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MBC, 93.2% 찬성으로 총파업 압도적 '가결'
입력 2017.08.29. 19:06 수정 2017.08.29. 20:16
29일 언론노조 MBC본부,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 발표
투표율 95.68%, 찬성 93.2% 역대 최고치
김연국 본부장 "국민에게 최고의 공영방송을 돌려드리겠다"
<한국방송>(KBS) 양대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 이어, <문화방송>(MBC)도 9월 총파업 돌입을 결정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노조)는 29일 전체 조합원 1758명 중 1682명이 투표에 참여해(투표율 95.68%), 이 가운데 1568명이 파업에 찬성(93.2%)했다고 밝혔다. 반대표는 114명이다. 이번 파업 찬성률 93.2%는 2011년 71.2%, 2016년 85.42%보다 높은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노조는 지난 24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서울을 포함한 전국 18개 지부에서 모바일·오프라인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이날 김연국 MBC 노조위원장을 서울 상암 문화방송 노조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연국 노조위원장은 투표 결과에 대해 “구성원들의 절박함이 컸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170일간의 최장기 파업에서 패배하고 최악의 탄압을 받으면서 구성원들의 마음이 많이 부대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언젠가는 다시 싸워 정의를 실현하고 엠비시를 재건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국민이, 촛불시민민혁명이 만들어준 기 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 쪽의 강경 대응 방침은 투표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기자, 피디, 아나운서 등의 제작거부가 350여명으로 확산되고 노조가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시작하자 회사 쪽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공표하는가 하면, 보도국 간부가 보도국 직원들에게 “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170일 파업 때는 파업 돌입 이후 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중간 간부들의 이탈이 시작됐는데, 이번에는 파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간부들의 이탈과 파업 동참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며 “김장겸 사장과 백종문 부사장 등 핵심 간부들은 이미 고립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영진이 요즘 내놓는 격한 반응들은 그런 고립감과 두려움의 표현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방송 파행은 현장 제작자들에게는 가장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도 “이번 파업은 전례 없이 강도 높은 파업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동안 문화방송 파업 때 송출 등 필수 인력은 예외로 인정해온 일종의 ‘신사협정’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파업에는 이들 필수 인력이 동참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회사 쪽이 일방적으로 공정방송을 보장하는 단체협약을 파기했으므로 우리도 이를 지킬 의무가 없다”며 “엠비시는 이미 철저하게 파괴되고 폐허가 됐다. 방송을 잠시 멈추고, 완전한 승리로 국민에게 최고의 공영방송을 돌려드리겠다는 각오로 파업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전 사장 시절 문화방송은 단협에서 국장책임제·공정방송협의회 등 ‘공정방송’ 관련 조항을 뺄 것을 노조에 요구하다 결국 2011년 단협 해지 사태를 맞았으며, 현재까지 새 단협을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엠비시는 2010년 이후 사실상 7년 넘게 파업 중이다. 이제 이 길었던 암흑의 시대, 언론 자유 질식의 시대를 끝낼 때가 됐다. 공영방송을 권력에 갖다 바친 부역자들을 쫓아내고, 엠비시를 다시 가장 믿을 수 있는 방송, 가장 보고 싶은 채널로 돌려놓겠다.”
노조는 30일 오전 서울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에서 ‘유배지 폐쇄 선언’을 연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제작부서 밖으로 쫓겨난 조합원 32명이 업무거부를 선언하면 제작거부 참여 인원이 400여명으로 는다. 노조는 또 이 자리에서 총파업 돌입 시점을 공표할 계획이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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