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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에 집착하지 말라

장백산-1 2014. 12. 9. 12:12

 

 

 

가치관에 집착하지 말라|불교방송 다시듣기

 

 

가치관에 집착하지 말라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치관, 신념, 혹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가치관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어떤 가치관을 선택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자신의 결정에 달려있다. 그렇기에 가치관이란 것은 선택의 문제이지

옳고 그른 문제인 것은 아니다.

 

어떤 종교를, 어떤 사상을, 어떤 사고나 생각을, 또 어떤 사람의 신념을 선택할 것이냐는 전적으로 내 문제이고

그에 따른 책임도 나에게 있다.

 

때때로 어떤 한 가지 가치관에 생각이 굳어져 있으면 그 가치관대로 세상을 사는 것만이 의미 있는 길이라 여기곤

한다. 나와 상대되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다. ‘어떻게 저렇게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살 수 있지?’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나처럼 상대방도 분명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종교를 자기 삶의 가치관으로 받아들이는 두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 둘은 상대방을 보면서

안쓰럽고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어떻게 저 종교를 선택할 수 있지도무지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른다. 혹은

마음속에서 심한 거부감과 배타적인 느낌을 받게 될 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 정도면 아주 준수한 편이다.

 

이 세상의, 이 인류의 역사를 보라. 어떤 종교를 선택했느냐 하는 문제가 수많은 전쟁과 죽음을 몰고 오기도 했다.

내가 선택한 종교, 내가 선택한 가치관에 갇혀 이것만이 올바른 종교이고 가르침이며 절대적인 것이고 다른 종교는 모두 적이며 완전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 전쟁을 일으키고 죽이는 일들이 이 인류의 역사에는 수도 없이 일어났다.

 

어떤 가치관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처럼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관을 선택할 것인가가 아니라 그 어떤 가치관도 전적으로 옳거나 그르지는 않다는 자각에 있다. 불교라는 종교만 100% 절대적으로 옳은가. 만약 어떤 불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불교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금강경에서도 수많은 경전에서도 말하길 불교에도 집착하지 말며, 경전의 말씀에도 집착하지 말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고도 했다. 그것이 바로 眞理의 열려있는 精神이다. 참된 眞理는 어떤 한 價値館에, 어떤 한

信念에, 어떤 한 宗敎에 全的으로 執着하여 그것만이 眞理라고 固執하지 않는다. 그런 열려있음, 無執着의 精神이야말로 眞理를 眞理일 수 있게 하는 精神이다.

 

참된 불자라면 기독교 성경을 보면서도 활짝 열린 마음으로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그 안의 진리를 볼 수 있다. 왜 우리가 성경이 불교 경전이 아니라는 그 단 하나의 이유 때문에 미리부터 선입견을 가지고 좋지 않은 느낌이나 판단을 앞세워야 하는가. 그런 선입견과 편견들은 성경 안에 담긴 참된 말씀을 보지 못하게 하는 장벽이 될 뿐이다. 그런 일들이 모두 어떤 한 가르침, 어떤 한 신념, 어떤 한 가치관, 어떤 한 종교만이 옳다고 스스로 결정짓는 어리석음에서 기인하는 일들이다. 어느 한 쪽만 전적으로 옳게 되면 나머지 다른 쪽은 틀리게 된다는 말인데, 그랬을 때 선과 악, 아군과 적군, 옳고 그름이 생기며, 그런 나뉨에서 다툼과 투쟁 심지어 전쟁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가치관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처럼 중요하다. 이처럼 잘못된 가치관을 절대적으로 선택하여

믿게 되면 그 가치관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일이나 남들의 목숨을 빼앗는 일까지도 아주 쉽게 자행할 수 있지 않은가. 이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어디 그 뿐인가. 우리의 삶을 가만히 지켜보라. 모든 삶의 행위들, 몸과 말과 生覺으로 이루어진 行爲 卽,

 업()들은 그 裏面에 어떤 한 價値觀, 信念을 土臺로 이루어지고 있다. 아주 사소한 行爲 하나까지도

그 裏面에서는 어떤 特定한 價値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떤 價値觀을 選擇할 것인가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와 같다.

그러니 내 價値觀은 어떤 것인가를 客觀的으로 잘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내 삶이 가지고 있는 많은 問題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 방송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