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지혜로운가를 알아보려면

 

 

얼마나 지혜로운가를 판단하려면    

법상 |2015.10.06. 21:38  http://cafe.daum.net/truenature/S27F/455 

 

 

오늘 낮에 한 노보살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자식들 키워봐야 아무 소용 없다고 하시며 한풀이를 늘어

놓으셨다. 들어보니, 자식들이 매달 꼬박꼬박 찾아오지도 않고, 자주 전화연락도 하지 않고, 용돈도

남들에 비해 조금 밖에 안 주고, 이래저래 화만 난다는 것이었다.

 

어제는 또 다른 한 중년의 부부를 만났는데, 그분들은 자식이 중학교 때까지는 성적이 곧잘 나왔는데,

막상 고등학생이 되고부터 공부를 안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괴로움들이 나오게 된 근원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보통 우리는 이런 괴로운 일이 벌어졌을 때

대부분 바깥을 탓하기 쉽다. 자식들 탓을 하거나, 며느리 탓을 하거나, 자식이 공부 안 한 탓을 하거나,

성적 탓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重要한 事實은 世上 모든 괴로움의 原因은 外部 條件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공부가 좀 되었는가를 판단해 보는 좋은 질문 중 하나가 ‘모든 것이 내 탓이다’라는데 동의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건 공부인의 아주 기초적인 지혜다.

 

지혜로운 이는 세상 모든 일을 ‘내 탓’이라고 여기지 외부 조건이나 타인 문제로 돌리지 않는다.

교리적으로 본다면 世上 모든 일은 三界唯心이고, 萬法唯識이라는 말처럼,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내 마음이 부리는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위에 두 경우에 보통 우리는 자식 탓을 하겠지만, 그 原因은 나 自身에게 있다. 내가 마음 속에서

相을 만들어 낸 것이다. 分別心을 일으킨 것이다. 즉, 내 스스로 生覺의 틀, 固定觀念을 만들어

놓고 그 相에 자식을, 세상을 끼워맞추려고 한 것이다.

 

내 스스로 자식은 부모에게 자주 찾아와야 하고, 연락도 자주 해야 하고, 용돈도 얼마 이상은 주어야

하고, 성적은 어느 정도 이상은 나와야 한다는 固定觀念 卽, 相을 세워놓고 자식을 거기에 끼워맞추

려고 한 것이다. 내가 만든 固定된 相에 갇혀서 그 相대로 되지 않을 때 괴로워지는 것이다. 나만 괴

로운 것이 아니라, 그 내 相으로 인해 나도 괴롭고 자식들까지 괴롭히는 것이다. 어떤가? 이게 정말

자식 잘못인가? 아니면 내 잘못인가?

 

그 相, 固定觀念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내 마음에서 나와 상대,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을 둘로 나누어

놓고, 둘을 비교하면서부터 생겨났다. 즉, 分別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옆 집 자녀들은 결혼해서도 잘 찾아오고, 용돈도 많이 주고, 화목해 보이는데, 또 옆 집 엄친아, 엄친

딸들은 공부도 잘 하고, 모든 것을 다 잘하는데 내 자식들은 그것에 비해 떨어진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처럼 누군가와의 比較, 分別, 差別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내 안에 分別心, 固定觀念, 虛妄한 相이

생겨난 것이다. 남들과 비교하지만 않는다면, 그 어떤 相도 생겨나지 않는다.

 

신심명에서는 至道無難 唯嫌揀擇 但莫憎愛 洞然明白이라고 하여 지극한 도는 다만 간택하지 않으면

 되며, 미워하거나 사랑한다는 분별심만 가지지 않으면 환한 대낮처럼 명백해 진다고 했다.

 

분별심이란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고, 내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 논 相이라는 틀을

세우고는 그것과 맞으면 좋아하고 맞지 않으면 싫어하는 揀擇心, 分別心에서 생겨난다. 좋은 것이 지

나쳐 執着이 생기거나, 싫은 것이 지나쳐 거부감과 미운 마음의 執着이 생긴다면 그것이 바로 道와 어

긋난 마음이다.

 

道는 어렵지 않다. 좋고 싫다는 分別心, 좋아서 執着하고, 싫어서 미워하는 집착 이 두 가지 마음만

따라가지 않는다면,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現存이 있는 그대로 통연명백한 진실의 삶인 것을 깨

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