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의 잘한 정책

"종북 뿌리 뽑는 국방V" 김관진 영웅화 작업 벌인 사이버사

장백산-1 2017. 9. 29. 11:12

[단독]

"종북 뿌리 뽑는 국방V" 김관진 영웅화 작업 벌인 사이버사

구교형 기자 입력 2017.09.29. 06:01


[경향신문] 

ㆍ영화 주인공 등 합성사진에 공적 기술해 인터넷 대량 유포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2011~2013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을 영웅화하기 위해 만든 합성사진들. 왼쪽부터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 TV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의 포스터를 이용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 제공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2011~2013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68)을 영웅화하기 위해 영화 주인공이나 역사적 인물의 모습과 합성한 사진을 인터넷에 대량 유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장관은 사이버사 심리전단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벌인 댓글 정치공작의 ‘몸통’으로 지목돼 검찰에 의해 출국금지돼 있는 상태다.

28일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사이버사 심리전단은 김 전 장관 얼굴을 만화영화 캐릭터 ‘로보트 태권V’의 몸과 합성한 사진을 외부로 퍼날랐다. 합성한 사진에는 “종북세력을 뿌리 뽑아라! 로보트 국방V”라는 문구를 달았다.

사이버사가 제작 유포한 사진에는 “북한이 어떠한 형태로 도발하든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응징할 수 있도록 전투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2011년 김 전 장관의 지휘서신을 전하면서 이순신 장군으로 보이는 인물의 몸과 합성한 것도 있다. 김 전 장관이 가죽 재킷에 기관총을 들고 영화 주인공 ‘터미네이터’ 모습을 한 사진에는 “핵공격 징후 땐 선제타격”이라고 적혀 있다. 만화영화 포스터를 소재로 한 ‘타격왕 관진’이라는 그림에는 “북한이 도발하면 진짜 원점 타격이 시작된다!”고 적혀 있다.

김 전 장관이 근엄한 표정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멱살을 잡고 있는 ‘주적’이라는 제목의 포스터에는 “2010년 12월 국방장관 취임. 야전 중심의 전투형 군대 육성”이라는 김 전 장관의 공적이 기술돼 있기도 하다.

이런 사진이나 포스터는 “국방장관의 강력한 대응의지가 도발 억지에 도움이 됐다”거나 “북한에서 제일 두려워하고 미워하는 분이죠”라는 글들이 달려 인터넷에 퍼져나갔다.

김 의원은 “사이버사가 국방장관 개인을 영웅화하는 작업에 나선 것이 충격적”이라며 “김 전 장관이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군을 통솔하는 ‘최장수 장관’이 된 것도 이런 영향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검찰은 조만간 김 전 장관을 소환해 사이버사 활동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거나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