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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과 말

장백산-1 2015. 10. 12. 00:13

 

침묵과 말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람들을 만나 영양가 없는 말을 수 없이 내뱉는 일들을 될 수 있으면 줄여 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람을 만나 아무 핵심도 없이 잡담만 늘어놓다가 공허하게 헤어지는 경우가 얼마

나 많아요. 특별히 만날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심심하니까, 외로우니까, '뭐 없나' 하는 마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그져 그냥 시간을 때우려고 사람을 만나는 일은 피해야 할 일입니다.

 

그럴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외롭더라도 조금 허전하더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꾸어 나갈 일입니다.

사람을 만날 때 또 친한 친구를 만날 때도 마찬가지지요. 미리미리 무슨 말을 할 것인지, 무슨 이유로

만나는  것인지 우선 명확하게 정리를 하고 될 수 있다면 꼭 해야 할 말들을 단순하게 꺼낼 일입니다.

괜히 시간 때우려고 이런 저런 잡담이나 음담패설로 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한다면 그것은 시간만 버

리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맑음과 고요함마저 버리게 되고 말 것입니다.

 

설령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일이 있더라도 늘 속내를 비추어 보고 몇 번이고 안에서 걸러진 말들을

아껴서 꺼낼 일입니다. 말이 입에서 맴돈다고 아무 걸러짐 없이 툭툭 내뱉는다면 그 말로 인해 우리

마음의 속 뜰은 많이 혼탁해질 것 같습니다.

 

말이란 늘 허물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많은 말 속에는 그만큼 많은 허물이 따르게 마련이지요.

사람을 만날 때, 대화를 나눌 때, 우린 좀 더 정신이 깨어 있을 필요가 있는 겁니다. 대화를 나누며

내 속을 비추어 볼 수 있다면 우린 참으로 큰 깨우침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당장에 이 말을 깊이

새겨 말이 입 밖으로 나올 그 때를 지켜볼 일입니다. 그 지켜봄이 얼마나 큰 깨우침을 가져다 줄

것인지는 바로 당신에게 달려 있는 겁니다.

 

말을 꺼내기에 앞서 늘 입안에서 맴도는 말을 안으로 몇 번이고 되새기고 지켜본 뒤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말만을 꺼내어 보세요. 그리고 그 비춤이 좀 더 깊어졌을 때, 어떤 방식의 말이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는지, 혹은 어떤 기쁨을 주는지, 말과 침묵의 법칙을 깨닫게 될 것 같습니다.

말 그리고 침묵...말할 때와 침묵할 때를 잘 깨닫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법상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