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하는 것은 누구인가?
화두를 보라는것은 예컨대
'이 송장을 끌고 다니는 것은 누구인가?'이거나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에 어떤 것이 나의 본래 면목인가 (父母未生前 如何是我本來面目)?' 하는 화두를 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근래에 와서 제방에서 많이 쓰는 화두는 '염불하는 것은 누구인가?'하는 것인데 말하자면 경을 읽는 것은 누구며 주문을 외우는 것은 누구며 부처님께 절을 하는 것은 누구며 밥을 먹는 것은 누구며 옷을 입는 것은 누구며 길을 가는 것은 누구며 잠자고 깨어나는 것은 누구냐 하는 것들인데 모두 같은 내용의 화두입니다.
누구인가(誰)? 라는 물음의 답은 바로 마음입니다. 말은 마음에서 일어나므로 마음은 말의 머리(話之頭)요, 생각도 마음에서 일어나므로 마음은 생각의 머리(念之頭)입니다. 만법이 모두 마음으로부터 생기므로 마음은 만법의 머리(萬法之頭)인 것입니다.
실로 화두는 바로 생각의 머리(念頭-생각 이전의 자리)이며, 생각 이전의 머리는 바로 마음입니다. 요컨대 '한 생각 일어나기 전(一念未生之前)'이 바로 화두인 것입니다.
조사어록 허운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