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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장백산-1 2014. 5. 29. 12:41

 

 

 

 

노컷뉴스

    

바른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 2014-05-29 06:00
  • 데일리노컷뉴스

 

[고전의 지혜]

 

言路가 열렸느냐, 막혔느냐에 나라의 興亡이 달려 있다.


言路開塞 興亡所係(언로개색 흥망소계)
 
- 李耳 '진미재오책차' '율곡전서'
 
예부터 잘 다스려진 나라에서는 말을 바르게 해야 하고, 道가 행해지지 않는 나라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무도(無道)한 나라에서 바른말을 했다가 자칫 禍를 입을까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바른말 때문에 禍를 입을까 걱정을 해야 하는 나라는 이미 바른길을 잃은 나라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언관(言官)이란 제도가 있었는데, 이들의 주업무는 민간의 풍속과 신하들의 잘못은 물론 임금의 허물까지도 直言해 바로잡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말이 언제나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었지만 웬만해서는 그들이 한 말을 문제 삼아 벌을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基本 德目으로 비판에 귀기울이는 것을 매우 중요시했던 것입니다.
 
이 글은 조선 중기의 명신이자 학자인 율곡 이이가 나라의 재앙을 막는 계책으로 임금에게 올린 다섯 가지 조목 중 하나인데, 언로가 막히면 단순히 소통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패망으로 이어질 것임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도 임금에게 간언했습니다.
 
'선비의 기상이 꺾이고 언로가 막히면, 곧은 선비가 기미를 살펴보고는 멀리 숨을 것이고 아첨하는 자들이 그 틈을 타 앞다투어 나올 것입니다.'
 
'나를 버리고 남을 쫓는다'는 뜻으로 '사기종인(舍己從人)'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나의 잘못된 生覺을 固執하지 말고 남의 좋은 意見을 따르라는 말입니다. 나만 옳다는 生覺으로 귀를 막아 버리면 結局 世上과 疎通하지 못하는 不通이 되고 말 것입니다. 말은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입은 하나이고 귀가 둘인 이유는 조금 말하고 많이 들으라는 뜻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특별히 쓴말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합니다. 칭찬만을 들으려 하면 어느새 내 주위에 진정한 친구는 모두 사라지고 아첨하는 사람밖에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이정원 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사진 게재 원치 않는 필자)
 
이이(李珥, 1536-1584)=조선 중기의 학자·정치가. 자는 숙헌(叔獻), 호는 율곡(栗谷)·석담(石潭), 본관은 덕수. 아홉 번의 과거에서 모두 장원 급제해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으로 불리는 등 관직과 학문에서 두루 명성이 높았다. 주요 관직에 올라서는 언로(言路) 개방을 강력히 주장했고, 당파가 나라를 곤궁에 빠뜨리는 요인이라 보고 상소와 간언을 통해 이를 근절하는 데에 온 힘을 쏟았다. 성리학에 조예가 깊어 퇴계 이황과 함께 우리나라 성리학의 양대 축을 이룬다. 문집으로 율곡전서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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