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불법, 진리, 깨달음, 도(道)는 눈앞에 있다

장백산-1 2018. 10. 7. 16:19

근현대 고승들의 선문답(禪問答)  - 만공 스님 (1)



불법, 진리, 깨달음, 도(道)는 눈앞에 있다



어떤 학인이 만공(滿空;1871∼1946) 선사에게 물었다. “불법(佛法)은 어디에 있습니까?”


“불법은 네 눈앞에 있느니라.”  “눈앞에 있다면 왜 저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입니까?”


“너에게는 너라는 아상(我相)이 있기 때문에 눈앞에 있는 불법이 보이지 않는 것이니라.”


“그렇다면 스님께서는 눈앞에 있는 불법을 보셨습니까?”


“너 하나만 있어도 눈앞에 있는 불법이 안 보이는데 나까지 있다면 더욱 보지 못하느니라.”


“저도 없고 스님도 없으면 눈앞에 있는 불법을 볼 수 있겠습니까?”


이에 선사가 말했다. “나도 없고 너도 없는데 눈앞에 있는 불법을 보려고 하는 놈은 누구냐?”




불법, 진리, 깨달음, 도(道), 불성은 무시무종으로 불생불멸로 항상 눈앞에 있다. 지금 여기 


코앞에 있다. 불법은 언제나 없는 곳이 없기에 일체처 일체시에 있다. 선사들은 마음의 눈이 


열리면 눈에 가득한 그대로가 불국정토, 극락이라고 말한다. 천태덕소 스님은 “마음 외에는 


어떠한 법이 없으니(心外無法), 푸른 산이 온통 눈에 가득하네(滿目靑山)” 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


 


'촉목보리(觸目菩提 : 눈에 보이는 것 그대로가 불법, 진리, 깨달음이다)',


‘촉사이진(觸事而眞 : 손에 닿는 것 그대로가 불법, 진리, 깨달음, 진실이다)’,


‘도무소부재(道無所不在: 도는 있지 않은 곳이 없다)’ 라는 말들이 불법, 진리, 깨달음, 불성, 


도(道), 진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마음의 눈을 뜬 만공 스님 역시 ‘불법이 


네 눈앞에 있다’고 학인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촉목보리(觸目菩提)의 이치를 깨치면 속세에서도 극락의 삶을 보고 즐길 것이요, 촉목보리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면 불법, 진리, 깨달음이 눈앞에 있어도 보지 못하는 눈뜬 장님으로 평생 


캄캄한 세상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공 스님은 불법이 눈 앞에 있어도 보지 못하는 이유는 ‘나(我)라는 것, 즉 아상(我相)이라는

 

개념, 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라고 일러주고 있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나’라고 애지중지하며 


사랑해 온 몸(색 色)과 마음[느낌 감정(受), 생각 이미지(想), 욕망 욕구 의도 의지 충동(行),


인식 알음알이 앎 분별심(識)에 대한 집착(執着)인 아집(我執)과 아상(我相)으로 인해 불법,


깨달음, 진리를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다는 가르침이다. 더구나 이 ‘나’에 대한 집착 위에다 


‘너’까지를 포함한 객관적 사물과 현상을 실재하는 것으로 착각해서 집착하는 법집(法執)까지 


버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불법, 깨달음, 진리, 도(道), 불성을 터득할 수 있겠는가.


 


숭산 스님은 ‘보는 자가 여래다(卽見如來)’라는 주제의 법문에서 이런 힌트를 주고 있다.


“만약 그대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허공과 같은 텅~빈 마음을 유지하면 볼 때, 들을 때,


냄새맡을 때, 맛볼 때, 만질 때, 그대와 이 세상 모든 것, 만물은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


만물은 언제나 하나의 덩어리이다. 하늘을 볼 때 하늘과 나는 하나이다. 설탕을 맛볼 때 


설탕과 나는 하나이다. 소가 ‘음메’하고 울면 바로 그 때 소와 나는 하나이다.”(선의 나침반)


숭산 스님은 본성(本性, 근본성품)을 깨닫는 길은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것, ‘나’를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없고 너도 없으면 눈앞에 있는 불법을 볼 수 있을까? 나도 없고 너도 없는데 


눈앞에 있는 불법을 보려고 하는 자는 과연 누구일까? “한 생각을 일으켜 자기를 찾으면 곳


곳에서 자기를 찾는 것을 그르칠 것이다” 라는 고인의 말이 있다. 보려면 순간에 볼 것이요, 


한 순간이라도 머뭇거리면 자기를 찾는 것이 빗나가고 만다(동념즉괴 動念卽乖)는 것이다.



만공 스님 입적 후에 문도회에서 출간한 법어집 제목이 <눈앞에 있는 불법을 보려고 하는 


자가 누구냐>인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닌 듯 하다. 지금 이 글을 보는 자는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