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병들어 죽는 무상한 인생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는 무상한
인생은 어느 누구도 기다리지를 않네.
아침에 살아 있다 저녁에 죽어버리니
찰나 지간에 다른 세상이 되어 버렸네.
無常老病 不輿人期 朝存夕亡 刹那異世
무상노병 불여인기 조존석망 찰나이세
- 『위산경책』
어릴 때, 젊을 때는 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기가 어려웠다. 간혹 큰스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도 10년에 한 번, 20년에 한 번 정도 들은 것 같다. 60을 넘게 살아 보니 알던 사람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왜 그리 자주 들려오고 귀에 속속 들려오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죽는 사람이 일 년에도 손가락을 다 꼽아야 할 때가 있다. 세월이 흘러가는 속도가 10대에는 10km, 20대에는 20km, ···50대에는 50km, 60대에는 60km, 70대에 70km를 달리는 것 같다는 늙은 사람들의 말 그대로다.
차라리 늙는 속도는 좀 괜찮은 편이다. 전혀 예상치도 않았는데 그만 세상을 달리하는 예도 흔하다. 젊을 때는 그런 사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늙고 보니 보이고 들리는 일 모두가 무상한 일들뿐이다. 죽음이라는 그 큰 일이 당사자인 본인과도 전혀 상의도 없었고 예상도 못하는 사이에 세상을 달리하게 된다. 인생은 무상하고 무정하다. 아침에 살아있다가 저녁에 죽고 만다.
불법에 깊고 바른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인생무상(人生無常)을 절실하게 느끼고 나서 인생이 무엇인지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 진정한 발심이다. 석가모니라는 왕자가 4대문 밖으로 나가서 사람이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직접 보고 출가하여 수행할 마음을 내었다. 천하를 움켜쥘수 있는 왕자의 지위는 물론 왕인 아버지와 왕비인 어머니, 어여쁜 아내, 자식도 버리고 죽음의 길을 벗어나 영원히 행복할 수 있는 법은 없을까 깊이 고민하여 출가한 것이다. 6년을 수행하여 비로소 영원히 행복할 수 있는 법, 깨달음, 해탈을 이루었다.
불교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불교를 바르게, 그리고 깊이 있게 이해하고 수행하는 데는 석가모니와 같은 발심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발심이 없는 출가는 그 이름이 출가일 뿐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옥련암 산빛노을(원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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