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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가치관 찾기, 거기에도 집착 않기

장백산-1 2014. 12. 9. 12:26

 

 

좋은 가치관 찾기, 거기에도 집착 않기  |불교방송 다시듣기

 

 

좋은 가치관 찾기, 거기에도 집착 않기

 

 

 

내 삶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건 그 이면을 지탱하고 있는 가치관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바로 그 너머에 딱 버티고 있는 가치관을 찾으면 의외로 쉽게 문제는 해결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첫째는 올바른 가치관, 좀 더 좋은 가치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고

둘째는 어떤 가치관이든 어느 한 쪽에 극단적으로 치우치거나 집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方便의 가르침인 첫째도 중요하고 本質의 가르침인 둘째도 중요하다.

方便을 무시하고 본질만으로 세상을 살 수도 없고 本質을 무시하고 방편만 가지고 살 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가치관이란 무엇이 있을까?

잘 선택한 가치관은 우리 삶을 보다 향기롭게 하고 본질적인 생명의 숨결을 드러나게 해 준다.

방편의 좋은 가치관을 예를 들어 본다면, 선을 행하라, 보시를 행하라, 집착하지 말라. 소박하게 살라,

내 삶에 나타나는 모든 존재와 행위를 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라, 과거나 미래에 얽매이지 말고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살라, 때때로 산길을 거닐라, 자연 속에서 산책의 시간을 가지라, 기도를 하고 명상을 하라,

인위적인 것 보다는 무위(無爲)의 자연과 벗하라, 녹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라, 홀로 존재하는 시간을 가지라,

홀로 있는 텅 빈 시간을 가지라, 개발과 발전의 논리보다는 보존과 생명의 정신을 지키라, 가공된 먹을거리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먹을거리를 택하라, 뭐 이런 정도의 가치관을 선택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방편의 좋은 가치관인 여기에도 집착하면 안 된다.

 

집착하면 좋고 나쁜 것이 생기고 좋고 나쁜 것이 생기면 미움과 사랑이, 애정과 애증이 생긴다.

둘로 나뉘는 순간 다툼과 전쟁의 씨앗이 움트기 시작할 것이다. 기도와 명상을 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는 가치관을

선택했다고 해서 기도도 하지 않고 명상도 하지 않는 사람을 미워하거나, 어리석다고 폄하하거나, 못났다고 할 것은 없다는 말이다. 그렇게 판단하는 순간 상대와 나는 둘로 나뉘게 되고 좋고 나쁜 판단은 곧 마음속에 다툼과 애정과

증오를 남긴다. 그래서 올바른 가치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본질은 그 어떤 가치관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이라 했다.

 

부처는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가치관을 버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일 것이다. 모든 가치관에 대한 愛着이나 憎惡를 버리고, 좋고 싫은 判斷을 버리고, 다만 있는 그대로 自然스럽게 그 어떤 것도 因緣 따라 選擇하여 쓸 수 있는 그런 自由로운 精神을 소유하고 있는 자가 바로 부처(佛)이 아닐까.

 

어떤 한 특정한 가치관에 집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가치관이라도 거부감 없이, 편견 없이, 치우침 없이

받아들일 수도 있고, 받아들여 쓴 뒤에는 미련 없이 버려야 할 때가 오면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참된 중도(中道)의 가르침이다.

 

어떤 한 가지 가치관에 집착하지 말라. 그것이 내 정신을 옭아매고, 심지어 나를 죽이고 상대를 죽일 수도 있다.

그로 인해 내 삶의 모습이 人爲的인 選擇으로 만들어진다. 모든 價値觀을 버리라. 버리되 모두를 다시 가지라.

모든 가치관을 다 버리고 났을 때 비로소  모두를 自由自在하게 다 가져다 쓸 수 있다.

 

내가 삶 속에서, 대인관계 속에서, 일 속에서 선택한 가치관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가만히 살펴보라.

할 수 있다면 가치관, 신념 目錄을 만들어 보라. 그리고 그 가치관에 대한 執着 때문에 다툼과 미움과 증오,

혹은 애정과 소유를 낳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라. 하나하나의 가치관 목록에는 분명 수많은 좋은 일들과

나쁜 일들이 뒤따라 이어질 것이다. 좋은 일에는 더욱 愛着하고 나쁜 일은 더욱 憎惡하는 마음이 연이어 생겨난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나눠놓고 사랑과 증오를 하게 될 것이다.

 

내 편과 상대편이 생겨나게 되고, 내 것과 네 것이 생겨나게 되며 거기에서 크나큰 어리석음인 我相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가치관 목록에 대한 집착을 놓아버리면 좋고 나쁜 일이 사라지고 연이어 大平等, 平和, 寂滅의

고요가 뒤따를 것이다. 이 세상에 대한 모든 是非 分別이 끊어지고 이 세상과 나와의 모든 나뉨이 사라지며 모든

사랑과 미움, 투쟁과 다툼이 다 고요해 질 것이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 방송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