리는 헤어진 적도 없다.
봄바람과 눈보라가 돌고 돌듯이
즐거움과 괴로움도 돌고 돌아
놓쳤던 행복도 다시 누리고
벗어났던 불행도 다시 겪는다.
영원함이 없듯이 단멸도 없는 법.
우리에게 '마지막'이란 없다.
마지막의 아픔도
마지막의 축복도
우리에겐 남의 일일 뿐이다.
마지막을 말하고 마지막을 누릴 자격이 있는 자는
윤회를 벗어난 자,
해탈한 자,
깨친 자.. 그들 뿐이다.
'마지막'.. 그것은 중생의 언어가 아니라 불보살의 언어이다.
'마지막'.. 그것은 할 일을 마친 이의 성스러운 특권이다.
햇빛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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