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無心), 마음은 없다
달마스님의 無心論을 잠깐 볼까요? 제자가 달마스님에게 묻습니다.
“마음은 있습니까? 없습니까?”
달마스님이 답합니다.
“마음은 없다”
불교에서는 보통 무심(無心) 즉 마음은 없다고 설합니다. 여기에서 마음(心)은 두 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는데요, 첫째는 분별심(分別心), 번뇌망상심(煩惱妄想心)인 인간의 衆生心을 말합니다. 그리고 두 번
째로 마음은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 무분별심(無分別心), 본래면목(本來面目), 자성(自性)이라는 한
마음(一心)을 의미합니다.
즉 無心이라고 말할 때는 첫째, 중생심인 번뇌망상분별심도 없고, 둘째, 불성인 본래면목, 무분별심,
자성이라고 하는 것도 또한 없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분별심, 번뇌망상심이 없다고 한 것은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분별망상심은 고정불변
하는 실체로써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불쑥 불쑥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일 뿐입니다. 因緣에 따라서 그
인연에 맞는 온갖 생각들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마치 바다에 인연 따라서 파도가 치듯, 인연이 화합하면
바다에 일어나는 파도처럼 온갖 생각, 마음들이 일어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온갖 올라오는 생각, 마음들, 분별망상심들은 실체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
번뇌망상분별심인 생각 마음들을 실체화시키지요. 한 가지 번뇌망상분별심인 생각 마음이 올라오면 그
생각 마음을 ‘내가 일으킨 생각 마음’이라고 여깁니다. 내 생각, 내 마음이라고 붙잡는 것이지요. 그 생각
마음을 나와 同一視는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번뇌망상분별심인 그 생각 마음은 그저 허공에 바람이 불
듯 바다에 파도가 치듯이, 인연 따라서 잠시 잠깐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일 뿐, 붙잡아 둘 수 있는 물건
도 아니고 실체적인 것도 아닙니다.
실체적(實體的)이라는 말은 생겨났다가 사라지지 않는 고정불변하고 영원불멸한 실다운 本體를 말합니다.
생각 마음은 당연히 생겨났다가 사라지지 않는 고정불변하고 영원불멸한 실다운 본체가 아니겠지요. 그러
니 우리들 중생의 마음(心)은 없습니다.
중생인 우리는 이 분별망상심인 생각을 나의 마음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내 마음이 있다고 착각합니다. 그
래서 마음이 아프다거나, 마음이 질투심을 느낀다거나, 욕심이 생길 때도, 혹은 남들에게 뒤떨어지거나 할
때 그러한 생각 마음들이 올라온 것을 알고 그런 생각 마음들을 ‘내 마음’이라고 여겨 그것이 진짜 나의 마
음 나의 생각인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니라면 그런
생각이나 분별 판단하는 마음으로 인해 괴로워할 이유도 없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자성, 불성, 본래면목, 마음, 법이라고 불리우는 본래심, 자성청정심, 무분별심을 또한 마음이라
고 하는데요, 이 마음 또한 없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이 佛法이나 禪을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선(禪)에서는 보통 자성을 깨달으라거나, 성품을 보라거나, 본래면목에 계합하라고 하는데, 이런 말들 때문
에 사람들은 자성이나 무분별심, 본래면목이라는 마음이 따로 실체적으로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
나 그런 본연의 마음이라는 어떤 것이 따로 존재한다고 여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성이나, 본성이라는 것
도 하나의 방편에 불과한 이름일 뿐, 그 이름이 가리키는 어떤 물건이나 실체는 없습니다. 그래서 無心이라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황벽스님은 “단능무심(但能無心)하면 편시구경(便是究竟)이라”, 즉 “無心에 능통하면 곧 구경이
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무심론에서는 無心이 곧 眞心이고 眞心이 곧 無心이라고 했습니다. 즉 구경성불, 견성, 깨달음이라는
말은 곧 ‘마음’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無心, 즉 ‘없는 마음’을 깨닫는 것을 뜻합니다. 마음이라는 것이 따로
있어서 내가 마음을 깨닫거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또한 무심론에서는 연이어 물음에 답합니다.
“나에게 마음은 없으나, 볼 수도 있고, 들을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있고, 알 수도 있다”
“마음 없음은 나무나 돌과 같지 않다. 마치 하늘북과 같아서 비록 마음은 없으나 저절로 여러 가지 묘한
법을 나타내어 중생들을 교화한다. 마음 없음은 또한 여의주(如意珠)와 같아서 마음은 없으나 저절로
여러 가지로 변화된 모습을 자유자재하게 잘 드러낸다”
이처럼 마음은 없지만 無心 없는 마음이지만, 그렇다고 돌처럼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니니, 마음 없으나
그 없는 마음에서 모든 물질적 정신적인 현상, 일체 만법, 우주삼라만상만물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법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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